시골아이 92. 시골길 걷기 (2014.8.11.)



  제법 먼 이웃집에 나들이를 간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군내버스를 타자면 한참 걸어가야 한다. 두 시간쯤 걸어야 할까? 큰아이는 우리가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모른다. 아버지가 함께 걸으니 아버지를 믿고 걷는다. 하늘에 구름이 끼면서 그늘이 드리우기도 하지만, 구름이 걷히면서 땡볕이 내리쬐기도 한다. 조용하고 호젓한 시골길을 걷는다. 요즈음은 시골에서 시골길을 걷는 이웃을 만나기 어렵다. 시골사람도 도시사람처럼 거의 자동차로만 움직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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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1. 가방돌이 달리기 (2014.9.5.)



  누나한테서 물려받은 빨간 고양이가방을 메고 달린다. 마실길에 한 번도 안 벗는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도 가방을 안 벗는다. 바지도 누나한테서 물려받은 바지인데, 웃옷은 어머니가 손뜨개로 선물한 옷. 콩콩콩 가볍게 달린다. 동생이 잘 달리니 누나는 동생한테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더 멀찌감치 앞서 달리곤 한다. 이제 작은아이는 누나가 멀리 앞질러도 울지 않고 씩씩하게 달린다. 저 스스로 달리면 되는 줄 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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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0. 저기 달팽이 있어 (2014.8.29.)



  대문 앞 마을길에 시멘트를 새로 깔았다. 시골마을까지 수돗물을 댄다며 도청과 군청에서 벌이는 일이다. 한쪽은 수돗물이 흐르도록 하고, 다른 한쪽은 개숫물이 흐르도록 하는구나 싶은데, 개숫물이 흐르는 쪽으로 구멍을 내어 뚜껑을 덮었다. 아이들은 이 뚜껑을 올라타고 앉아 밑을 내려다보며 놀곤 한다. 작은아이는 개숫물 흐르는 곳에서 달팽이를 보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달팽이 아닌 우렁이이다. 아무튼, 작은아이가 구멍 밑을 들여다보면서 누나를 부르면, 누나도 옆에 나란히 쪼그려앉아서 한참 들여다보며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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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89. 하늘을 가른다 (2014.8.13.)



  일곱 살 시골아이는 나날이 다부지면서 튼튼하게 자란다. 얼마나 다부진지 몸이 탄탄하게 잡히고, 얼마나 튼튼하지 껑충껑충 잘 뛴다. 평상에서 제자리뛰기를 할 적에도 꽤 멀리 난다. 하늘을 가르며 날 적에 온갖 몸짓을 보여준다. 이렇게 날고 저렇게 난다. 때로는 바닥에 잘못 떨어져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거나 옆으로 넘어진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새롭게 일어나 다부지고 튼튼하게 다시 뛰고 또 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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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88. 바람을 맞이하자 (2014.8.21.)



  바람을 맞이하자. 시원하게 바람을 맞이하자. 싱그러이 부는 여름바람을 맞이하자. 너희들은 춤을 추면 되지. 너희들은 노래를 부르면 되지. 즐겁게 하늘노래를 부르고, 기쁘게 들노래를 부르면 되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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