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33. 무당벌레하고 (15.3.15.)
쑥을 뜯으며 놀던 시골순이가 마른 풀줄기에 무당벌레를 얹어서 보여준다. “아버지, 여기 봐요. 무당벌레예요. 예쁘지요? 얘가 자꾸 움직여서 등딱지에 있는 점이 몇 개인지 셀 수 없어. 가만히 있지를 않아.” 무당벌레하고 한참 논 시골순이는 “자, 이제 풀밭에 내려놓아야지. 잘 가. 다음에 또 놀자.” 하고 말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시골아이 132. 햇살과 바람하고 논다면 (14.11.9.)
시골아이와 도시아이가 따로 있겠느냐만, 햇살이랑 바람하고 어울려서 놀 줄 안다면 시골아이요, 싱그러운 아이이면서 해맑은 아이라고 느낀다. 예전에는 누구나 시골아이였고, 시골순이와 시골돌이였다. 예전에는 도시 한켠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은 으레 시골스레 놀았고, 시골스레 서로 어깨동무를 했으며, 시골스레 춤추고 노래했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순이,시골돌이)
시골아이 130. 콩콩콩 달리지 (15.3.8.)
시골돌이가 콩콩콩 달린다. 시골돌이는 다섯 살이니, 시골돌이네 누나인 시골순이가 다섯 살 적에 어떠했는지 헤아려 본다. 시골순이는 다섯 살 무렵에 퐁퐁퐁 날듯이 달렸다. 시골돌이는 아직 시골순이처럼 퐁퐁퐁 날듯이 달리지 못한다. 두 발로 이 땅을 콩콩콩 소리를 내며 달리기를 즐긴다. 한 발 두 발 뒤뚱되똥 재미나게 달린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돌이)
시골아이 129. 미꾸라지 놓아 주기 (15.3.6.)
빨래터를 치우면서 미꾸라미 한 마리를 건진다. 작은 녀석과 큰 녀석이 있는데, 작은 녀석은 일찌감치 물구멍으로 들어가서 숨었고, 큰 녀석은 오도 가도 못하며 헤맨다. 큰 녀석을 그릇으로 옮겨서 물이끼를 걷을 때까지 둔 뒤, 물이끼를 다 걷고 집으로 돌아가기 앞서 다시 빨래터에 놓아 준다. 미꾸라지 놓아 주는 일은 시골순이가 한다. 자, 살살 놓아 주렴. 다음에 또 만나자고 인사하고. 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