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12. 양말차림 잡기놀이를 (2014.11.8.)



  양말차림에 웃옷을 벗은 두 시골아이가 잡기놀이를 한다. 놀이순이는 세발자전거로 앞에서 내빼고, 놀이돌이는 누나를 좇으며 따라잡는 놀이를 한다. 가볍게 내딛는 발걸음은 꽃잎을 디디듯이 조용하다. 힘차게 굴리는 자전거는 우르릉쾅쾅 벼락이 치는 듯하다. 놀이순이는 일부러 대문 쪽으로 굴러가면서 쿵 부딪힌다. 놀이돌이는 대문에 부딪혀 멈춘 누나를 잡는다. 누나는 언제나 일부러 동생한테 잡혀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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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11. 까마중돌이 (2014.11.3.)



  아침에 뒤꼍에서 까마중을 훑는데 산들보라가 어떻게 알아챘는지 쪼르르 따라온다. 그래서 산들보라더러 부엌에 가서 빈 그릇 하나 가지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킨다. “알았어요!” 하면서 쪼르르 집으로 들어간 뒤 부엌에서 빈 그릇을 챙겨 나온다. 히죽히죽 웃는 산들보라한테 새까만 까마중알을 천천히 건넨다. 아직 해가 높이 솟지 않고 새벽이슬이 그대로 있는 아침이다. 까마중돌이는 손이 시렵단다. 그렇지만 까마중 담은 그릇을 아버지한테 건네지 않고 씩씩하게 붙잡는다. 자, 네가 잘 받아 주었으니, 이 그릇 갖고 들어가서 누나하고 나눠 먹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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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4-11-05 20:05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적에 저 까마중 참 많이 먹었었는데
요즘 친정에 가서 밭에서 발견하고 아이에게 따주었더니 아이가 아무맛없다고 하더라구요,,ㅎㅎ

숲노래 2014-11-05 20:09   좋아요 0 | URL
까마중은 까마중맛인걸요~
다른 먹을거리하고 대면...
아마 아무 맛이 없을 수 있어요~

까마중은 참말 아이들 주전부리일 테니까요 ^^
 

시골아이 110. 고샅에 쪼그려앉아 (2014.7.18.)



  시골돌이가 고샅에 쪼그려앉는다. 블럭으로 짜맞춘 장난감 자동차를 들고 마실을 나오는데, 그만 장난감 자동차가 우수수 쪼개지면서 바닥에 떨어진다. 조각을 줍는다며 바쁘다. 가던 길을 멈추고 가만히 지켜본다. 네 살 시골돌이는 혼자서 씩씩하게 조각을 잘 주울 수 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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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09. 수세미 뿔그릇 이기 (2014.7.18.)



  여름 내내 우리 아이들은 물과 살았다. 뒷메 골짝물이랑 마을 어귀 샘터에서 살았다. 뒷메 골짝물로 자전거를 타고 가든지, 마을 어귀 샘터로 수세미를 들고 갔다. 마을 어귀 샘터로 물이끼 치우러 갈 적에, 시골순이는 수세미를 담은 뿔그릇을 머리에 이고 걷는다. 마을에서 할매들이 으레 머리에 짐을 이고 걷듯이, 시골순이도 머리에 무엇을 척척 얹고 걷는 놀이를 즐긴다. 치마가 바람 따라 나풀거리고, 걸음걸이 따라 머리카락이 살랑거린다. 샘터와 빨래터를 치우는 여름은 참으로 시원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묵힌 사진을 늦가을에 슬그머니 꺼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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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08. 유자따기 거들기 (2014.10.29.)



  시골아이는 아버지를 거들어라. 아버지는 유자나무 높고 깊은 데에 맺힌 열매를 딸 테니, 너희는 옆에서 유자알을 받아라. 큰아이는 걸상을 받치고 올라와서 건네받고, 작은아이는 밑에서 받아 통에 담아라. 한 알씩 차근차근 천천히 차곡차곡 담자.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한테 향긋한 유자내음을 보내는 일을 다 같이 하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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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0-31 14:46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유자차를 담으시겠어요. 향긋한 향이 전해옵니다

숲노래 2014-10-31 18:25   좋아요 0 | URL
선물하려고 땄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