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02. 마을순이, 마을돌이 (2014.9.25.)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늘 마음이 확 뚫린다고 느낀다. 이 마음이란 무엇일까.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삶터로 시골이 즐겁구나 싶어서 사는데,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터전일 때에 어버이도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터전이 된다는 뜻인가. 집은 얼마나 넓어야 할까. 마을은 얼마나 커야 할까. 마당에서만 잘 놀아도 시골순이와 시골돌이가 된다. 마을 고샅을 거리낌없이 달릴 수 있어도 마을순이와 마을돌이가 된다. 그렇지. 멀리 멀리 다른 마을까지 돌아다녀야 아름다운 나들이가 아니다. 바로 우리 마을에서 날마다 새롭게 들과 하늘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을 때에 놀이가 되고 삶으로 뿌리를 내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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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10-15 13:25   좋아요 0 | URL
이 사진은 책 표지로 써도 훌륭할 것 같네요.

숲노래 2014-10-15 15:0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모두들 어디에서나
눈부신 하늘과 푸른 들과 숲을
가슴에 담고 하루를 즐겁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시골아이 101. 시골아이 손 잡고 (2014.10.12)



  가볍게 마실을 가는 길에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달린다. 네 살 동생이 나날이 씩씩하게 크니, 일곱 살 누나는 동생 손을 잡고도 이럭저럭 신나게 달릴 만하다고 느낀다. 무엇보다 동생을 아끼고 싶은 마음이 짙어 동생을 이끌려고 손을 잡고 달린다. 두 아이는 저만치 앞서 달린다. 그러다가 다시 뒤돌아서 달린다. 아버지 쪽으로 다가오다가 또 뒤돌아서 저 앞으로 멀리 달린다. 아이들은 오락가락 신나게 달리면서 땀을 흘린다. 찬바람이 불어도 춥지 않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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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00. 나는 날 테야 (2014.10.3.)



  시골순이인 누나가 앞서 달리면서 폴짝폴짝 훨훨 난다. 시골돌이인 동생은 뒤따르면서 “날아야지! 날아야지!” 노래한다. 가벼운 날갯짓으로 하늘을 가르는 새처럼 두 팔을 쪽 펴고 휘휘 가을바람을 시원하게 타고 오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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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9. 가을들 춤사위 (2014.10.3.)



  가을들 마실을 간다. 누런 물결이 일렁이면서 흐르는 가을내음을 맡는 마실을 간다. 나락과 억새는 함께 춤추고, 나락과 억새가 물결치는 들을 걷는 시골순이가 나비처럼 활개를 치면서 나풀나풀 춤을 춘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수 있는 들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누리는 모든 춤은 바로 들에서 바람과 풀과 나무와 나비와 잠자리와 제비가 가르쳐 주었지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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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10-13 08:36   좋아요 0 | URL
어쩜 넘 이쁜 아가씨예요

숲노래 2014-10-13 09:1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도 가을들에 서서 즐겁게 춤을 추셔요~
 

시골아이 98. 가을내음 책숨 (2014.9.30.)



  여름에는 나무그늘에 평상을 놓아도 더웠지만, 가을에는 햇볕을 고스란히 쬐는 데에 평상을 놓아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다. 외려 햇볕이 반가우면서 포근하기도 하다. 겨울에도 햇볕을 고스란히 쬐는 평상을 한껏 누릴 수 있겠지. 가을내음을 찬찬히 마시는 책숨을 누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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