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22. 맨발순이는 (14.12.24.)



  우리 집 맨발순이는 마당에서 공을 차며 신나게 놀다가 엄지발톱이 살짝 깨졌다. 맨발로 공을 찰 적에는 다친 줄 미처 못 느낀 듯하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비로소 알아챈다. 예전에는 어디나 흙길이요 흙마당이고 흙땅이었으니, 아이들이 시골스럽게 맨발로 놀아도 발톱이 깨지거나 다치는 일은 없었으리라 느낀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놀 수 있는 데가 어른들이 즐거이 일할 만한 데인 줄 새삼스레 깨닫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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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21. 나도 시골집 놀이돌이 (2014.12.19.)



  산들보라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뒤꼍 비알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이만 한 높이라 하더라도 아직 무서운가 보다. 그렇지만 장난감 싣는 노란버스를 밀고 당기면서 오른다. 놀이돌이도 앞으로 한 살 두 살 더 먹으면 장난감버스에 타고 비탈길 내려오기를 즐기리라 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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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20. 나는 시골자전거 놀이 (2014.12.19.)



  아버지가 밟고 밟아서 길을 낸 뒤꼍 자리에 두 아이는 세발자전거를 갖고 올라가서 우르르릉 굴러 내려오는 놀이를 한다. 지치지도 않고 다시 올라가고, 영차영차 기운을 내어 세발자전거를 끌어서 올린다. 우리가 밟고 디디는 땅은 우리 숨결을 받아서 한결 단단하고 멋진 삶터이자 놀이터가 되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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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19. 진눈깨비 반갑구나 (2014.12.1.)



  고흥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 다른 고장에는 눈이 펑펑 내리기도 한다지만, 고흥에는 기껏 진눈깨비가 살짝 날리다가 그친다. 그래도 아이들은 이 진눈깨비가 반갑다면서 마당에서 한껏 뛰논다.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면서 신나게 달린다. 마당을 가로지른다. 까르르 웃는다. 너희들 웃음과 춤과 노래를 보니 나도 웃음이 나고 절로 춤이 나오며 노래가 흘러나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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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18. 양말 신고 마당 달려 (2014.12.7.)



  마당에서 맨발로 자전거를 타다가 아버지가 양말 신으라고 말하니 비로소 양말을 신은 뒤 자전거를 타던 놀이돌이가 이제 자전거는 놓고 콩콩콩 달리면서 논다. 빨래대에서 빠진 쇠막대를 들고 마당을 휘휘 달린다. 노래를 부르면서 달린다. 가을바람을 가르면서 달린다. 즐겁게 놀고 달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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