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97. 풀더미 뜀뛰기 (2014.9.11.)



  곁님이 뽑고 뜯은 풀은 마당 한쪽에 풀더미가 된다. 사름벼리는 풀더미로 살며시 올라오더니 폴짝폴짝 뛴다. 갓 뽑거나 뜯어서 쌓은 풀더미는 폭신폭신하다. 폴짝폴짝 뛰면서 소리가 상큼하다. 그렇지. 지난날에는 다들 풀더미를 잔뜩 쌓고 짚더미도 잔뜩 있었으니, 아이들은 풀더미나 짚더미에 올라가서 놀았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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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6. 마당은 노래잔치 (2014.9.11.)



  우리 집은 꽤 작다. 마당은 그리 넓지 않다. 그러나, 이 작은 집에서 두 아이가 마루와 방과 마당을 오가면서 뛰놀 수 있으니 재미있구나 싶다. 아이들이 마루나 방에서 놀면 아이들 웃음소리를 듣고,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거나 달리면 아이들 노랫소리를 듣는다. 때때로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한참 노랫가락을 흩뿌리면, 나도 나무도 새도 모두 아이가 부는 하모니카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작은 하모니카를 입에 문 작은 아이들이 마당을 노래판으로 바꾼다. 노래잔치가 이루어진다. 바람조차 잔잔하게 가라앉으면서 함께 노래를 귀여겨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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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5. 무화과를 따 볼까 (2014.9.30.)



  아이들 키높이에서 딸 만한 무화과가 한 알 보인다. 옳거니, 잘 되었네. 큰아이한테 따라고 시킬 수 있겠네. 손을 뻗어 무화과를 잡은 뒤 살며시 위로 꺾으라고 말한다. 큰아이는 한참 붙잡고 실랑이를 하다가 그만 무화과를 세게 누르고 만다. 이런, 그렇게 누르면 무화과는 터지지. 꼭지를 나뭇가지에서 떼어야 하는데, 잡아당긴다고 해서 떨어지지 않아. 꼭지 쪽을 손으로 잡아서 살며시 꺾으면 돼. 잘 익은 열매는 그리 힘을 주지 않고 꺾어도 톡 하고 떨어지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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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4. 우산과 마을 논길 (2014.9.23.)



  비가 오는 날에는 빗소리가 온갖 소리를 잠재운다. 빗소리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빗소리는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가늘게 내리는 비조차 온누리를 촉촉하게 적시면서 보드랍게 노래를 나누어 준다. 이런 날 아이와 함께 우산을 쓰고, 때로는 우산이 없이 들마실을 하면 들숨을 쉬면서 들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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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93. 고인 빗물 살랑살랑 (2014.9.26.)



  산들보라가 누나와 함께 마당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누나는 다른 놀이를 한다며 방으로 들어오는데, 산들보라는 혼자 마당에서 한참 물놀이를 더 즐긴다. 비가 꽤 내려 고무통에 빗물이 제법 고였다. 샘물이 아니고 빗물인데, 아이는 물 기운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까. 햇볕을 받아 알맞게 미지근한 빗물에 두 손을 담가 놀면서 무엇을 느낄까. 고무통에 고인 빗물은 마을고양이가 목이 마를 적에 살그머니 마시기도 하고, 아이들이 두 손을 담가 놀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 빗물로 낯을 씻다가 혀로 짭짭거리기도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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