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62] 겨울을 보내는



  가을을 띄우니 가을이 날아가고

  겨울을 보내니 겨울이 흘러가요

  봄을 노래하니 봄이 오고요



  즐거운 노래가 고요하게 흐르면서 팔랑팔랑 나비처럼 날갯짓을 합니다. 기쁜 춤사위가 차분히 물결치면서 싸목싸목 꽃송이처럼 향긋합니다. 겨울을 보내는 마음이 새로운 철인 봄을 일으킵니다. 봄을 내려놓는 마음이 새로운 철인 여름으로 달려갑니다. 여름을 넉넉히 누린 숨결이 새로운 철인 가을로 새삼스레 흐르고, 이윽고 고즈넉하게 잠들면서 포근하게 쉬는 새로운 철인 겨울로 접어듭니다. 철마다 새로운 마음이 되어 새로운 바람을 마십니다. 4348.11.13.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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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1] 숲바다



  숲에서 자란 나무는 흙이 되어

  갯벌을 거쳐서 바다로.

  바닷물은 비가 되어 숲으로.



  갯벌은 숲에서 냇물을 타고 흘러나온 찌꺼기를 거릅니다. 숲은 흙을 바다로 흘려보내서 바다를 넉넉하게 살찌웁니다. 그리고, 바닷물은 비가 되어 숲을 포근하게 어루만지지요. 언제나,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백 해 앞서도, 만 해 앞서도, 일억 해 앞서도, 이 지구별에서 숲이랑 바다는 늘 한몸이자 한마음이 되어서 흘렀어요. 4348.11.11.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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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0] 자유 평등 평화 민주



  두 손에 힘이 있을 적에

  씨앗 한 톨을 심어

  석 달 뒤에 열매를 얻지



  한국 사회에서는 자유도 평등도 평화도 민주도, 정치권력자나 지식인이 늘 억누르기만 한 나날이었다고 느낍니다. 정치권력자나 지식인은 이녁 두 손에 힘이 있을 적에 그 힘을 슬기롭거나 아름답게 쓰지 못했다고 느낍니다. 언제나 정치권력자나 지식인으로서 이녁 밥그릇을 살찌우는 데에만 온힘을 쏟았다고 느낍니다. 어느 씨앗을 심든 열매를 맺으니, 시샘이나 미움이라는 씨앗을 심으면 시샘이나 미움이라는 열매를 맺어요.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으면 사랑이라는 열매를 맺고요. 이제부터 수수한 여느 사람들이 바로 이런 씨앗을, 사랑을 자유를 평등을 평화를 민주를, 그리고 꿈을 노래를 웃음을 씨앗 한 톨로 곱게 심는 삶이 될 수 있기를 빌어요. 아름다운 사랑은 언제나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할 테지요. 4348.11.8.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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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59] 아픈 아이들



  웃으면서 자라고

  아프면서 자라니

  늘 새롭게 눈을 뜬다.



  아이들이 아픕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아니라 온누리 아이들이 아픕니다. 이 나라 아이들이 아프고, 입시지옥으로 내달려야 하는 아이들이 아픕니다. 입시지옥을 지나가도 수많은 지옥이 새삼스레 찾아와서 몸이며 마음이며 아플 수밖에 없는 아이들입니다. 가만히 보면, 오늘 이곳에서 어른으로 사는 사람도 얼마 앞서까지 아이였고, 아픈 아이였다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아픈 아이로 살던 어른들은 아프면서도 씩씩하게 뛰놀며 웃었고, 아프면서도 동무끼리 서로 도우면서 어깨를 겯었어요. 오늘 아이로 지내는 숨결은 틀림없이 아프고 벅찰 텐데, 이 아이들도 곧 스스로 웃음을 터뜨리고 동무를 아끼는 손길을 내밀 테지요. 아프면서도 웃고, 웃으면서 새로 깨어나는 씩씩한 몸짓이 되어 아름다움에 눈을 뜨겠지요. 4348.11.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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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58] 바라보기



  노래할 수 있는 하루를

  웃음으로 꽃피울 하루를

  아침마다 바라본다



  늘 같은 하루일 수 있으나, 늘 새로운 하루일 수 있습니다. 늘 지겨운 아침일 수 있으나, 늘 기쁜 아침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집니다. 어떻게 마주하는 마음인가에 따라 삶이 바뀝니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눈을 뜰 때면 노래할 수 있는 하루와 웃음으로 꽃피울 하루를 마음속으로 그립니다. 4348.11.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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