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67] 비에도 바람에도



  비가 오니 비가 반갑고

  바람이 부니 바람이 고마워

  햇볕 드는 겨울이 포근해



  비가 잔뜩 쏟아져서 큰물이 질 때가 있지만, 비가 오기에 숲이 푸르고 냇물이 맑습니다. 바람이 드세게 불기에 나무가 꺾이고 너무 추운 날이 될 때가 있으나, 바람이 불기에 하늘이 파랗고 기쁘게 숨을 쉽니다. 가시밭길이란 무엇일까요? 비바람이란 무엇일까요? 여름과 겨울에 마주하는 해님은 어떤 숨결일까요? 오늘 하루를 새롭게 맞이하는 아침에 마음속에서 노랫가락을 길어올립니다. 4349.1.4.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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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6] 영화란



  아이하고 나란히 앉아서

  함께 지켜보며 사랑을 배울 만한

  영화를 찍는 손길



  모든 글은 저마다 가꾸는 삶을 담고, 모든 그림이나 사진은 저마다 일구는 삶을 담습니다. 모든 영화는 저마다 사랑하는 삶을 담아요. 모든 영화를 아이하고 함께 볼 만하도록 찍어야 하지 않으나, 아이하고 나란히 앉아서 함께 지켜보며 사랑을 배울 만한 영화가 넉넉히 없는데에도 굳이 ‘어른끼리만 보는’ 영화를 찍어야 할까 하고 돌아보면, 아무래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야 맙니다. 어린이문학은 제대로 없이 어른문학만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문학일까요? 어린이책은 제대로 없이 어른책만 있으면 얼마나 멋진 책마을일까요? 아이가 먹기 어려운 밥만 마련한다면 어버이나 어른으로서 얼마나 사랑스러운 살림일까요? 4348.12.16.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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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5] 내 길



  좋은 길도 궂은 길도 없이

  스스로 가려는 이 길이

  바로 내가 살아가는 길



  모든 길은 언제나 스스로 하려고 하는 뜻을 찾고 느낄 때에 열지 싶어요. 그래서, 좋은 길도 스스로 열고, 궂은 길도 스스로 여는구나 싶습니다. 스스로 마음에 품은 대로 어느 길이든 연다고 느껴요. 마음에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으려 하면, 이 사랑 씨앗대로 사랑스러운 길을 열고, 돈을 더 그악스럽게 벌려고 하는 마음을 씨앗으려 심으면, 이 씨앗대로 돈을 더 그악스럽게 버는 길로 가지 싶습니다. 4348.12.8.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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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4] 손으로



  손에 피리를 쥐고

  살며시 바람을 넣으면

  어느새 새로운 노랫소리.



  뛰어나거나 빼어난 사람이 악기를 켜거나 타거나 쳐야 훌륭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손을 움직여서 악기를 켜거나 타거나 치면 모두 훌륭합니다.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지 않습니다. 기타를 잘 튕겨야 노래가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피리를 잘 불어야 고즈넉한 노래가 되지 않습니다. 홀가분한 마음이 되어 따사로운 숨결로 악기를 손으로 쥐면, 바로 이곳에서 언제나 새롭고 새삼스러운 노랫가락이 태어납니다. 4348.1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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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63] 골목마을



  이 길에 서자.

  손을 잡고 걷자.

  함께 햇볕 쬐면서.



  모든 길은,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생기고, 그러니 길에 깃든 마을을 읽을 수 있으면 깊고 너른 수많은 이야기가 샘솟으리라 느낍니다. 어깨를 맞댄 집이 다닥다닥 붙었다고 하는 골목마을인데, 작은 집이 촘촘히 모였다고 할 만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조촐한 살림살이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사이좋게 지낸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바라보든 모두 괜찮습니다. 어둡게 바라보든 밝게 바라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함께 사는 이웃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됩니다. 이 골목에서 손을 잡고 함께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시는 사이인 줄 느끼면 됩니다. 4348.11.20.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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