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77] 선물은



  선물은 언제나 선물

  사랑은 언제나 사랑

  노래는 언제나 노래



  누가 뭐라 하든 선물은 언제나 선물입니다. 내가 무엇을 받든 못 받든 선물은 그야말로 언제나 선물입니다. 사랑도 언제나 사랑입니다. 사랑을 사랑 아닌 ‘돈’이나 ‘자동차’나 ‘아파트’나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바꿀 수 없다고 느껴요. 이리하여, 노래는 언제나 노래요, 웃음은 언제나 웃음입니다. 글은 언제나 글일 테고, 삶은 언제나 삶일 테지요. 겨울을 떠나 보내려는 빗줄기가 온 마을을 적시면서 포근한 기운이 넘치는 하루를 누리면서, 마치 봄을 선물로 받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2016.2.1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노래/글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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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76] 피어날 꿈



  아름답게 피어날 꿈을

  고요히 품는

  씨앗 한 톨



  씨앗을 심어서 볕과 바람과 비가 따스한 숨결로 드리우도록 돌볼 때에 열매를 거둡니다. 땅에 심는 씨앗도, 마음에 심는 씨앗도, 삶에 심는 씨앗도, 모두 알뜰살뜰 가꾸고 돌보면서 아름답게 피어날 꿈이 되기를 빕니다. 즐겁게 누릴 하루를 바라면서 씨앗을 심어요. 즐겁게 맞이할 새 하루를 바라면서 씨앗을 돌보아요. 즐겁게 일굴 이 길을 헤아리면서 씨앗을 고이 품어요. 2016.2.1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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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75] 거룩한 힘



  사랑을 사랑으로 품기에

  겨울에도 늘 봄을 꿈꾼

  새눈이 곧 터진다.



  사랑은 언제나 사랑일 뿐이지 싶습니다. 나무는 늘 나무일 뿐이지 싶습니다. 삶은 언제나 삶일 뿐이요, 어린이는 늘 어린이일 뿐이지 싶어요. 그러니까, ‘○○는 사랑입니다’ 같은 말로는 사랑을 그릴 수 없고, ‘나무는 ○○입니다’ 같은 말로도 나무를 그릴 수 없구나 싶어요. ‘겨울눈’이라는 이름이 붙는 ‘새눈’은 꽁꽁 얼어붙는 한겨울부터 천천히 자라요. 더 따지고 보면 늦가을 무렵부터 자란다고 할 텐데, 이 새눈은 언제나 마음 가득 봄만 떠올리기에 봄에 피어나는 새로운 눈이요, ‘봄눈’이라 할 만하지 싶습니다. 마음속이 봄이기에 봄을 터뜨릴 수 있고, 마음속이 겨울이기에 늘 꽁꽁 얼어붙는 추위가 될밖에 없으리라 느낍니다. 4349.2.9.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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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74] 아기가 되는



  새롭게 태어나서

  처음부터 배우는

  예쁜 사람 여기 있네.



  나이가 들면 아기가 된다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새롭게 태어난 숨결도 아기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달라지는 몸짓도 아기와 같다고 할 만하구나 싶습니다. 마치 아기처럼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할 만하지만, 이제껏 배운 것을 모두 내려놓고서 새롭게 삶을 바라보거나 마주하는 몸짓이라고도 할 만하지 싶습니다. 아기처럼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려 하고, 아기처럼 모든 말을 처음으로 익히려 하며, 아기처럼 무엇이든 기쁨으로 새롭게 배우려 하기에, 오늘 이곳에서 슬기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4349.2.8.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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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73] 플라스틱



  가까이 두면서 늘 만지니

  하루하루 살가이 어우러져

  내 삶이지요



  아이는 손으로 만져서 입에 넣어야 ‘맛’으로 무엇이든 알아봅니다. 그러니 아이로서는 무엇이든 손으로 만지다가 낼름 입에 넣지요. 아이 놀잇감에 플라스틱을 되도록 안 써야 하는 까닭은 아이는 입과 혀로 첫 느낌을 알거나 배우려 하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키우려면 어버이인 두 사람이 이러한 얼거리를 슬기롭게 살피면서 살가이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이라 하더라도 사랑으로 마주한다면 아이는 사랑을 배우고, 나무로 빚은 장난감이라 하더라도 사랑이 없이 물건만 내민다면 아이는 사랑이 아닌 물건만 배웁니다. 아이를 낳은 어른인 우리는 오늘 무엇을 만지면서 살까요? 4349.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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