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57. 2015.2.28. 볶음밥과 갓부침개



  갓잎을 신나게 뜯는다. 뜯은 갓잎을 신나게 썬다. 푸짐하게 뜯어서 푸짐하게 썰고 나서 갓잎볶음밥을 볶는 한편, 갓잎으로 부침개도 부친다. 우리 집은 온통 갓밭이니까 겨울과 봄에는 늘 갓밥을 먹는다. 유채와 달리 쓴맛이 돌기는 하지만, 먹고 먹으며 또 먹으면 이 쓴맛이 우리 몸에 달달하게 스며들지.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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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56. 2015.2.24. 감자버섯부침개



  마당에서 뜯은 풀을 썰어서 부침개를 하면 수월하면서 퍽 빠르다. 배고프다 하는 아이들한테 곧장 한 장씩 부쳐 줄 만하다. 그런데 감자를 저미고 버섯을 깔아서 부침개를 하니 꽤 오래 걸린다. 그래도, 불판만 달군 뒤 아주 여린 불로 아무 양념 없이 감자와 버섯을 구울 적보다 한결 빠르다. 부침개를 부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불판을 놓는 자리 위에 노랫말 적은 종이를 꽂은 뒤, 노랫말을 하나씩 되새기면서 노래를 부른다. 부침개마다 즐거운 이야기가 스며들어서 아이들한테 따사로운 숨결로 깃들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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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55. 2015.2.27. 갓잎 몇 점



  마당에서 뜯은 갓잎을 잘 씻고 잘게 썰어서 부침개를 부친다. 가만히 바라본다. 갓잎을 더 많이 뜯어서 더 많이 넣어도 맛나고 재미있지만, 꼭 아주 많이 넣어야 하지는 않는다. 알맞게 넣을 수 있으면 된다. 아이들도 곁님도 나도 기쁘게 즐길 만큼 넣으면 된다. 몸으로만 먹는 밥이 아니고,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생각으로도 사랑으로도 함께 먹는 밥이다. 내가 내 마음을 문득 놓치는구나 하고, 참 자주 놓치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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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54. 2015.2.25. 살갈퀴 한 점



  아이들과 살짝 들마실을 하며 뜯은 살갈퀴를 짜장밥에 얹는다. 여러 날 짜장면을 노래한 작은아이 바람대로 짜장면을 볶은 뒤, 밥과 함께 꽃접시에 놓고는, 함께 뜯은 살갈퀴 한 점을 살포시 얹는다. 너희가 알는지 모르겠으나, 짜장면 볶을 적에 살갈퀴를 썰어서 잔뜩 넣었지. 날풀로도 한 점 얹어서 먹으라고 몇 포기 남겨 두었단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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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53. 2015.2.15. 감자부침개



  부침개를 할 적에 감자를 갈지 않고 얇게 저미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아무튼 손수 해 보기 앞서까지는 모른다. 어느 만큼 얇게 저며야 할는지 해 보지 않고 모르니 여러 두께로 썬다. 이러고 나서 지글지글 부친다. 감자부침개를 하고 보니 조금만 두께가 나와도 오래 걸린다고 새삼스레 깨닫는다. 아주 마땅한걸. 이는 안 해 보아도 알 만한 대목 아니겠는가. 다음에는 그야말로 더 얇게, 그야말로 ‘저미기’가 되도록 썰어야겠다. 그런데 살짝 도톰하게 썰면, 보드라이 씹히는 맛이 재미있다. 감자를 저며서 얹으면 부치기에는 쉽지만 감자맛은 덜 날 테지.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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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3-02 14:22   좋아요 0 | URL
이거 한번 해봐야겠네요. 저렇게 밀가루에 섞지 않고 감자만 얇게 썰어서 부쳐도 고소하고 맛있어요.

숲노래 2015-03-02 17:19   좋아요 0 | URL
감자랑 고구마랑 당근이랑 단호박이랑 버섯이랑 ... 곧잘 그렇게 굽기도 하는데, 품이 제법 들기는 하지만, 아무 양념 안 하고 구워서 접시에 올리면, 아이들이 간장조차 안 찍고도 참으로 잘 먹어요. 감자는 참말 어디에 어떻게 해서 먹어도 안 어울리는 데가 없구나 하고 느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