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하고 다른 오늘
팔월이 저물고 구월로 접어듭니다. 하룻밤을 서울에서 묵으며 인천하고 서울을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무겁고 큰 가방을 짊어지며 이틀 동안 두 고장을 걸어다닌 일은 마치 꿈처럼 아득해 보입니다. 오늘 아침은 조용하면서 싱그러운 햇살을 느끼면서 일어났고, 엊그제 살짝 내린 비로 감잎은 한결 반들거리고, 뒤꼍 무화과도 무르익습니다. 달력으로 치면 달이 바뀐 하루요, 살림으로 바라보면 새롭게 깨어나는 하루입니다. 오늘은 어떤 일과 놀이로 하루 동안 신나는 삶이 될 만한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글을 쓸 일도, 호미를 쥘 일도, 마을 빨래터를 치울 일도, 또 밥을 짓고 이야기를 나누고 비질을 하고 이것저것 할 일도, 어제하고 다르면서 오늘대로 재미날 숨결을 가만히 그립니다. 2016.9.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