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가자



  포항에 오랜 이웃님이 삽니다. 포항에 있는 헌책방 이야기를 꽤 예전부터 들었습니다. 그리고 포항에 멋진 독립책방 한 곳이 있습니다. 언제 한 번 포항에 나들이를 가자는 생각을 하는데 아직 끈이 잇닿지 않았어요. 이러다가 올 2017년 3∼4월에 드디어 나들이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12월에 선보인 책하고 얽혀서 조촐하게 사진잔치를 포항에 있는 멋진 독립책방에서 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고흥에서 포항으로 가는 길이란, 또 포항에서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이란, 길그림으로만 보면 까마득합니다. 그러나 신나게 나들이를 하면서 포항 이웃님을 만나고 포항에서 숲노래 이야기꽃을 사랑스러운 분들하고 나눌 새 봄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2017.1.9.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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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부엌 청소



  새해 부엌 청소를 합니다. 곁님이 늘 말하는 ‘우리 집이 작다기보다 둘 것을 제자리에 제대로 못 둔다’고 하는 이야기를 되새기면서 그릇하고 냄비하고 곡식하고 여러 가지를 저마다 한곳에 그러모으면서 쓸데없는 것은 빼고 버리고 하면서 서너 시간을 들이니 부엌이 꽤 넓어지면서 이모저모 한결 일하기에 낫구나 싶습니다. 이러고 나서 아이들을 이끌고 자전거를 몰아서 면사무소에 헌 형광등 버리러 다녀옵니다. 바람이 거의 안 불어 자전거를 몰기는 안 어려운데, 자전거 톱니에 기름이 덜 먹었는지 자꾸 기어가 풀립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기름을 쳐 주고 빨래를 걷습니다. 저녁을 차려서 아이들을 먹입니다. 여기까지 하고 보니 새해 첫날도 지난해 막날(쉽게 말하면 ‘어제’)과 엇비슷하게 이모저모 집일을 하면서 힘을 많이 썼네 싶어요.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노트북을 켜서 두 아이가 〈패트와 매트〉를 보도록 하면서 좀 쉽니다. 2017.1.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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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야



  아이들한테 영화를 보여준 노트북이 다시 안 켜집니다. 왜 이러나 하고 한참 만지지면 도무지 실마리를 못 풉니다. 인터넷으로 살펴보아도 실마리를 못 찾습니다. 이리하여 ㅅ서비스센터로 여쭈었고, 상담원이 알려준 대로 하니 그리 어렵지 않게 말썽을 풀 수 있습니다. 책상맡 셈틀은 전화 상담으로 말썽을 풀 수 없기에 기사님이 오셨는데, 먼지를 조금 훑어내고 기름을 바르니 감쪽같이 소리가 잘 나옵니다. 아하, 그렇군요. 말썽은 바로 먼지였군요. 얼마 동안 셈틀을 안 닦고 안 돌보았다는 얘기인가 하고 뉘우칩니다. 곧바로 마당으로 셈틀 몸통을 들고 나가서 신나게 먼지를 털고 닦아 주었습니다. 2016.12.29.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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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언제 주느냐고?



  마을고양이는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 집 사람들을 보면 냥냥 울어댑니다. 우리가 저희한테 밥을 주는지 아는 터라 가까이 다가오기도 합니다. 다만, 손을 타지는 않을 만큼만 가까이 다가오고, 우리가 이 고양이 옆을 스쳐서 지나가도 얌전히 있어요. 마당에 빨래를 널다가 문득 고양이를 바라봅니다. 해바라기를 하면서 내 몸짓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마치 “너희는 뭘 그리도 몸에 걸치면서 사니? 안 번거롭니?” 하고 묻는 듯합니다. 이러면서 “밥은 언제 주니?” 하고 묻는 듯해요. 나는 마음속으로 말하지요. “얘들아, 너희한테 밥은 하루에 한 번 주지. 아직 우리 집 헛간을 드나드는 쥐가 있더라. 그 쥐를 좀 잡아먹고서 밥을 달라고 말하지 않으련?” 2016.12.2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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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에 살짝 눈발



  서울서 하루를 묵으며 바깥일을 보았습니다. 엊저녁에 돌아왔습니다. 곁님이 집에서 해 놓은 밥을 먹을 수 있지만, 다른 먹을거리로 저녁을 삼았습니다. 서울을 다니며 입은 옷을 몽땅 벗었고,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동안 흐르는 물로 적셔 놓습니다. 무자위가 말을 안 들어 살피다가 잠자리에 들 무렵 끄고, 새벽에 다시 켜 보니 제대로 돌아갑니다. 날이 밝으면 더 살피려 합니다. 넷이 영화 하나를 보고서 잠자리에 누워 이야기를 잇는데, 어느 결에 까무룩 곯아떨어집니다. 아득히 먼 어느 옛날, 마법을 무섭고 못된 쪽으로 쓰려는 동무를 만나 그 동무를 틀어막으면서 ‘너 그러면 안 된다’ 하고 말하는 꿈을 꿉니다. 마치 코앞에서 벌어진 일인듯 뚜렷하게 떠오르는 꿈입니다. 어제 고흥 읍내에 닿아서 군내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살짝 눈발을 보았어요. 고흥에 눈발이 스친다면 다른 고장은 무척 춥겠네요. 달빛이 매우 고와 인천 사는 형이 떠올라 쪽글로 인사를 보냈습니다. 어제그제 몹시 긴 하루였네 싶습니다. 2016.12.16.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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