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서점인대회



  2016년 11월 11일, 서울시청에서 ‘1회 서울서점인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자리도 있구나 하고 새삼스레 생각했는데, 이날 저도 이 자리에 가기로 했습니다. 처음으로 마련한다고 하는 ‘서점사람 책잔치’라고 하니 궁금하기도 합니다. 즐겁고 아름다운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그나저나 이 자리에 가려면 곧 새로 낼 책을 놓고 3교를 얼른 마쳐야겠네요. 2016.11.8.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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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아마 2003년인가 2004년에 작은 노트북을 하나 장만했습니다. 이 작은 노트북은 열한 해를 썼어요. 이동안 한 번도 망가진 일이 없지요. 열한 해를 쓰고 보니 차츰 느려지고 전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제 더 못 씁니다. 노트북이 없이 두 해쯤 지난 요즈음 새 노트북을 아무래도 꼭 장만해야겠구나 하고 느낍니다. 지난 두 해 동안에는 살림돈이 늘 밑바닥을 허덕여서 노트북을 꿈조차 못 꾸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 말은 나 스스로 둘러대는 말이지 싶어요. 돈이 없어서 노트북을 못 쓴다는 핑계로 살았지 싶어요. 시골집에서만 머문다면야 노트북이 없어도 되지만, 바깥으로 일을 다닐 적이라든지, 취재를 하며 이웃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담아야 할 적에는 노트북이 있어야 합니다. 집하고 도서관학교 사이를 오갈 적에도 써야 하고요. 작은 노트북을 열한 해 동안 아무 말썽 없이 쓸 수 있던 까닭은 ‘그때에 값이 아닌 성능만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새 노트북을 헤아리면서 ‘성능이 아닌 값 들여다보기’에 자꾸 매인다고 느낍니다. 값싸게 사는 물건일수록 오래 못 가서 외려 돈이 더 들 뿐 아니라, 제대로 못 쓰면서 짜증도 생기고 괴롭기도 한 줄 잊는 셈이라고 할까요. 부엌에서 쓰는 칼 한 자루도 ‘값싼 칼’이 아닌 ‘제대로 된 칼’을 써야 해요. 값싼 부엌칼을 쓰면 아침 낮 저녁으로 밥을 지을 적마다 손목이 아프고 칼질도 어려워요. 제대로 된 칼을 써야 손목도 안 아프면서 칼질이 부드럽습니다. 연필 한 자루조차 값싼 연필은 심이 쉽게 부러지고 나무도 안 튼튼해요.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자전거는 ‘값이 아닌 튼튼한 몸통’을 살펴야 합니다. 그러니까 노트북을 장만할 적에는 반드시 ‘두고두고 잘 쓸 수 있는 성능’을 보아야 합니다. 바보스럽게 고르지 말고, 슬기롭게 고르자고 다시 마음을 먹습니다. 2016.11.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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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0%



  며칠 앞서 대통령 박근혜 지지율 통계가 나왔습니다. 전국을 아울러 5%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전라도는 0%라고 해요. 0%라는 숫자를 가만히 곱씹습니다. 마땅한 노릇 아니랴 싶어요. 1%조차 줄 수 없는 노릇일 테니까요. 다음 통계에서는 ‘2% 지지’가 나온 서울도 ‘0%’가 될 수 있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2016.11.5.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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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일을 생각하며



  오늘 할 일을 생각하며 아침에 삼십 분 동안 풀을 벱니다. 어제 면소재지 우체국에 들른 김에 철물점에 가서 낫을 석 자루 장만했습니다. 어설픈 시골사람이 낫만 자꾸 삽니다. 낫질을 좀 거칠게 한 탓인지 자꾸 낫날이 닳고 부러지기 때문입니다. 어제 낫을 석 자루 새로 장만하면서 다짐했어요. 이 낫은 알맞게 쓰고 바로 숫돌질을 해 놓고 부드럽게 쓰자고. 풀낫으로 등나무나 굵은 칡덩굴을 끊는 어리석은 낫질은 하지 말자고. 아무튼 오늘 하루 해야 할 일 가운데 〈전라도닷컴〉 마감글 보내기가 있고, 스토리닷 출판사에 보낸 글을 놓고 일러 드릴 이야기가 있고, 읍내에 저자마실이 있고, 도서관학교 이야기책 봉투질을 해서 보내기가 있고, 새 반찬 한 가지를 마련해서 밥짓기가 있고, 뒤꼍 풀베기가 있고, 이밖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잘 해 보자고 생각하며 ‘뒤꼍 풀베기’부터 30분 동안 살짝 했어요. 아침부터 두 아이를 씻기고 머리를 감기기도 해야겠군요. 2016.10.18.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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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트위트



  나는 트위트를 하지 않습니다. 나는 페이스북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페이스북에는 계정이 있습니다. 예전에 배움이웃님하고 함께 하는 뭔가 있어서 페이스북 계정이 있어야 한대서 마련한 적 있습니다. 이 페이스북 계정을 한참 묵히다가, 누리신문에 올리는 기사를 걸치는 구실로 쓰기도 하고, 누리사랑방에 올리는 글 몇 가지를 걸치는 징검돌로 삼기도 합니다. 아무튼 오늘 하루 도서관 이웃님하고 신나게 낫질을 하고서 저녁에 아이들 밥을 차려 주고 재운 뒤에 쏟아지는 졸음을 살짝 참으며 글 한 줄 쓰려다가 문득 ‘무너지는 트위트’ 이야기를 듣습니다. 굳이 살펴볼 까닭이 없는 일일 텐데 왜 그 이야기에 눈길이 갔을까 하고 생각하며 이런 기사 저런 기사를 살펴보았어요. 이동안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프리챌 싸이월드 같은 곳이 떠오릅니다. 한때 ‘잘나가던’ 그들은 이제 가뭇없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가까스로 목숨줄이 있더라도 그예 잊혀졌고, 더는 살아날 낌새조차 안 보입니다. 잘나가던 이들은 왜 사라졌을까요? 그토록 수많은 사람을 끌어모으던 그들은 왜 이제 더는 사람들을 사로잡지 못할까요? 그들이 뭘 잘못했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앞길을 늘 새롭게 꿈꾸면서 거듭나려고 하는 몸짓이 적거나 뜸했을 뿐이지 싶습니다. 2016.10.15.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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