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는 왜?
김대규 지음 / 이야기꽃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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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33


《저어새는 왜?》

 김대규

 이야기꽃

 2018.11.30.



  고흥군청은 입으로 “하늘이 내린 땅”이란 이름을 내세워 고흥이 매우 깨끗하며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몸으로는 “개발 안 된 곳을 막삽질로 밀어붙이는 짓”을 끝없이 벌입니다. 고흥은 밤에 별 보기에 훌륭하고, 낮에 하늘 보기에 대단하지만, 그 아름다운 하늘을 건사할 길을 안 헤아리는 막짓이 끊이지 않아 반딧불이랑 제비가 부쩍 줄었고 하늘이 차츰 뿌연 빛깔로 됩니다. 서울 하늘에 대면 어마어마하게 깨끗하나, 제가 고흥에 처음 깃든 2011년에 우리 마을에 찾아온 제비가 쉰 마리가 넘었습니다만, 지난해에는 네 마리였어요. 새가 살기 힘들면 사람도 살기 벅찬 줄을 잊더군요. 《저어새는 왜?》는 인천 바닷가에서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저어새는 왜 그 막다른 쓰레기터에 둥지를 틀까요? 저어새로서는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그곳이 보금터였거든요. 영종섬·용유섬을 메워 공항으로 때려짓기 앞서, 인천 갯벌에 찾아든 철새가 엄청났는데, 이를 떠올릴 분이 남았을까요? 다들 ‘사람 먼저·돈 먼저’를 외치더군요. 이제 ‘숲이랑·사랑으로’로 돌아설 수 있을까요? ‘옛날 인천 갯벌’ 모습도 그림책에 담으면 어떠했을까 싶어 아쉬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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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방참방 비 오는 날 키다리 그림책 25
모로 카오리 그림, 후시카 에츠코 글, 이은정 옮김, 우시로 요시아키 구성 / 키다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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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41


《참방참방 비오는 날》

 후시카 에츠코 글

 모로 카오리 그림

 이은정 옮김

 키다리

 2019.9.26.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맞으면서 놀았어요.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을 맞으면서 놀았고요. 햇볕이 쨍쨍한 날에는 햇볕에 구슬땀을 흘리며 놀았고, 벼락이 와장창 내려치는 날에는 덜덜 떨면서도 밖에서 번쩍불을 보고 싶었어요. 이러다가 어머니가 우산을 챙겨 주시면 ‘내 우산’을 뽐내고 싶어서 가랑비가 내리는데에도, 비가 아직 안 뿌리는데에도 일부러 우산을 펴고서 걷고 싶습니다. 여느 때에는 그냥 비를 맞고 놀았다면, 우산을 손에 쥘 수 있던 날은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고 우산 쥐고 웅덩이를 폴짝폴짝 뛰어넘으며 논 셈이랄까요. 《참방참방 비오는 날》은 알록이랑 달록이가 비가 오는 날 문득 만납니다. 다 다른 아이들은 다 다른 빛깔로 눈부십니다. 무지개가 따로 없네 싶은데, 어느 때부터 모든 아이가 똑같은 빛깔이 되어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아하, 비놀이가 재미나서 온몸을 빗물에 적셨군요. 손에는 우산을 들었지만 웅덩이에서 참방거리고, 진흙물도 튀기니 다 다른 아이들이 다 같은 빛이 되겠지요. 어머니 아버지가 이 꼴을 보면 호통을 칠는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웃습니다. 서로서로 바라보며 웃고, 더 개구지게 뛰놀면서 피어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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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뜨인돌 그림책 58
김영미 지음, 박정완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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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35


《하늘정원》

 김영미 글

 박정완 그림

 뜨인돌어린이

 2018.6.29.



  우리는 어느 날 돈을 넉넉히 벌 수 있어요. 이러던 어느 날 돈이란 돈은 모조리 바닥날 수 있어요. 돈을 잃으면서, 또는 어떤 일이 생기면서, 알뜰히 건사하던 살림이며 손때를 탄 세간까지 모두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갈 수 있어요. 그러나 아무리 가난한 살림으로 바뀌더라도 우리한테는 하늘이 있고 땅이 있지요. 하늘을 이루는 바람은 가난하건 가멸차건 누구나 똑같이 마십니다. 땅을 이룬 흙은 어린이나 어른 모두 똑같이 밟거나 만질 수 있어요. 《하늘정원》에 나오는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바뀌는 집안 모습이 서운합니다. 기운이 확 꺾일 만합니다. 그렇지만 삶이란 잃는 한 가지가 있으면 얻는 한 가지가 있어요. 어느 하나를 떠나보내야 하지만, 다른 하나를 새롭게 만나고 느끼며 사랑할 수 있어요. 해가 잘 드는 하늘받이 조그마한 보금자리에 흙을 한 줌 두 줌 그러모아서 꽃밭을 꾸밀 수 있습니다. 꽃밭 옆에는 텃밭을 일굴 수 있습니다. 손바닥만 하다지만, 스티로폼이나 헌 플라스틱통을 꽃그릇으로 삼는다지만, 우리가 선 자리는 하늘밭도 되고 하늘뜰도 되며 하늘마당도 되어요. 자, 하늘아이가 되어 하늘노래를 부르는 하늘살림을 지어 볼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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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북 : 누가, 왜, 어떻게 힘을 가졌을까? - 2020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2020 4월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0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2020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신학기 추천도서 천개의 지식 10
클레어 손더스 외 지음, 조엘 아벨리노 외 그림, 노지양 옮김, 록산 게이 외 추천 / 천개의바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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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38


《파워북》

 클레어 손더스와 네 사람 글

 조엘 아벨리노·데이비드 브로드벤트 그림

 노지양 옮김

 천개의바람

 2020.1.28.



  우리 집 어린이는 졸업장학교를 안 다닙니다. ‘일반학교’도 ‘초등학교’도 아닌 ‘졸업장학교’를 안 다니지요. 왜 ‘졸업장학교’일까요? 우리 삶터를 보면 ‘무슨 학교를 어디까지 마쳤느냐’를 끝없이 따져요. 책을 지은 사람 발자취를 보셔요. 으레 무슨 학교를 다녔는지를 줄줄이 적어요. 왜 그럴까요? 왜 졸업장을 그렇게 내세워야 하고, ‘학교 수업교재’에 뽑히려고 왜 그리들 애써야 할까요? 《파워북》을 보면서 이 책을 ‘힘책’쯤으로 이름을 붙일 만했을 텐데 싶고, 졸업장학교 높은학년에 맞추어 ‘여러 나라 이름난 인권운동‘ 이야기를 그러모은 책은 따로 없어도 될 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한테 힘이 없기에 이 나라가 아직 어지럽다고는 느끼지 않아요. 우리가 이름나지 않거나 돈이 없기에 이 삶터를 뜯어고치지 못한다고도 느끼지 않아요. 가장 수수한 마을하고 보금자리에서 찬찬히 펴는 살림부터 다스리지 않는다면 덧없지 싶어요. 자칫 ‘위인 이름 외우기나 평등 시사상식’이 되기 쉬운 책보다는, 참말로 아이들이 손수 밥짓고 옷짓고 집짓고 마음짓고 사랑짓는 살림길을 다루는 책부터 우리 스스로 지어서 나누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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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말이 버스 보리 어린이 그림책 8
김규정 지음 / 보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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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37


《계란말이 버스》

 김규정

 보리

 2019.8.12.



  작은아이는 으레 비행기나 배 같은 탈거리를 그립니다. 게다가 매우 큰 비행기나 배를 그려요. 하도 비행기나 배를 그리다 보니 이런 그림은 언제라도 척척 슥슥 빚습니다. 제 어릴 적을 돌아보면, 저도 작은아이 못지않게 새나 나무나 풀이나 꽃은 안 그리고 비행기나 배 같은 탈거리만 그려대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하고 이제서야 돌아보면 ‘사내라고 하는 몸’에 뒤집어씌우는 굴레나 발목을 붙잡는 사슬이 어마어마했어요. 이 모두 떨치고 싶은 나머지 비행기나 배라는 그림으로 끝없이 나타냈다고 느껴요. 이제 저는 어른이란 몸으로 살아가는데, 굴레나 사슬이란 남이 매달지 않고 스스로 끌어들이는 줄 제대로 깨닫지 않는다면, 작은아이 그림도 제 걸음도 그대로가 되겠지요. 《계란말이 버스》를 보면서 이런 그림도 언뜻선뜻 재미날 만하지만, 어쩐지 생각날개가 더 깊지는 않구나 싶습니다. 달걀말이꽃이라든지, 달걀말이구름이라든지, 달걀말이별이라든지, 달걀말이모래라든지, 달걀말이매미나 달걀말이개미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시금치말이나 쑥갓말이나 무말랭이말이는요? 모자란 그림은 아닙니다만, 다같이 새롭고 아름다이 바뀌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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