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형 비룡소의 그림동화 156
윌리엄 스타이그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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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21

《장난감 형》
 윌리엄 스타이그
 이경임 옮김
 시공주니어
 2002.2.25.


  아이들은 언제부터 스스로 밥을 짓고 차려서 누린 다음에 손수 치우고 갈무리할 만할까요? 어버이라면 아이한테 밥살림을 어떻게 물려주거나 알려주면 될까요? 저는 여덟 살 나이부터 시내버스를 혼자 타고서 학교를 다녔고 심부름을 다녀왔습니다. 아마 요즈음 학교를 오가는 아이라면 으레 여덟아홉 살이면 혼자 버스를 타고 제법 멀다 싶은 데도 다녀오겠지요. 그런데 버스나 전철은 혼자 탈 수 있되, 밥은 혼자 못 짓는다면? 빨래는 혼자 못 한다면? 뜨개질이나 톱질이나 낫질을 혼자 못 한다면? 《장난감 형》을 두고두고 읽습니다. 어느 날 형이 잘못해서 그만 몸이 아주 작아졌다지요. 으레 괴롭히거나 못살게 구는 형이라 여긴 동생은 마치 “장난감 같구나” 하고 여기는데, 어느 날 바깥에서 풀썩 쓰러진 형을 보고는 생각을 고쳐먹지요. “나 같은 몸이 아닌 조그마한 몸”이라서 아주 쉽게 다칠 수 있고, 자칫 죽을 수도 있다고 말예요. 동생 마음에 새로운 싹이 틉니다. 아마 형 마음에도 새로운 움이 트겠지요. 먼 마실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하고 아버지 마음에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우리는 서로 어떤 사이일까요. 어떤 눈빛으로 마주하는 님일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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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항 - 2000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2
데이비드 위즈너 지음 / 시공주니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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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55


《구름공항》

 데이비드 위즈너

 중앙출판사

 2002.7.25.



  어쩌면 저런 모습일까 싶은 구름을 으레 봅니다. 솜사탕이나 비늘이나 물결이나 떡이나 곰이나 깃털 같은 구름도 있습니다만, 도무지 말로 나타내기 어려운 구름이 참 많아요. 붓으로 슥슥 그린 듯한, 손가락으로 밭흙을 살살 고르는 듯한, 볕에 말리는 나락을 갈퀴로 슥슥 뒤집는 듯한, 갖가지 구름이 춤을 추곤 합니다. 가운데가 뚫린 동그란 구름에, 이 가운데를 길게 가로지르는 구름이 있고, 멧갓에 앉아 둥실둥실 퍼지는 구름이 있으며, 겹겹이 쌓인 구름이 있습니다. 구름을 한낱 물방울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마다 다른 숨결이 깃든 구름이 아닐까요? 착한 마음인 사람이 옛날부터 먼길을 갈 적에 사뿐히 타고다닌 구름이 아닐까요? 《구름공항》은 구름결이 어떻게 태어나는가 하는 수수께끼 가운데 한켠을 슬쩍 들여다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딱딱한 어른들은 늘 틀에 박힌 구름결만 그린다지요. 언제나 새로운 길을 꿈꾸는 아이들은 언제나 새로운 구름결을 알려주고요. 구름도 스스로 생각할 줄 알기에 딱딱한 모습은, 늘 뻔한 모습은 반기지 않을 만합니다. 우리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볼 적에 보는 놀라운 구름은 우리 꿈빛 그대로이지 싶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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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물고기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5
레오 리오니 글.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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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53


《물고기는 물고기야!》

 레오 리오니

 최순희 옮김

 시공주니어

 2000.3.15.



  개구리는 언제 깨어날까요? 흔히들 봄에 깨어난다고 말하지만, 봄을 앞둔 늦겨울에 살그마니 깨어나지 싶습니다. 매화나무 꽃이 퍼질 무렵, 흰민들레가 곳곳에서 첫꽃을 피울 무렵, 닥나무에 꽃이 피고 봄까지꽃이 풀밭을 가득 메울 무렵, 어느새 멧개구리나 들개구리가 하나둘 깨어나서 풀밭을 누빕니다. 못물이나 논물이나 냇물에서 알에서 깨어나 올챙이로 자라는 개구리인데요, 개구리란 몸을 입은 뒤에는 겨울잠을 자고서 두고두고 이곳저곳을 나들이해요. 물이랑 뭍을 오가면서 여러 이야기를 퍼뜨린달까요. 여름에 물가에서 개구리 퍼지는 떼노래란, 개구리가 물뭍을 오며가며 누린 삶을 여기저기에 퍼뜨리는 수다일는지 모릅니다. 《물고기는 물고기야!》는 물에서 함께 놀며 지내던 두 아이가 얼크러지는 삶을 들려줍니다. 물에서만 지내는 아이는 물뭍을 오가는 아이가 부럽다는군요. 저는 물누리만 볼 수 있지만 다른 아이는 물뭍누리를 모두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개구리는 가을겨울 물누리를 모르지요. 얼음이 녹는 물누리도 몰라요. 물아이가 물뭍아이한테 들려줄 이야기는 한가득 있습니다. 더구나 개구리는 겨울날 뭍살림을 모르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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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가 되고 싶은 사과나무
조아니 데가니에 지음, 쥘리에트 바르바네그르 그림, 명혜권 옮김 / 노란돼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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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59


《전나무가 되고 싶은 사과나무》

 조아니 데가니에 글

 쥘리에트 바르바네그르 그림

 명혜권 옮김

 노란돼지

 2019.12.6.



  모든 나무는 다른 모습입니다. 나무마다 다르기에 다른 이름이 붙습니다. 다른 이름이 붙는 나무는 다른 때에 잎이 돋고 꽃이 핍니다. 저마다 다른 나무는 열매가 다르고, 열매맛도 달라요. 그런데 사람들이 똑같은 이름을 붙여서 가리키는 나무도 똑같이 생긴 나무는 하나도 없어요. 생각해 봐요.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나무가 없습니다. 똑같은 풀이나 꽃도 한 가지조차 없어요. 사람만 모두 다르지 않아요. 풀도 나무도 모조리 다릅니다. 《전나무가 되고 싶은 사과나무》를 읽으며 자꾸자꾸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어떻게 능금나무가 전나무를 부러워하지? 능금나무가 전나무를 부러워할 까닭도, 전나무가 능금나무 곁에서 부러움을 살 까닭도 없을 텐데? 다만 ‘사람살이 이야기’를 나무살이로 꿰어맞춘다면, 이 나무가 저 나무 사이에서 외롭다고 여긴다고 볼 수 있겠지요. 또 숱한 나무 가운데 참말로 외롭다고 느끼는 나무도 있을 테고요. 스스로 엄청난 씨앗을 품은 숨결인 줄 잊는다면 외로워하거나 부러워합니다. 스스로 씨앗을 품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줄 잊으면 참말로 나 아닌 남만 쳐다보면서 기운을 잃겠지요. 그렇다면 능금나무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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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지 않으면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서한얼 지음 / 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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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52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서한얼

 보림

 2010.5.10.



  해마다 신을 새로 장만합니다. 우리 집 어린이는 발이 자라기에 새 신을 뀁니다. 저는 신바닥이 다 닳아서 구멍이 나기에 새 신을 꿰어요. 아이들은 뛰어다니기 좋은 놀이신을, 저는 고무신을 장만하지요. 셋이서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에서 내리니 구린 냄새가 훅 끼칩니다. 소독약 냄새에 곳곳에서 삽질을 하며 날리는 시멘트가루 냄새입니다. 자동차 냄새도 가득하고, 머리를 지지고 볶는 곳에서 퍼지는 냄새에다가, 튀기거나 굽는 냄새도 어수선합니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이 모든 냄새가 고이면서 숨막히겠네 싶어요. 바람이 불기에 자잘한 냄새가 잦아들면서 새봄을 맞이하려는 잎내음하고 풀내음이 어루만져 주는구나 싶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보금자리 숲바람을 마시니 개운할 뿐 아니라 모든 앙금이 사라지는구나 싶어요. 《바람이 불지 않으면》에 나오는 어린이는 오늘날 숱한 어른들 같습니다. 비가 오면 비를 미워하고, 눈이 오면 눈을 싫어하며, 돌개바람이 들면 돌개바람을 나무라지요. 여름에는 해를 꺼리고, 겨울에는 구름을 손사래치지요. 왜 이렇게 해야 할까요? 모든 숲님은 저마다 다르게 우리를 보듬는데, 우리는 어디를 어떻게 쳐다볼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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