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그림책
장현정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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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0


《맴》

 장현정

 반달

 2015.7.1.



  매미가 노래하는 우렁찬 소리가 시끄럽다고 말한 분한테 “자동차가 달리는 소리는 안 시끄러운가요?” 하고 물은 적 있습니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는 안 시끄러운가요?” 하고 보태니 자동차나 냉장고에서 나는 소리, 또 텔레비전이나 가게마다 틀어놓는 노랫소리가 시끄럽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셔요. “매미나 새나 풀벌레나 개구리는 언제나 우리를 포근히 돌보려고 노래한다고 느껴요. 자동차나 냉장고나 큰고장에서 퍼지는 소리는 우리 삶터를 포근히 돌보는 길하고는 동떨어진 소리라고 느껴요.” 하고 마무리했습니다. 《맴》은 매미를 바탕으로 우리 곁에 어떤 소리가 어떻게 퍼지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재미있게 귀여겨들었구나 하고 느끼면서 살짝 아쉽습니다. 노랫소리는 틀림없이 소리 가운데 하나인데, 소리이면서 노래입니다. 물결처럼 흐르는 소리에 어떻게 감겨드는 노래일까요. 너울처럼 퍼지는 소리에 어떤 숨결로 찾아드는 노래일까요. 살아온 흙에서 새로 태어난 하늘로 나아가는 길에 어떠한 삶이 맴돌까요. 마치 풀씨나 나무씨처럼 고요히 흙한테 안겨서 꿈꾸던 마음은 문득 햇살을 마주하면서 어떤 눈물하고 웃음이 되어 샘솟을까요. 큰고장에서는 매미 곁에 어떤 동무가 있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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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놀아요 - 텃밭 살림과 텃밭 작물 어린이 들살림 8
느림 그림, 보리 편집부 글 / 보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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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07


《텃밭에서 놀아요》

 보리 편집부 글

 느림 그림

 보리

 2019.2.14.



  텃밭을 가꾸는 이야기를 다루는 그림책이 늘어납니다. 한결 깨끗하거나 정갈한 먹을거리를 바라는 목소리나 뜻을 담아내는구나 싶고, 자꾸자꾸 늘어나기만 하는 서울을 이제는 줄여야 하는 줄 조금은 바라보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웬만한 ‘텃밭 그림책’은 어쩐지 어슷비슷합니다. 다들 ‘할머니’가 나오고, 모든 들풀을 샅샅이 뽑아내야 하는 듯 다루며, 몇 가지 남새를 바탕으로 꾸미기 일쑤입니다. 마치 새마을운동을 하듯, 교련 수업이나 군대 줄세우기를 하듯, 가지런하게 맞추어야 보기가 좋은 듯 엮더군요. 《텃밭에서 놀아요》를 보면서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틀림없이 ‘놀아요’ 하고 이름을 붙입니다만, ‘놀이’가 맞을까요? 고된 짐은 아닌지요? 텃밭에서 놀자고 하지만 막상 어린이가 마음껏 뛰놀 빈터가 없다시피 합니다. 너무 촘촘히 심어 걸어다니기조차 버겁지요. 엉금엉금 기어야 한달까요. 우리가 씨앗을 묻는 땅은 ‘발 디딜 틈마저 내주지 않는 텃밭’을 좋아할까요? 모든 들풀이 저마다 쓰임새가 있을 뿐 아니라, 보송보송한 풀밭에 앉거나 눕는 재미를 들려주지 못하면서 ‘놀아요’ 같은 말을 덧달아도 될까요? 4월이 무르익으니 담쟁이잎이 새로 돋습니다. 울긋불긋 담쟁이 새잎은 싱그러우면서 맛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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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역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5
버지니아 리 버튼 글, 그림 | 임종태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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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10


《생명의 역사》

 버지니아 리 버튼

 임종태 옮김

 시공주니어

 1997.2.26.



  2001년 1월 어느 날, 어린이가 읽을 한국말사전을 새로 짓기로 하며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틀거리를 이야기하는데, 두 분이 그림책 《생명의 역사》가 참으로 대단하다고, 그 그림책부터 같이 읽고서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고 여기면서 이 그림책을 훑으며 두 가지를 느꼈습니다. 첫째, 참 오래된 그림이며 엮음새라 하지만 단출하며 짜임새 있구나 싶어요. 둘째, 어쩐지 종교 경전처럼 딱딱하게 틀에 매인 지식·정보를 되풀이하는구나 싶어요. ‘숨결이 살아온 길’을 너무 ‘사람만 바탕으로 삼았다’고 할까요. 그 뒤 스무 해쯤 지나서 다시 들추다가 이 책이 미국에서 “Life Story”란 이름이 붙어서 나온 줄 알아챕니다. 그래요. ‘역사’라고 하니까, 또 ‘생명’이라 하니까, 딱딱한 틀이 되겠지요. 미국 어린이한테는 그토록 쉽고 수수한 이름을 붙인 그림책인데, 한국 어린이한테는 왜 뜬금없이 “생명의 역사”라 했을까요. 그저 “살아온 이야기”인걸요.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라고 하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오늘 눈’으로 어제를 섣불리 재거나 따지면 그르치기 쉬워요. 어제를 읽으려면 ‘어제 눈’이 되어야 합니다. 먼먼 앞날도 ‘앞날 눈’으로 보아야지요. 무엇보다 온숨결 눈으로 볼 노릇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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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그림책은 내 친구 29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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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09


《학교 가는 길》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이지원 옮김

 논장

 2011.6.10.



  어릴 적부터 ‘학교 가는 길’이 신나거나 재미있던 적은 하루조차 없었다고 느낍니다. 왜 학교를 가야 하는지 알 길이 없고, 학교를 안 가면 안 되느냐고 따질 곳이 없었습니다. 학교 안팎이건 마을이건 집이건 “왜 학교를 가야 하나요?” 하고 물었다가는 꾸중에 호통에 핀잔에 꿀밤에 손찌검에 고단하기만 했습니다. 오늘날은 좀 달라졌을까요? 지난 마흔 해 남짓에 걸쳐 이 나라 학교란 데가 얼마나 나아졌을까 아리송합니다. 요새는 학급이 줄고 쉬는때도 늘리며,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를 펴기도 한다지만 으레 학교란 틀일 뿐이에요. 졸업장이나 상장은 그대로 있고, 바로 이 졸업장하고 상장을 바탕으로 모든 돈벌이·이름팔이가 불거져요. 거짓 상장이 넘치고, 거짓인 줄 알아도 슬그머니 넘어가기 일쑤예요. 《학교 가는 길》은 학교 가는 길을 신나는 놀이로 바꾸어내는구나 싶어 놀랍지만, ‘그래도 학교 가는 길’입니다. 차라리 ‘집으로 가는 길’을 그리면 어땠을까요? ‘놀러가는 길’이나 ‘바다로 가는 길’이나 ‘숲으로 가는 길’을 그리면 얼마나 재미날까요? 지겹다 못해 질리는 이야기란, 이 나라 아이들한테 지나치게 ‘학교에 꼭 다녀야 한다’고 붙들어 매면서 이런 그림책까지 그리는 어른들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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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04


《Cats》

 Wilfrid S.Bronson 글·그림

 Harcourt, Brace & World

 1950.



  말을 걸 적에 달아나는 이웃 숨결은 없다고 느낍니다. 윽박을 지르거나 으르렁댄다면 달아날 이웃 숨결은 많겠지요. 부드러이 바라보면서 상냥하게 부르면 어떤 숨결이든 나긋나긋 우리 곁으로 찾아들지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 터전을 돌아보면 ‘사람 사이에서 지내는 길’을 다룰 뿐, 푸나무하고 어떻게 마주해야 좋을는지, 고양이나 개나 개미나 벌나비하고 어떻게 마음을 나누면 될는지는 아예 안 다루지 싶어요. 흔히들 어린이더러 ‘또래 사람 동무를 사귀어야 한다’고 여기는데 ‘숲을 사귀고 들을 사귀며 바람이며 바다를 사귀는 길’을 같이 들려줄 노릇이지 싶습니다. 어릴 적부터 숲·들·바람·바다를 사귀지 못한 채 어른이 되기에 마음이 메마르면서 온누리를 망가뜨리는 짓을 일삼는구나 싶어요. 《Cats》는 고양이를 눈여겨보고서 담은 그림책일 뿐 아니라, 고양이하고 즐겁게 사귀면서 삶을 빛내는 길을 재미나게 들려주는 이야기꾸러미라고 할 만합니다. 먼저 눈을 바라봅니다. 이윽고 손을 내밉니다. 눈높이를 맞춥니다. 서두르지도 조바심을 내지도 않는, 느긋하게 해바라기를 하면서 노래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누구하고라도 말길이 트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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