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아이들과 살아가기
회사이든 공공기관이든 아버지가 되는 사람한테 육아휴직을 여섯 달 주는 일이란 없습니다. 어머니가 되는 사람이 육아휴직을 여섯 달이나 한두 해쯤 느긋하게 누리는 일이란 드뭅니다. 초·중·고등학교 교사 가운데에는 육아휴직을 한 해쯤 누리는 일이 있다고도 하는데, 갓 태어난 아이를 꼭 한 해만 어머니가 붙어서 돌보면, 이 다음부터는 어머니 손길을 덜 타거나 안 타도 괜찮은 셈인지 궁금합니다. 돌을 지낸 아기들은 보육원이나 어린이집에 넣어 어머니와 아버지보다 다른 어른들이 훨씬 오래도록 돌보거나 함께 놀면 되는지 궁금합니다.
옳게 누려야 할 육아휴직이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머니와 아버지로 살아가려는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할 일과 집에서 할 일을 어떻게 살펴야 좋을까요. 어머니는 어떠한 일로 당신 꿈을 살찌우고, 아버지는 어떠한 일로 이녁 사랑을 꽃피울 때에 아름다울까요.
사랑받지 못하던 사람이 하루 스물네 시간 한 해 열두 달 고스란히 사랑으로 이룰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살아가며 사랑을 나누어야 하는 자리에 서며 하루하루 살아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받은 사랑을 시나브로 깨닫습니다. 나도 모르게 받은 사랑이 아주 조그맣게 씨앗을 트며 자라는 줄 찬찬히 알아챕니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여기던 사람은 가슴속 깊은 자리에서 조용히 자라던 작은 사랑씨를 어여삐 보살피면서 비로소 아이들하고 나눌 기쁜 사랑을 북돋웁니다.
가장 좋게 누리는 육아휴직, 곧 가장 착하며 참다이 누릴 ‘아이들과 살아가기’란 유급휴직이나 무급휴직으로 따지지 못해요. 어디에서 무엇을 아이들이랑 같이 하면서 같이 놀고 같이 먹고 같이 땀흘리며 같이 쉬는가 하는 삶을 생각해야 합니다. (4345.2.15.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