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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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이 뭐가 힘들어!》

완다 가그 글·그림/신현림 옮김, 다산기획, 2008.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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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죽음이다. 비서가 성추행 고소를 한 지 얼마 안 되어 자리에서 사라진 분이 조용히 혼자 죽었다고 한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고개를 숙이고 값을 치를 노릇이요, 잘못을 빈다는 말을 그 비서를 비롯해 서울사람이며 온나라 사람 앞에서 할 일이 아닐까. 서울시는 닷새씩 ‘서울특별시장’을 치른다고 밝힌다. 죽은이를 고이 떠나보내고픈 마음은 알겠으나, ‘산 사람’ 앞에서 무슨 말을 먼저 털어놓아야 하는가부터 생각해야 앞뒤가 맞지 않을까? 정의연 우두머리를 하다가 국회의원이 된 분은 언제쯤 검찰에 나갈까? 아직도 주먹다짐을 일삼는 운동선수는 언제쯤 손목아지를 분지를 수 있을까? 이 나라 아이들은 언제쯤 갑갑한 시멘트굴레랑 입시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을 노래하며 누릴 수 있을까? 남들이 ‘적폐세력’이 아니라, 바로 푸른지붕을 둘러싼 180자리가 몽땅 ‘고인물’이지 않은가? 그대들 180자리 아저씨 아주머니여, 부디 《집안일이 뭐가 힘들어!》 같은 그림책을 읽어 보기 바란다. 아기 똥기저귀를 갈아 보았는가? 아기를 안고 어르며 자장노래를 불러 보았는가? 그대들이 집안일을 즐겁게 할 줄 아는 살림길이라면, 어떠한 바보짓이나 잘못이나 말썽도 불거지지 않으리라. 이제 책상맡을 떠나라. 부엌하고 마당으로 나가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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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StoryofaManWhoWantedtodoHousework #GoneisGone #WandaG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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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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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넌 특별해》

로저 뒤봐젱 글·그림/김경미 옮김, 비룡소, 2008.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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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어느 분이 새로 들어와서 집을 지었다는데, 또 어제는 마을사람을 불러 면소재지 밥집으로 가서 모둠밥을 먹었다는데, 집일이 많기도 하지만 모둠밥 먹으러 가자는 마을방송을 못 들었다. 새 매실잼을 졸이려고 어제는 아침부터 매나무를 타고 노란 매화알을 실컷 땄는데 마을방송 없던데. 마을 윗샘을 한창 치우는데 빨래터 바닥에 깨진 병조각이 잔뜩 있더라. 함께 물이끼를 치우던 작은아이더러 얼른 밖으로 나가라 하고는 부스러기까지 눈을 밝혀 끄집어냈다. 얼마나 철딱서니없는 짓인가. 마을 할매들한테 병조각을 보여주면서 누가 이랬느냐고 물으니 ‘서울내기 애기’가 그리하는 짓을 보았다고들 한다. “거게 돌 많지 않습디까. 어디서 그런 짱돌을 주워 와서 던지던지 …….” 마을 할매는 ‘서울내기 애기’가 샘터며 빨래터에 돌을 던지고 병을 던져 깨뜨리는 꼴을 보고도 안 말리셨을까. 나무라거나 말렸는데도 그렇게 막짓을 했을까. 1961년에 처음 나온 《베로니카, 넌 특별해》는 물뚱뚱이가 서울구경을 다녀온 줄거리를 다룬다. 숲아이 베로니카는 자동차도 가게도 뭐도 대수롭지 않다. 숲아이답게 놀고 노래한다지. 개구쟁이랑 마구잡이는 다르다. 놀이랑 막짓은 다르다. 모름지기 어른이라면 아이한테 뭘 보여줘야 할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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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onica #RogerDuvoi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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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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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노트》

 김규항 글, 알마, 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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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革命)’은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노트(note)’는 “어떤 내용을 기억해 두기 위하여 적음”이라 한다. 둘 다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말은 ‘갈아엎다·깨뜨리다·뒤엎다·뜯어고치다·바꾸다·뒤집다’요, ‘적다·쓰다’이다. 대전마실을 하며 〈버찌책방〉에서 장만한 《혁명노트》를 밥을 지어 차리는 틈새랑 매실잼을 졸이는 겨를에 읽는다. 틀림없이 싹 갈아엎고 싶은 뜻을 쓴 글일 텐데, 뭔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만 한글이고 순 일본 한자말하고 영어네. 마치 일제강점기에 일본글로 지식을 익힌 먹물붙이 글 같다. 이런 낡은 말로 새롭게 생각을 펼 길이 있을까. 우리는 《목민심서》란 책을 읽기 어렵다. 한문으로 썼기에 한문을 모르고서야 못 읽는다. 일본 한자말하고 영어로 쓴 글은 누가 읽을 만할까. 예부터 내려온 ‘먹물 지식 기득권’ 말씨를 따라야 혁명이 될까? 아, 이 나라 먹물꾼은 스스로 달라질 낌새가 없구나. “새 술은 새 자루에”란 말도 있고, ‘새물결’을 바란다면, 썩어문드러진 이들이 이 나라에 끌어들인 썩어문드러진 모든 말씨를 낱낱이 집어치우든지 날마다 한두 가지씩 꾸준히 추스르거나 솎아내며 ‘거듭날’ 노릇 아닌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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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3.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이미경 글·그림, 남해의봄날, 2020.6.15.



오늘은 금요일. 서두르자. 책숲 얘기종이 〈삶말 52〉을 엮어서 종이로 뽑는다. 세 시 버스는 글렀고 다섯 시 버스를 아슬아슬. 읍내에 닿아 글살림집에서 100자락을 뜬다. 이제 볼일은 마쳤고, 아이들 먹을거리를 가게에 들러 장만하고서 버스를 기다린다. 요즈막 다닌 여러 마을책집에서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를 들추었지만 안 샀다. 앞서 낸 책하고 대면 살짝 달라졌구나 싶지만, 얼개는 엇비슷하고, 그린님이 마을가게를 어떻게 찾아가는가를 듣고는 딱히 사고픈 생각이 안 들더라. 마을가게는 마을에 뻘쭘하게 있지 않다. 말 그대로 마을에 있다. 큰고장에서는 ‘골목가게’일 텐데, 골목 한켠에 외따로 있지 않다. 마을가게이건 골목가게이건 마을이나 골목에서 복판이나 마당을 차지한달 만하다. 사람들이 두런두런 모이고, 아이들이 홀가분히 뛰어놀던 터 가운데 한켠이다. 그린님은 ‘구멍가게’하고 ‘가게나무’만, 때로는 자전거를 곁들여 도드라지게 그리는데, 막상 마을이나 골목이 없다. 왜 그런가 했더니 마을을 안 걸으셨구나. 가게를 둘러싼 마을이며 골목을 마을사람이나 골목사람처럼 늘 걸으며 지켜보면 그림결은 확 달라질 테지. 마을을 안 걸으니 틀이 좁다. 그림에 바람이 안 흐르고 햇살하고 그림자가 없다. 차갑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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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2.


《조선의 문을 열어라》

 손주현 글·이해정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20.5.23.



노랗게 익는 매화알 먹는 멧새를 바라본다. 새가 저렇게 반기면서 냠냠 누리는데 그냥 둘까? 아니지, 새만 먹으라고 돌보는 우리 집 나무는 아니니, 우리도 좀 누릴까? 새는 언제나 밥값을 치른다. 곳곳에 나무를 심어 주고, 하루 내내 노래를 들려준다. 우리가 바라는 자리마다 알맞게 온갖 나무씨를 몸에 품고 찾아와서 콕콕 심어 주는데, 새처럼 훌륭한 ‘나무심기 일꾼’이 또 있을까? 아, 다람쥐도 있지. 개미도 있고. 《조선의 문을 열어라》를 처음 펼 적에는 ‘어린이 역사책에 지겹도록 흔한 조선 이야기’보다는 ‘어린이 역사책에 좀처럼 안 드러나는 고려 이야기’를 다루는구나 싶어서 눈여겨보았다. 그렇지만 여느 사람들 살림살이가 아닌 왕씨랑 이씨랑 임금 언저리 이야기에 치우치느라 아쉽더라. 이렇게 아쉬울 적마다 “그럼 그대가 손수 쓰시지?”처럼 핀잔하는 분이 있는데, 내가 스스로 발자취 이야기를 쓴다면, 고려도 고구려도 발해도 옛조선도 아닌, 삼만 해나 삼십만 해나 삼십억 해를 아우르는 별빛노래를 그리고 싶다. 가까운 발자취도 그려내면 좋겠지만, 너무 다른 책·글에 기대어 어린이 역사책을 엮는 듯하다. 더구나 99.9가 아닌 0.1조차 안 되는 임금·벼슬아치·구실아치·먹물 틀에 너무 갇힌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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