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58. 한여름 논둑길에서 (15.8.1.)



  한여름 논둑길을 버스 장난감 안고서 하품하며 걷는 아이는 누구인가 하면, 바로 우리 집 귀염둥이요 개구쟁이인 작은아이로다. 잠을 덜 잤니? 잠이 모자라니? 너른 볕살 먹으면서 기운을 내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돌이,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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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8-04 09:45   좋아요 0 | URL
어랏! 벼리 머리 잘랐네요? 키가 훌쩍 더 커보여요. 무엇보다도 시원해보이고요.

숲노래 2015-08-04 09:56   좋아요 0 | URL
벼리가 스스로 머리카락을 깎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한여름에 아무래도 많이 덥고 힘들었나 봐요 ^^;;;
제가 날마다 알뜰히 묶고 땋아 주었으면
안 깎았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ㅠ.ㅜ
 

시골아이 157. 물아이 되기 (15.7.15.)



  아이는 골짝물도 처음에는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아직 낯설기 때문이다. 한 발씩 디뎌 보면서, 돌을 밟다가 미끄러져서 풍덩 하고 빠져 보면서, 또 어버이나 언니를 따라서 물살 센 곳에도 서 보면서, 비로소 물하고 사귄다. 물살이 거세게 흐르면서 물거품이 크게 이는 곳에 서서 손을 뻗는다. 느낌이 다르다. 숲에서 흐르는 물살이란, 물살이 빚는 소리란, 물살을 손발로 받아들이는 느낌이란, 참으로 기운차다. 이제 이곳에서 ‘물아이’가 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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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56. 똑같이 생긴 돌 (15.7.15.)



  골짜기에 돌을 주우며 놀던 큰아이가 문득 외친다. “이것 봐, 모두 똑같이 생긴 돌이야!” 크기는 다르지만 생김새는 비슷한 돌을 두 손으로 모은다. 어떤 돌인가 하고 들여다본다. 크기가 다른 돌이 물속에서 기나긴 해를 살면서 비슷한 무늬를 몸에 아로새겼다. 그렇구나, 그렇네. 시골순이는 돌을 한동안 들여다본 다음, “자, 이제 다시 너희 집에 돌아가.” 하면서 물속에 넣어 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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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55. 고구마 하나 얻고는 (12.4.17.)



  아랫집에 인사하러 들를 적에 아랫집 할매는 마당에 앉아서 큰파를 다듬으셨다. 아랫집 할매는 파다듬기를 하시며 고구마를 자셨다. 많이 삶았다면서 큰아이더러 하나 먹으라고 건네주셨다. 시골순이는 고구마 하나를 건네받아 맛나게 먹는다. 시골순이야, 고구마 맛 어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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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54. 내 신아 가지 마 (15.6.26.)



  빗물이 고인 도랑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면서 신에 묻은 흙을 떨구려던 놀이돌이가 그만 신을 놓친다. “안 돼. 내 신아, 가지 마.” 그러나 신은 살살 떠내려 간다. 손을 뻗어도 안 닿는다. 어떻게 할까? 그냥 찰방찰방 밟으면서 가서 신을 쥐고는 발을 다시 씻으면 되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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