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92. 감순이 감돌이 (2015.12.9.)
마을을 크게 한 바퀴 돌며 걷는 나들이를 갈 적에 감알을 반으로 갈라서 두 아이한테 나누어 준다. 두 아이는 감순이하고 감돌이가 되어 마을길을 걷고 달린다. 우리 셋은 감 석 알로 배를 든든히 하면서 겨울 들길을 누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시골아이 191. 흙발로 (2015.11.13.)
흙발로 마음껏 놀고 달리기에 시골돌이. 흙발로 어디이든 거리끼지 않고 드나들기에 시골돌이. 아무렴, 다 괜찮단다. 다만, 집에 들어올 적에는 옷에 묻은 흙은 털어 주라. 온 집안에 흙을 흩뿌리면 쓸고 닦기가 좀 힘들거든? 빨래는 얼마든지 하니까, 어디에서든 마음껏 놀고 나서 흙과 모래는 마당에 고이 내려놓아 주렴. ㅅㄴㄹ
시골아이 190. 씨앗 날리며 기뻐 (2014.1.22.)
시골순이가 아버지한테서 받은 박주가리 씨앗을 한손에 살포시 얹는다. 이런 다음 하늘을 보며 후우 하고 힘껏 분다. 솜털날개를 단 박주가리 씨앗은 아이 입김을 받고는 높이 날아올라서 바람을 가볍게 탄다. 훨훨 나는 박주가리 씨앗을 본 시골순이는 펄쩍펄쩍 뛴다. 시골돌이는 누나 곁에서 “저기 간다!” 하면서 함께 기뻐한다. ㅅㄴㄹ
시골아이 189. 버스 온다 어서 달려 (15.11.22.)
읍내마실을 다녀오려고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가 안 오니 시골순이랑 시골돌이는 한갓진 찻길을 이리저리 달린다. 이윽고 버스가 부릉거리며 저 너머에서 고개를 내민다. “버스 온다! 어서 가자!” 두 아이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면서 마을 어귀로 돌아온다. 어서 달리렴. 버스가 그냥 지나가지 않을 테지만 힘차게 달리렴.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