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78. 놀러 나가자 (15.10.20.)



  놀러 나가 볼까 하면서 사뿐사뿐 마당을 가로지른다. 대문도 살짝 뛰어넘으면서 고샅으로 들어선다. 대문은 열어 둔 채 동생이 세발자전거를 달리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폴짝폴짝 달린다. 바람이 불고 햇볕이 내리쬐고 새가 노래하고 우리는 이곳에서 이야기를 지으면서 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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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77. 푸른 들을 옆에 끼지 (15.7.31.)



  아이들하고 걷는 들길이 싱그럽다. 나는 이 들길이 사랑스러워서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달리기도 하고, 앞장서서 저만치 멀리 걷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걷기도 한다. 봄에는 푸릇푸릇하고 여름에는 짙푸르지. 가을에는 노랗고 겨울에는 누렇지. 철마다 다른 빛은 철마다 다른 숨결이고, 철마다 새로운 바람은 철마다 기쁜 노래이지. 푸른 들을 한여름에 옆에 끼면서 오늘 이곳에 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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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76. 네가 걸어가는 길 (15.5.24.)



  빨래터를 다 치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골순이는 씩씩하게 다른 길로 걸어가지. 나무가 곁에 있는 길로, 나무 바람이 부는 길로, 들내음이 피어나는 길로 씩씩하게 걸어가지. 저 먼 숲이 방긋방긋 웃네. 저 먼 하늘이 조잘조잘 노래하네. 우리는 다 함께 즐겁게 일하고 노는 시골스러운 하루를 누리는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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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75. 장대로 나무한테 닿기 (15.5.24.)



  시골순이 누나가 긴 장대를 뻗어서 후박나무 가지를 톡 건드린다. 서서도 뛰어서도 후박나무 가지에 안 닿으니까 장대를 써서 후박나무 가지를 만지겠단다. 이제 시골돌이도 누나를 따라서 후박나무 가지를 건드리고 싶다. 영차 하고 긴 장대를 들고서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한 끝에 드디어 나뭇가지를 건드린다. 야호 하고 노래를 하더니 거미줄도 건드리고 나비도 잡겠다고 부산을 떤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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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74. 범나비 애벌레 지켜보기 (15.9.27.)



  나비 애벌레를 나무한테 옮긴다. 애벌레를 옮길 적에 파란띠제비나비 애벌레인지 범나비 애벌레인지 살짝 헷갈려서 후박나무로 옮겼다. 아무튼 애벌레가 땅바닥을 기어다니도록 할 수 없어 먼저 나무에 올려 주었는데, 방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살피니 범나비 애벌레이다. 초피나무로 올렸어야 하는데 엉뚱하게 올렸다. 애벌레는 스스로 냄새를 맡으며 초피나무로 건너갈 수 있을까. 시골돌이는 꼬물꼬물 기는 애벌레를 지켜본다. 올해에 우리 아이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애벌레를 아주 실컷 본다. 마당에 큰나무가 있으니 나비도 애벌레도 마음껏 만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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