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68. 옷 안 적시고 놀기 (15.9.14.)



  빨래터를 다 치웠는데 놀이순이는 “난 옷 적시기 싫어.” 하면서 샘터에 엉덩이를 폭 적시며 앉는다. 응? 얘야, 그렇게 앉아도 옷은 젖을 텐데? 엉덩이만 대고 앉으면 속옷도 치마도 다 젖지. 하하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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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67. 내가 물 주고 싶어 (15.8.31.)



  산들보라는 나이를 차츰 먹으면 먹을수록 “내가 할래”라든지 “내가 해 보고 싶어” 같은 말을 곧잘 한다. 누나가 무엇이든 아주 잘 하니까 누나한테만 심부름을 맡기는 셈이 되는데, 산들보라는 제가 앞장서서 하겠다면서 달린다. 옥수수를 옮겨심은 뒤에 물을 주는 일도 산들보라가 바가지를 챙겨서 물을 들고는 쏟을랑 말랑 종종걸음으로 다가와서 뿌린다. 그러나 옥수수 아닌 엉뚱한 곳에만 뿌려서 아버지가 제대로 다시 뿌려 주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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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66. 맨발로 마당에 앉아서 (15.9.2.)



  아이들더러 마당에서 맨발로 놀다가 안으로 들어올 적에는 섬돌에 놓은 걸레로 발을 털거나 대야에 물을 받아서 씻으라고 얘기하지만 늘 잊는다. 날마다 흙먼지를 쓸고 쓸어도 늘 그대로 있다. 아이들은 맨발로만 놀지 않는다. 마당에 얼마든지 털푸덕 주저앉는다. 옷으로도 모래를 끌고 들어온다. 그렇지만 아이인걸. 아이답게 놀 수밖에 없겠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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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65. 흙무더기 꼭대기에서 (15.8.31.)



  놀이순이가 흙무더기에 올라간다. 아무 두려움이 없이 올라간다. 씩씩하게 올라간다. 새로운 놀이가 되리라 온몸으로 찌릿찌릿하게 느끼니 올라간다. 그리고, 드디어 흙무더기 꼭대기에 올라서서 두 팔을 곧게 펼친다. 놀이돌이는 누나처럼 흙무더기 꼭대기까지 오르지 못한다. 놀이돌이는 누나를 아주 멋지게 올려다보면서 자랑스러워 한다. 자랑스러워 해도 넉넉한 놀이순이는 흙무더기 꼭대기에서 내려올 적에 펄쩍 뛴다. 아아, 사랑스럽구나. 시골에서 노는 네 몸짓은 모두 나비춤이요 멋진 나비놀이로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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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64. 우리가 달리는 길 (15.8.25.)



  우리가 달리는 길은 우리 마을길이다. 우리가 뛰노는 곳은 우리 보금자리이다. 우리가 사는 곳은 우리 꿈터이다. 우리가 가꾸는 살림은 우리 사랑노래이다. 장난감을 손에 쥐고 시골돌이가 달리는 길에 고운 이야기가 한 타래씩 서리리라 본다. 비가 멎고 바람이 불며 구름이 흐르는 이곳에서 풀노래를 들으면서 시골꽃 같은 웃음을 피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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