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42. 2014.4.20. 노란꽃 냄새 맡기



  낡은 사진기로 사진놀이를 하던 아이가 노란 꽃송이를 하나 톡 꺾는다. 네 살 작은아이는 아직 꽃이름을 모른다. 하얗게 피면 흰꽃이고 노랗게 피면 노란꽃이다. 노란 민들레꽃을 코에 댄다. 킁킁 냄새를 맡는다. “음, 냄새 좋다.” 냄새가 좋니? 그래, 네 숨결을 곱게 살리는 좋은 꽃이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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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41. 2014.4.20. 등꽃 곱지



  등나무는 치렁치렁 꽃을 매단다. 등나무는 으레 다른 나무를 타고 오르거나 어딘가 붙잡고 빙그르르 돌면서 뻗곤 한다. 이렇게 뻗고 뻗으면서 꽃을 치렁치렁 드리운다. 사월에 한껏 피어나는 등꽃은 어느 모로 보아도 곱다. 등나무 줄기가 마구 뻗으면 골이 아프구나 싶지만, 등나무는 워낙 잘 뻗으니 등나무 그늘을 마련하기에 좋기도 하다. 아무튼, 아이를 불러 “자, 저기에 등꽃이 있어. 보이니?” 하고 묻는다. 아이는 어디에 있는지 못 알아본다. 한참 기다린다. 드디어 아이가 등꽃을 알아본다. “나, 저거 갖고 싶어.” “등나무한테 물어 봐야지. 등나무야, 하나 꺾어도 될까?” 꽃송이 줄줄이 달린 등꽃줄기를 한손으로 든다. 가만히 바라본다. 꽃내음이 훅 끼친다. 사월을 빛내는 고운 등꽃이 골짜기마다 가득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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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40. 민들레씨를 보면 (2014.5.3.)



  시골순이요 꽃순이인 사름벼리는 꽃을 보면 지나치지 못한다. 꽃 가운데 민들레처럼 하얗게 맺혀 호 불 수 있는 씨앗을 보면 더더구나 지나치지 못한다. 길을 가다가도 ‘어!’ 하고 멈춘다. 돌아가서 호 불거나 꽃대를 톡 꺾어서 호호 불며 걷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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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9. 2014.4.18. 민들레씨 불기



  씨앗을 동그랗게 매단 민들레 꽃대를 여럿 꺾어 한손에 쥐고는 바람을 입에 가득 모아서 후 하고 분다. 또 바람을 모아 후 하고 분다. 불고 불고 또 분다. 민들레씨는 아이가 부는 바람을 타고 훨훨 난다. 바람을 불어도 안 떨어지는 씨앗은 손가락으로 뽁뽁 뽑아서 손바닥에 얹어서 날린다. 이듬해에는 이곳에 민들레꽃이 더욱 많이 피어나겠구나. 네 사랑을 받고서.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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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8. 2014.4.15. 등꽃아이



  등꽃이 피었다. 늦여름부터 가으내 등나무 줄기가 얽혀 도서관 창문을 다 가린다 싶더니, 봄에는 등꽃이 찰랑찰랑 빛난다. 등꽃을 보면 등나무 줄기가 휘휘 뻗는 일을 미워하지 못한다. 치렁치렁 고운 등꽃을 한 줄기 따서 큰아이한테 건넨다. 예쁘장한 등꽃줄기를 들고는 좋아서 노래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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