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67. 2014.9.28. 탱자순이



  그리 크지 않은 탱자나무에 올해에도 탱자알이 노랗게 잘 익는다. 아이들 키높이로 탱자알이 몇 있다. 낮은 곳에 맺힌 탱자는 아이들이 손수 따도록 한다. “따도 돼?” 그럼. 따도 되지. 가시가 있으니 잘 살펴서 따렴. 노오란 탱자를 만지는 손은 노오랗게 물들고, 상큼한 냄새가 퍼지는 탱자를 딴 손은 상큼한 기운이 가득 젖어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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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66. 2014.10.15. 나물돌이



  뒤꼍 올라가는 길목은 볕이 잘 든다. 봄마다 쑥이 아주 잘 돋는다. 이 둘레에서 무화과나무가 자라고, 다른 풀씨도 사뿐사뿐 내려앉는다. 나물돌이가 되어 주는 산들보라하고 가을풀을 뜯는다. 가을볕을 먹고 갓 돋는 풀은 보들보들 싱그러운 내음과 맛을 베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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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65. 2014.10.12. 우리 집 호박이야



  우리 집 뒤꼍에서 스스로 뿌리를 내려 스스로 나는 호박을 딴다. 뒤꼍에서 딴 다른 호박을 다 먹지도 못했는데 벌써 이만큼 굵는다. 이 아이를 다 먹기 앞서 다른 호박이 또 굵을 테고, 자꾸자꾸 다른 호박이 굵을 테지. 하나하나 거두는 열매를 알뜰히 건사하는 길을 살펴야 겨우내 두고두고 먹겠지. 꽃순이가 꽃돌이한테 ‘우리 집 호박’을 건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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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10-17 14:46   좋아요 0 | URL
호박도 아이도 너무 예쁘네요.

숲노래 2014-10-17 15:47   좋아요 0 | URL
예쁜 아이를 알아보아 주시는
고고씽휘모리 님도 예쁩니다~ ^^

하늘바람 2014-10-17 17:31   좋아요 0 | URL
아이랑 호박. 넘 이뻐요 어쩜 둘다 이리 곱게 기르셨어요

숲노래 2014-10-17 20:21   좋아요 0 | URL
모두 스스로 아름답게 잘 자라는구나 싶어요~
 

꽃아이 64. 2014.10.3. 누나가 따 줄게



  네 사람이 길을 걷는다. 네 살 둘째 아이가 제법 먼 길도 씩씩하게 걸을 수 있기에 참으로 기쁘게 길을 걷는다. 이 자그마한 아이가 업히거나 안기지 않고 꽤 먼 길을 함께 걸을 수 있기까지 얼마나 기다렸는가. 앞으로 더 자라야 더 씩씩하게 걸을 텐데, 시골마을 들길을 거닐면서 이곳에서 이 꽃을 만나고 저곳에서 저 꽃을 마주한다. 꽃순이 누나가 꽃돌이 동생한테 커다란 코스모스를 톡 끊어서 준다. 두 가지 빛깔로 끊어서 건넨 뒤, 꽃순이도 두 송이를 하나씩 손에 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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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63. 2014.10.3. 머리에 꽃돌이



  시골 길가에 흐드러진 코스모스를 본 두 아이가 꽃송이를 꺾는다. 한참 들고 놀다가 들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곁님이 작은아이 머리에 꽃송이를 엮어 준다. 산들보라는 어느새 꽃돌이가 된다. 손을 뻗어 머리를 만지작거리다가 아주 좋아한다. 그래, 너는 참말 고운 꽃돌이로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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