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77. 2015.2.24. 이 꽃 알아



  꽃순이와 함께 들마실을 하다가 갓꽃을 본다. 갓꽃을 보고는 “여기 갓꽃 피었네.” 하고 말하니, “나 이 꽃 알아. 예전에 봤어.” 하고 말한다. 손가락으로 콕 집어 가리키면서, “이 꽃 줄기 먹어 봤잖아. 맛있었어.” 그렇구나.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먹은 꽃줄기는 ‘갓꽃줄기’가 아니라 ‘유채꽃줄기’란다. 그런데 갓꽃줄기도 먹을 만하겠지. 갓꽃줄기는 어떤 맛일까? 살짝 쓴맛이 돌까? 유채꽃줄기는 시원하고 싱그러운 맛이 났는데.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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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2015-03-03 06:52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꽃과 사는 아이들이 부러워요. 저도 시골 마을에 사는 꿈을 그려봅니다. ^^

숲노래 2015-03-03 07:29   좋아요 1 | URL
가슴에 품은 꿈은 언제나 곱게 흘러서
머지않아 이루어지리라 생각해요.
즐겁게 시골살이 누리는 꿈을
날마다 기쁘게 품어 보셔요~
 

꽃아이 76. 2015.2.25. 살갈퀴순이



  살갈퀴가 돋는다. 아니, 벌써 돋았다. 우리는 기쁘게 살갈퀴를 훑으러 마실을 나온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천천히 달리는 아이들을 따라서 살갈퀴밭으로 간다. 해마다 살갈퀴가 곱게 우거지는 곳이 있다. 가만히 보면 풀은 저마다 ‘밭’이 있어, 그 ‘밭’에는 한 가지 풀이 매우 많이 돋는다. 온갖 풀은 서로서로 제 ‘밭’이 있는 한편, 서로 예쁘게 어우러지는 ‘마당’이 있다. 살갈퀴밭에서 살갈퀴를 훑는데 꽃순이가 묻는다. “얘, 꽃이 피려고 해!” 꽃몽오리를 보았구나. “그래, 꽃도 먹지.” “꽃도 먹어?” “그럼, 지난해에 많이 먹었는걸.” 우리는 꽃도 잎도 줄기도 뿌리도 다 먹지. 우리하고 봄나물하고 똑같은 숨결인걸.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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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75. 2015.2.25. 보라풀꾼



  봄나물로 먹을 유채잎을 뜯는다. 두 아이는 한손에 유채잎을 쥔다. 큰아이는 천천히 걷는데, 작은아이는 달린다. 작은아이는 달리면서 틈틈이 유채잎을 조금씩 뜯어서 입에 넣는다. 맛있는 줄 아는구나. 우리 몸이 되면서 곱다시 피어나는 멋진 풀이란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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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74. 2015.2.22. 매화나무 곁에서



  아침에 우리 집 나무들한테 인사하자고 하니, 여덟 살 꽃순이는 할아버지한테서 선물로 받은 옷을 차려입고서 온갖 나무를 두루 돌다가 매화나무 곁에 서서 가만히 줄기를 쓰다듬고 꽃몽오리를 어루만지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매화꽃이 얼른 피기를 바라면서 매화나무 곁에 오래오래 서서 곰곰이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 매화나무에 매화꽃이 곧 필 테니 날마다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렴. 다만, 이 아이들은 제때에 제대로 활짝 피어날 테니까, 너무 일찍 꽃이 터지라고 하지는 말자. 꽃이 활짝 피고 난 뒤에 꽃샘추위가 찾아들면 이 아이들은 찬바람에 벌벌 떨어야 하거든. 따사로운 볕과 바람으로 하루가 가득한 날에 이 아이들이 모두 방긋방긋 웃으면서 터질 테니, 이튿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자주 찾아와서 상냥하게 인사하면서 이야기하자.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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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73. 2015.1.4. 향나무 심기



  뿌리가 뽑힌 채 구르는 향나무를 본 꽃아이는 “나무를 살리고 싶어.” 하고 말하면서 아직 푸른 잎이 달린 가지를 살짝 꺾는다. 아이 손에 맞게 조그마한 가지를 꺾은 뒤, 도서관 어귀에 흙을 손바닥으로 그러모아서 심는다. 이대로 될까? 돌을 더 모아서 단단하게 다진다. 그런데 이대로 될까? 다음에 호미나 꽃삽을 가지고 와서 땅을 판 다음에 깊이 심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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