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32. 2014.2.20. 봄까지꽃하고 놀자

 


  다시 봄이다. 조그마한 꽃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다. 숲에서는 숲꽃이 피고 들에서는 들꽃이 필 테지. 논둑과 밭둑에도 봄꽃이 피고, 빈터라든지 시멘트가 쪼개진 틈으로도 봄꽃이 피리라. 우리 집 마당도 봄꽃이 흐드러지기에 좋은 자리이다. 농약도 안 치고 불도 안 지르니 봄꽃은 신나게 고개를 내민다.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 어디에서라도 함부로 농약을 칠 수 없으리라. 봄꽃은 봄나물이요, 아이들과 좋은 삶벗이자 놀이동무이다. 언제나 곁에서 아이들을 지켜볼 뿐 아니라, 아이들이 가만히 꺾어 머리에 꽂거나 가락지로 삼으면서 하루를 함께 지내는 사이가 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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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1. 2013.11.8.ㄴ 동생이랑 깨꽃 먹기

 


  꽃술을 뽁 뽑아서 쪽쪽 빨아먹는 빨간 꽃이 있다. 큰아이가 혼자서 뽁뽁 뽑아서 쪽쪽 먹는다. “벼리야, 동생도 먹고 싶지 않을까?” “응. 알았어.” 큰아이는 수레에 앉은 동생한테 하나 갖다 준다. 작은아이는 입에 꽃술을 물고는 쪽쪽쪽 하고 논다. 이윽고 하나 더 뽑아서 내민다. 작은아이는 또 받아서 입술로 물어 쪽쪽쪽 빨아서 먹는다. 빨갛게 빛나는 이 꽃을 ‘쪽쪽꽃’이라고 해 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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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0. 2013.11.8. 가을꽃 어린이

 


  가을이면 마을마다 논둑을 노랗게 물들이는 산국이 그득하다. 이 산국은 언제부터 시골마을 논둑마다 피어났을까. 어떤 빛이 드리우면서 노란 꽃송이 되었을까. 멀리까지 꽃내음 날리는 산국이 있는 곳으로 간다. 꽃 한 송이를 꺾는다. 손에 쥐고 논길을 달린다. 꽃내음이 골고루 흩어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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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1-10 13:02   좋아요 0 | URL
산국도 예쁘지만 벼리가 더 예쁩니다~^^

숲노래 2014-01-10 13:46   좋아요 0 | URL
꽃 들고 달리는 아이가 참 예뻐요.
한손으로는 작은아이 태운 수레를 미느라 기울기를 제대로 못 맞추고 찍었지만,
참 예쁘지요~
 

꽃아이 29. 2013.12.1. 조롱박 안고

 


  큰아이가 거의 머리통만 한 조롱박을 하나 품에 안는다. 박씨가 조용히 퍼져서 꽃을 피우고 이렇게 열매까지 맺었겠지. 손을 타지 않고 덩그러니 매달린 조롱박을 하나 딴다. 박 안에는 씨앗이 있을 테지. 어떤 씨앗이 어떻게 있을까. 이듬해에도 같은 자리에서 새롭게 박덩굴 오르면서 조롱박이 다시 맺을까. 제법 무거운 박덩이를 두 손으로 감싸고 품에 안는다. 흙이 베푸는 선물을, 햇볕과 바람과 빗물이 일군 고운 선물을, 아이는 기쁘게 맞아들여 활짝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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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28. 2013.12.1. 억새씨앗 날리기

 


  함께 들마실을 하다가 억새를 보고는 한 포기 뽑으려 하는데, 한손에 겉옷을 쥔 터라 잘 안 뽑힌다. 이러다가 억새씨앗만 한 움큼 뜯는다. “오잉?” 하던 큰아이는 한 움큼 쥔 억새씨앗을 손바닥에 펼치고는 후후 불어 본다. 하나씩 날아가지 않고 뭉텅이로 툭 떨어지듯 날아간다. 이내 다시 억새를 훑고 또 날리고 다시 날리면서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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