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62. 2014.3.12.

 


  새봄을 맞이한 밥상에 아직 봄풀을 잔뜩 올리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이것저것 풀밥을 차릴 수 있으니 기쁘다. 봄풀이 더 돋으면 봄꽃 맺힌 풀줄기도 밥상에 올릴 수 있겠지. 다른 마을에는 별꽃나물이나 코딱지나물도 밥상에 올릴 테지만, 우리 집 둘레에서는 아직 별꽃나물이나 코딱지나물을 뜯기에 멀다. 다른 곳보다 늦는 만큼 다른 곳보다 늦게까지 풀밥을 즐기는 셈이니 천천히 기다린다. 얘들아, 우리 오늘도 즐겁게 꽃밥 먹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4-03-13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13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밥 먹자 61. 2012.5.30.

 


  아이들은 자라는 동안 젖살이 빠진다. 두 살 네 살 여섯 살을 지나고 여덟 살 열 살이 되는 동안 볼이며 팔뚝이며 다리이며 통통한 빛이 차츰 사라진다. 몸과 팔다리가 곧게 뻗는다. 무엇을 먹고 이렇게 예쁜 몸이 되니? 너희들은 밥만 먹으면서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몸으로 자라니? 입안 가득 맛있는 밥을 넣고 우물우물 씹으면서 즐거운 마음이 되기에, 날마다 새롭게 자랄 수 있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밥 먹자 60. 2012.5.13.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란다. 혼자서 수저질을 잘한다. 큰아이와 함께 노는 작은아이를 바라보면서 이 아이들이 어느새 이만큼 자랐는가 새삼스레 돌아본다. 작은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큰아이와 훨씬 오래 어울리면서 놀았을까. 작은아이가 태어났기에 큰아이는 더 재미나게 놀면서 하루를 빛낼 수 있을까. 아이들이 깊이 잠든 밤에 부엌에서 쌀을 헹구고 설거지를 한다. 땅밑물을 쓰기에 설거지를 늘 조금씩 남겨 밤에 물을 끌어올리곤 한다. 밤에도 한두 차례 물이 흘러야 아침에도 쓰기에 좋다. 아침을 차리자면 앞으로 너덧 시간쯤 남았지만 오늘은 무슨 밥을 차리며 아이들을 즐겁게 할까 하고 헤아려 본다. 문득 예전 모습을 그린다. 작은아이가 한창 젖떼기밥을 먹을 즈음 큰아이는 혼자 밥상을 받곤 했다. 작은아이를 달래고 어르느라 큰아이한테 미처 손을 못 쓸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때에도 큰아이는 혼자 받는 밥상을 씩씩하고 대견스레 받아들여 주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밥 먹자 59. 2014.2.11.

 


  손을 뻗어 김치를 집는다. 음성 할머니한테서 얻은 김치를 여러 날 즐겁게 먹는다. 나는 김치를 못 먹어 집에서 김치를 담그지 않는다만, 아이들은 곧잘 맛나게 먹는다. 곰곰이 따지면, 풀밥이란 내가 즐기는 밥일 수 있다. 아이들은 김치라든지 온갖 양념으로 버무린 밥을 좋아할 수 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밥 먹자 58. 2014.2.23.

 


  작은아이가 조그마한 요리책을 들고 와서 밥상에 올려놓더니 “이거 먹고 싶어.” 하고 말한다. 응? 너 고것이 무언지 아니? 이쁘게 차린 밥을 먹고 싶다는 뜻인지, 고기로 차린 밥을 먹고 싶다는 뜻인지 살짝 헤아려 본다. 우리 집 아이들이 고기를 맛본 지 제법 되었다고 떠오른다. 가끔은 고기밥도 해야 할까. 아니, 날마다 먹는 밥을 한결 예쁘게 차려야지. 아이들이 보는 눈이 있으니 말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