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72. 2014.4.26.



  날마다 먹고 또 먹으니, 정구지잎이 쓰거나 매운지 못 느낀다. 아니, 우리 집에서 돋는 정구지잎은 달고 맛나다고 느낀다. 집에서 뜯는 풀을 먹다가 밥집에서 내놓는 풀 반찬을 먹으면 거의 맹물과 같은 맛이 난다고 느낀다. 풀을 먹는대서 다 좋은 밥이 아니라, 제 보금자리에서 돋는 풀을 먹어야 비로소 좋은 밥이 된다고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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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71. 2014.5.2.



  밥상에 맨 먼저 올리는 접시는 풀접시이다. 마당에서 뜯은 풀을 물에 헹군 뒤 접시에 담아 밥상 한복판에 놓는다. 배가 고프면 풀부터 입에 넣어 잘근잘근 씹어야지. 다른 것을 먹으면 배고픔이 쉬 가시지 않지만 풀줄기나 무를 씹으면 배고픔이 살살 가신단다. 이제 너희가 수저를 정갈하게 놓고 밥상맡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국이며 밥이며 다른 반찬이며 올리기를 기다리면 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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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70. 2014.5.1.



  어여쁜 아이들아, 볕 좋은 봄날에는 마당에서 먹는 밥이 한결 맛있단다. 햇볕을 듬뿍 쬐고, 꽃내음을 맡으면서, 나뭇잎을 스치는 싱그러운 바람을 함께 들이켜 보렴. 네 몸이 무럭무럭 자라면서 씩씩하게 빛나는 기운을 느낄 수 있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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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69. 2014.4.23.



  후박나무 그늘이 드리우는 평상으로 밥상을 내놓는다. 후박꽃에 벌이 잔뜩 달라붙어 웅웅거린다. 큰아이가 벌에 한 차례 쏘이고서는 벌 소리만 들어도 가까이 가려 하지 않으나, 함께 앉으면 어떠할까 생각하며 마당에서 밥을 먹는다. 작은아이는 벌에 안 쏘이기도 했지만 벌을 손으로 만지기도 하면서 아무렇지 않다. 큰아이가 맛나게 먹기를 바라며 아침부터 쑥국에 라면을 풀어서 넣고, 밥에 봄까지꽃을 하나 얹는데, 한 술만 뜨고 집으로 들어간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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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4-24 05:59   좋아요 0 | URL
저도 어려서 벌에 쏘인 경험이 있어 벌을 무서워 합니다.
엄마가 된장을 발라주었던 기억도~ ㅋㅋ

내일 저녁모임에 비빔밥 하면서 화단에서 자란 제비꽃을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봄까지꽃을 올려도 이쁘네요.^^

숲노래 2014-04-24 07:48   좋아요 0 | URL
봄에 피는 꽃은 무엇이든
밥에 얹어 꽃밥이 되어
환하고 더 싱그러운 빛이 감돌지 싶어요~ ^^

appletreeje 2014-04-24 08:36   좋아요 0 | URL
보기만 해도, 절로 마음이 깨끗해지고 싱그러운 꽃밥상입니다~
다 좋지만 마지막 사진이 '꽃밥'을 먹는 삶을 정갈히 이야기해주는 듯
참 좋네요~*^^*

숲노래 2014-04-24 09:16   좋아요 0 | URL
꽃을 먹으면서
몸에도 마음에도
고운 꽃내음이 깃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해요.
 

꽃밥 먹자 68. 2014.4.15.



  아이들이 마당과 뒤꼍에서 꽃을 꺾으며 논다. 마을에는 경관사업을 하느라 유채꽃이 한창이고, 우리 집에는 옛날부터 스스로 씨를 드리우며 자라는 갓꽃이 한창이다. 노란 갓꽃을 따고 봄까지꽃을 딴다. 이 꽃들을 밥상맡에 놓고 밥을 먹는다. 꽃내음을 누리려고 꽃을 꺾었니? 밥상맡에 꽃을 놓으니 한결 고우면서 밝으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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