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77. 2014.6.8.ㄱ 풀물을 함께 짜다


  소쿠리에 가득 뜯은 풀을 헹군다. 풀물 짜는 기계를 책상에 올린다. 전기를 넣어 윙 돌린다. 아이들이 달라붙어 서로 풀을 넣겠다고 한다. 다 함께 먹을 풀물이니 너희 손길을 받아 풀을 넣으면 더 재미있겠구나. 올해 들어 첫 풀물을 짠다. 이제부터 날마다 풀물을 짤 생각이다. 싱그럽게 돋은 우리 집 온갖 풀이 고맙다. 풀잎도 나뭇잎도 모두 우리 몸으로 스며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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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76. 2014.5.24.



  감꽃을 주워서 밥에 얹는다. 그런데, 카레밥을 한 날 감꽃을 얹었네. 짜장밥을 해서 얹으면 꽃빛이 환하게 돋보일 텐데. 노란 밥을 하고는 노란 꽃을 얹다니. 이런 바보스러운 밥차림이 어디 있나. 그렇지만 아이들은 노란 밥에 얹은 노란 꽃을 곧장 알아챈다. 밥보다 감꽃을 먼저 살그마니 쥐어서 입에 넣고 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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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5-26 03:54   좋아요 0 | URL
노란 카레밥 위에 살포시 놓인 감꽃이 오히려 바탕이 노란색이라 그런지
왠지...작은 노란 장미꽃 봉오리 같게도 보이네요. ㅎㅎ
(모양은 장미가 아닌데도요..^^ )

숲노래 2014-05-26 08:56   좋아요 0 | URL
감꽃은 이토록 작은데
감알은 참 굵고 크게 맺히니
감이란 아주 대단해요
 

꽃밥 먹자 75. 2014.5.12.



  양배추하고 마당에서 뜯은 풀을 된장으로 무친다. 무를 썰고, 오이와 당근과 고구마를 썬다. 썰면서 생각한다. 어떻게 썰면 더 예쁘게 보일까. 어떻게 썰 적에 아이들이 재미나게 바라보면서 맛나게 손에 쥘까. 돼지고기튀김을 굽는다. 풀무침에 얹는다. 보라야, 고기만 집지 말고, 고기 밑에 있는 풀무침도 다 먹어야지? 밥에 심은 당근을 먹어 보렴. 밥과 함께 끓인 당근은 입에서 그대로 녹는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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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74. 2014.5.6.


  돼지고기튀김을 올리려면 불판에 기름을 둘러서 지져야 하나 생각하는데, 곁님이 문득 말한다. 튀긴 것을 또 튀기면 너무 기름지다고. 스탠냄비를 달구어 구워 보라고 덧붙인다. 그렇구나 하고 스탠냄비를 한참 달군다. 밥과 국을 끓이면서 스탠냄비를 달군 뒤 밥이 끓을 즈음 스탠냄비에 손가락을 살살 스쳐 본다. 제법 뜨겁구나 싶으면 언 돼지고기튀김을 올린다. 그러고는 뚜껑을 덮는다. 국이 끓어 간을 맞출 즈음 돼지고기튀김을 뒤집는다. 밥이 얼추 익어 섞을 즈음 한 번 더 뒤집는다. 국이 다 끓어 불을 끌 즈음 또 뒤집는다. 마당에 내려가 풀을 뜯은 뒤 새로 뒤집고, 풀을 다 헹구어 접시에 담아 밥상에 올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뒤집고 불을 끈다. 아이들을 불러 수저를 바르게 놓도록 하고는 국과 밥을 먼저 떠서 건넨다. 이제 가위로 알맞게 썰어 밥상에 올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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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73. 2014.5.3.



  무밥을 끓인다. 어제 먹고 남아 아침까지 온 무조각을 밥냄비에 넣는다. 보글보글 밥이 끓고 무는 밥 사이에서 알맞게 익는다. 밥에 섞인 무는 속이 맑게 비친다. 된장을 푼 국을 놓고 돌나물 하나 밥그릇에 올린다. 얘들아 푸른 빛이 고운 밥을 먹으면서 푸른 숨결 그득한 노래를 부르면서 놀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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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4-05-08 09:17   좋아요 0 | URL
그릇들도 예쁘네요~

숲노래 2014-05-08 09:59   좋아요 0 | URL
예쁜 마음으로 예쁜 밥을 먹기를 바라면서
이럭저럭 밥상을 차리곤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