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82. 2014.7.24. 손님 밥상



  곁님이 미국으로 람타학교 공부를 하러 떠난 뒤, 세 식구가 단출히 먹는 밥상이었는데, 손님이 한 분 오시면서 밥상이 꽉 찬다. 세 사람이 앉을 적하고 네 사람이 앉을 적은 이렇게 달라지네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한 사람이 있어 뿜는 기운과 나누는 빛이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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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81. 2014.7.8. 부엌을 치우고 나서



  지난주에 곁님과 부엌과 집안을 신나게 치웠다. 아직 다 치우지는 못했다. 손님맞이를 앞두고 참 바지런히 치웠다. 여러 날 손님을 맞이했고, 손님이 모두 돌아갔다. 그러고 난 이튿날 아침은 쉬고, 다음날 아침에 “아버지 배고파요” 하면서 부르는 큰아이 말을 듣고 다시금 신나게 기운을 내어 밥을 차린다. 자, 우리 함께 맛나게 아침을 먹으면서 하루를 열까. 즐겁게 먹으면서 하루를 밝히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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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80. 2014.6.26. 수저 놓아 주렴



  밥과 국이 다 되었다. 아이들을 부른다. 얘들아 수저를 놓아 주렴. 그런데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 배고프다 할 적은 언제이고, 밥을 다 해서 밥상에 올리려고 하면서 수저를 놓아 달라니 오지를 않네. 한참 기다리다가 밥상에 이것저것 다 올리고 나서 수저까지 찬찬히 혼자서 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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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79. 2014.6.13. 풀물을 먹자



  풀을 뜯어서 물을 짠다. 우리 집 둘레에서 돋는 풀이 우리 식구 몸을 튼튼하게 가꾸어 주리라 생각하면서 물을 짠다. 풀물을 유리병에 담고 물을 섞는다. 아이들이 앞으로 입에 익숙할 무렵 물을 조금씩 섞을 생각이다. 큰아이는 스스로 천천히 풀물을 마신다. 작은아이는 내가 입에 대고 먹여야 마신다. 앞으로 아이들이 제법 크면, 아이들이 손수 뜯은 풀로 물을 짜서 마실 수 있을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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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78. 2014.6.8.ㄴ 싱그러운 고들빼기


  우리 집 고들배기잎을 톡톡 끊은 뒤 물로 살살 헹구어 밥상에 올린다. 고들빼기잎을 톡 끊으면 하얀 물이 나온다. 하얀 물은 곧 마르고, 잎도 이내 시든다. 고들빼기잎은 밥과 국을 모두 마친 다음 집 둘레를 휘 돌아 바지런히 뜯는다. 뜯자마자 바로 다 먹어야 맛나다. 생각해 보면, 어느 풀이든 뜯고 나서 바로 먹을 때에 가장 맛나다. 싱그러운 풀을 싱그럽게 먹으면서 싱그럽게 새 숨결 얻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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