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21. 2014.10.16. 어느 가을밥



  어느 가을날 밥상을 조촐히 차리고 기지개를 켠다. 자, 이제 다 둘러앉아서 먹자. 어머니도 아버지도 너도 나도 함께 먹자. 가볍게 먹으면서 가벼운 몸이 되고, 기쁘게 먹으면서 기쁜 마음이 되기를 바라. 밥을 차리면서 빙긋빙긋 웃고 노래했거든. 이 노래와 웃음을 밥 한 숟갈마다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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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20. 2015.10.14. 숟가락만 쥐어



  저녁 내내 일하며 바쁜 탓에 미처 저녁밥을 제때 못 차렸다. 아이들이 배고프겠네. 배고플 텐데 얌전히 기다려 주니 참으로 고맙구나. 가장 빨리 차려서 먹을 밥을 마련해야겠구나. 이것저것 잘게 썰고 치즈를 두 장 녹이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후다닥 비빔밥을 한다. 자, 이제 숟가락만 쥐어. 숟가락만 있으면 함께 먹을 수 있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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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19. 2015.10.11. 한 접시 밥



  한 접시 밥을 줄 적에는 한 접시에 담은 먹을거리를 알뜰히 비우자는 뜻이 되기도 하고, 한 접시에 골고루 맛난 밥을 얹는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우리 함께 즐겁게 먹고, 모자라면 더 먹고, 많으면 남기자. 우리가 남긴 밥은 모두 마을고양이 몫으로 가니까, 먹을 수 있는 만큼 기쁘게 먹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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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18. 2015.6.13. 토마토 곁들이기



  고기를 볶다가 문득 궁금하기도 해서 토마토를 곁들였다. 고기볶음이 거의 다 될 무렵 토마토를 조금 썰어서 넣고 함께 버무렸다. 왜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할 말이 없지만, 살짝 새로우면서 재미있게 먹으려는 마음이다. 마당에서 돋는 풀도 한 줌씩 뜯어서 함께 볶는데, 이 풀 저 풀 신나게 섞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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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17. 2015.6.6. 내가 먹고 싶어서



  올해처럼 배추를 많이 늘 먹은 적이 없지 싶다. 이제껏 살며 배추를 이렇게 날이면 날마다 신나게 먹은 적이 없다고 느낀다. 왜 나는 올해에 우리 집 꽃밥상에 늘 배추를 올렸을까. 어릴 적에는 배추김치도 배추절임도 하나도 못 먹었는데 왜 올해에는 이토록 배추를 먹을까. 몸에서 바라기도 했을 테고, 배추맛을 알기도 했을 테지. 게다가 배추는 꼭 김치로 먹지 않아도 국이며 다른 나물이며 얼마든지 새롭게 차릴 수 있다. 아이들도 배추를 간장이나 된장에 찍어서 먹는 맛, 그냥 날로 먹는 맛을 올들어 아주 신나게 배운다. 우리 함께 언제나 맛있게 먹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밥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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