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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30. 큰아이―노래그림



  내가 스무 해쯤 앞서 즐겨부른 노래 가운데 하나를 노랫말을 고쳐서 큰 그림종이에 적어 본다. 아이들과 새롭게 부르고 싶어서 노랫말을 몽땅 뜯어고친다. 왜냐하면, 이 노래에 깃든 예전 노랫말은 ‘사회와 싸우는 사람’ 이야기만 흐르기 때문이다. 나는 나하고도 남하고도 싸울 마음이 없다. 나는 나하고도 남하고도 아이들하고도 어깨동무하면서 춤추려 한다. 이 시골에서 우리 삶터를 가꾸는 이야기를 노랫말에 담으려 하고, 이 노랫말을 아이들과 함께 되새긴다. 노랫말을 새롭게 쓰고 남은 자리는 큰아이한테 그림을 맡긴다. 큰아이는 빈자리에 곱다시 그림을 넣어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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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6. 큰아이―마실길 글월



  인천으로 마실하는 길에 전철에서 글월을 쓰기로 한다. 큰아이는 큰아버지한테 글을 쓰고, 작은아이는 큰아버지를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린다. 그림엽서를 한 장씩 받아서 뒤쪽에 쓰고 그린다. 큰아이는 새로운 말을 더 듣고 새기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글월에 담을 수 있으리라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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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 큰아이―글에 그림에



  그림종이에 글을 옮겨적는다. 큰아이가 큰 종이를 작게 오려서 쓰기를 너무 좋아한다고 느껴,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도록 하려고, 일부러 큰 종이에 색연필 조각으로 글을 적는다. 오른쪽에 남은 빈자리에는 큰아이가 ‘글에 맞게’ 그림을 그리도록 한다. 이러고 나서, 이 글을 공책에 쓰라 하니, 큰아이도 색연필 조각으로 글을 쓴다. 우리는 무엇으로도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단다. 너도 잘 알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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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2015-01-31 14:14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의 글말, 아이의 글도 닮아있네요.

숲노래 2015-01-31 22:3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저도 아이한테서 여러모로 크게 배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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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1. 큰아이―산타 할배한테



  산타 할배한테 꼭 오시라는 뜻을 편지로 쓴다. 이루고 싶은 것, 받고 싶은 것을 써서 큰 양말에 넣기도 했는데, 벼리가 잘 자고, 자면서 이 안 갈고, 잘 놀고 잘 웃고 잘 노래하고 잘 자고 밥 맛있게 먹고 …… 한다면서, 산타 할배한테 부디 오시라고 편지를 쓴다. 그래, 네 마음을 다 아셨을 테니 산타 할배는 우리가 잠들어 꿈을 꾸는 사이에 살그마니 다녀가셨으리라 믿는다. 네가 바라는 것은 시나브로 하나둘 이루어질 테야. 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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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8. 큰아이―마실길 편지



  어제 광주마실을 할 적에 큰아이가 부라니케 편지를 써서 “아버지, 광주 갈 때 보셔요!” 하고 건넸다. 마을 어귀를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놓칠까 싶어 부랴부랴 집을 나서느라 “응, 고마워!” 하고는 책에 편지를 꽂았는데, 그만 이 책은 광주를 오가는 길에 한 쪽도 못 펼쳤다. 마실길에 챙긴 다른 책만 읽었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니 큰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벼리 편지 읽었어요?” “응? 아, 그래, 다른 책에 꽂아서 아직 못 봤구나. 어디 보자.” 잘 다녀오라는 편지에, 사름벼리가 아버지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빛종이에 담은 그림이다. 큰아이는 편지와 그림을 거의 1∼2분 사이에 재빨리 쓰고 그렸구나. 따뜻한 눈물이 흐를 만한 편지를 책상맡에 펼치고 한참 바라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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