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노래 (사진책도서관 2016.6.25.)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도서관 이야기책 열일곱째 호를 내놓습니다. 열일곱째 호는 《마음노래》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그동안 쓴 ‘시로 읽는 책’이라는 글을 알맞게 묶어 보았습니다. ‘시로 읽는 책’이라는 글은 한 가지 이야기를 놓고 석줄시를 쓰고 나서, 이 석줄시를 대여섯 줄이나 예닐곱 줄로 찬찬히 풀어내는 글입니다.

  아침에는 도서관 이야기책을 큰아이하고 함께 봉투질을 해서 우체국으로 날라서 부칩니다. 이렇게 하고 도서관 창문을 열어 놓고 낮에는 골짝마실을 했어요. 더위에 골짜기 물놀이를 하고픈 아이들 마음을 달랜 뒤, 저녁에 다시 도서관 나들이를 해서 ‘불빛놀이’를 즐기도록 합니다. 아이들이 캄캄한 밤에 손전등을 들면서 놀고 싶어 하기에 깜깜한 밤 도서관 놀이를 합니다.

  생각해 보면 도서관에서 굳이 책놀이만 해야 하지 않아요. 발자국 소리가 싱그러이 퍼지는 골마루를 손전등을 켜고 달릴 만하고, 때로는 손전등을 끄고 깜깜한 골마루를 콩콩콩 달리면서 놀 만합니다. ㅅㄴㄹ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신문에 넣을 사진 (사진책도서관 2016.6.23.)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신문에 넣을 사진을 찍느라 부산합니다. 6월 24일치 신문에 실리고 6월 23일 저녁에 인터넷판에 먼저 기사가 올라가야 하니, 6월 23일 아침에 사진책도서관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서울에 있는 신문사에서 사진기자나 취재기자가 왔으면 일이 어렵지 않지만, 고흥에서 스스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 주어야 하니 일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내 사진을 찍은 적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 나를 찍어 주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생각하는데, 수학교사로 정년퇴직을 한 뒤 고흥 나로섬에 집을 새로 짓고 사는 김자윤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6월 22일 저녁에 전화를 걸어 말씀을 여쭈어 봅니다. 다른 일로 바쁘실 텐데 기꺼이 6월 23일 아침 일찍 사진책도서관으로 찾아오셔서 여러 모습을 골고루 사진으로 찍어 주셨습니다.


  나는 늘 ‘사진찍기’만 했을 뿐 ‘사진에 찍히기’는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진 한 장을 선물로 얻는 일’이 어떠한가를 거의 모르며 살았습니다. 새로 써낸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소개하는 신문에 실을 내 사진을 찍히면서 ‘사진으로 찍혀서 이 사진을 선물로 받는 보람과 기쁨’이 어떠한가를 새롭게 깨닫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나는 ‘사진을 찍어서 선물로 주는 일’만 했는데, 때때로 ‘사진에 찍혀서 선물로 받는 기쁨’도 누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책도서관에 나들이를 오셔서 사진을 찍는 분이 있으면 ‘저랑 아이들 모습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 주셔요. 사진을 선물받는 기쁨을 누려 보려고요.’ 하고 말씀을 여쭈어야겠습니다. ㅅㄴㄹ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옛 사진 (사진책도서관 2016.6.22.)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2016년 6월호 〈전라도닷컴〉에 쓴 글이 있습니다. 이달에는 《은하철도 저 너머에》하고 《섬: 살이》 두 가지 책을 다루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은하철도 저 너머에》를 펴낸 너머 출판사로는 먼저 〈전라도닷컴〉을 한 부 보냈고, 《섬: 살이》를 펴낸 가지 출판사로도 〈전라도닷컴〉을 한 부 보내려 합니다. 나는 〈전라도닷컴〉을 두 부씩 받기에 한 부는 선물로 부칠 수 있는데, 이달에는 잡지사에서 석 부를 보내 주어서 두 부를 선물로 부칠 수 있습니다. 가지 출판사로 책을 부치려고 주소를 찾다가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 도서관으로 가서 《섬: 살이》 간기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아이들은 빗길을 우산을 쓰고 걸으니 재미있어 합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천천히 마을논을 빙 돌아서 도서관으로 갑니다. 집에서는 마냥 뛰놀기만 하는 작은아이인데, 도서관에 가면 한참 바깥에서 풀이랑 흙이랑 물을 다루며 놀다가 ‘책상맡’ 한 곳을 제 배움자리로 삼아서 척 앉습니다. 이제 아이들하고 도서관에 더 자주 더 오래 머무를 만하구나 하고 느낍니다.


  인천도서관발전진흥원에도 책을 부치려고 이모저모 챙기다가 2010년에 인천에서 쓴 작은 포스터를 새삼스레 들여다봅니다. 사진 여섯 장으로 네 가지 포스터를 작게 꾸몄는데, 이 가운데 두 군데 골목집이나 골목마을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다른 골목집이나 골목마을도 어느 날 갑자기 감쪽같이 재개발로 사라질는지 모릅니다. 고작 2010년 모습이 2016년에도 없는 셈인데, 내 사진으로 옮겨 온 인천 골목집은 저마다 쉰 해나 일흔 해 즈음 그곳에서 고즈넉하게 삶자리를 이었습니다.


  인천을 떠나기 앞서 이런 사진으로 포스터를 꾸미기를 잘했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사진을 찍어 두기를 잘했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우리는 잊지 않으려고 사진을 찍을까요? 아니면 아름다움을 늘 되새기거나 돌아보려고 사진을 찍을까요? 곧 없어지겠구나 싶어서 안타깝거나 슬퍼서 사진을 찍을까요? 날마다 새로운 기쁨을 누리려고 사진을 찍을까요? ㅅㄴㄹ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재미난 책을 (사진책도서관 2016.6.7.)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어떤 책이 재미날까요? 나한테 낯익은 사람이 쓴 책이 재미날까요? 사회에 널리 알려진 사람이 쓴 책이 재미날까요? 무엇이든 우리한테 가르쳐 주는 이야기가 있는 책이 재미날까요? 깔깔깔 웃음을 터뜨리는 책이 재미날까요?

  ‘재미난 책’을 바라보는 눈은 사람마다 다르리라 느낍니다. 나는 나대로 나한테 재미난 책을 바라볼 테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재미난 책을 바라볼 테지요. 내 이웃님은 내 이웃님대로 그분한테 재미난 책을 바라볼 테고요. 그러니까 우리한테는 모든 책이 그 나름대로 재미나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줄 만하리라 느낍니다. 갓 태어난 책이든, 해묵은 책이든, 널리 읽힌 책이든, 거의 안 읽힌 책이든, 책마다 다 다른 숨결이 흐르면서 새로운 넋으로 거듭나도록 북돋우리라 생각합니다.

  살림하는 재미처럼 책을 읽는 재미를 누립니다. 사랑하는 재미처럼 책을 만나는 재미를 누립니다. 생각하고 살피며 헤아리는 재미처럼 책을 들추는 재미를 누립니다. 새롭게 꿈을 짓는 재미처럼 책을 새롭게 써서 내놓는 재미를 누립니다. ㅅㄴㄹ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6-06-20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책 유무를 떠나서 이제는 헌책방에서 사진속 책들(30~40년이상된 책들)을 보기 참 힘들더군요^^;;;

숲노래 2016-06-20 20:32   좋아요 0 | URL
말씀처럼 그렇지요.
그래도 가만히 살펴보면
헌책방에서 여러모로 재미나게 보이곤 해요 ^^;
 


 아이 그림 자리 (사진책도서관 2016.6.14.)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큼지막한 한지에 큰아이가 그린 그림을 어디에 붙일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햇빛이 너무 잘 들지 않으면서도 재미나게 그림을 바라볼 만한 데를 살핍니다. 그림순이가 즐겁게 그려서 베푼 그림이 있기에 도서관 한쪽을 살가이 꾸밀 수 있습니다. 사진책도서관이니 사진으로 꾸며도 즐겁지만, 아이들하고 살아가며 나오는 ‘더 못 입는 작은 옷’이라든지 ‘아이가 스스로 기쁨을 담아 빚은 그림’을 붙여서 꾸밀 적에 무척 즐겁습니다. 천천히 하나씩 차근차근 손질하고 가꾸는 동안 나부터 생각을 새롭게 추스릅니다. 책에 깃드는 이야기가 태어나는 자리란 언제나 살림이 피어나는 보금자리요, 책을 쓰고 엮는 마음이 자라는 자리도 언제나 살림이 사랑스레 자라나는 삶자리이지 싶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북돋우는 자리도 언제나 살림을 오순도순 일구는 일자리요 놀이자리로구나 하고 느낍니다. ㅅㄴㄹ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