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버스 파랑새 그림책 79
제인 고드윈 글, 안나 워커 그림, 강도은 옮김 / 파랑새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25



버스를 타는 아이들은

― 빨간 버스

 제인 고드윈 글

 안나 워커 그림

 강도은 옮김

 파랑새 펴냄, 2009.4.24.



  나는 어릴 적에 버스를 타면 맨 앞이나 맨 뒤에 즐겨 앉았습니다. 맨 앞에 앉으면 버스가 달리는 길이 시원하게 트여서 넓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맨 뒤에 앉으면 버스가 달리면서 휙휙 지나치는 길을 가만히 내다볼 수 있습니다. 맨 앞이나 맨 뒤가 아닌 가운데쯤에 서면 창밖을 보기 어렵습니다. 어디쯤 지나가는지 알 수 없기도 합니다. 버스에 손님이 가득한 날은 이리저리 밀리면서, 막상 내려야 할 곳에서 못 내리기도 합니다.


  아마 누구라도 맨 앞이나 맨 뒤에 앉아서 느긋하게 창밖을 내다보고 싶어 하리라 느낍니다. 어정쩡한 자리보다는 눈앞이 시원하게 트이는 자리를 좋아하겠지요. 그러니, 우리 집 아이들이 맨 앞에 앉아서 신나게 바깥을 내다보려고 하는 마음을 잘 알 만합니다. 아이들은 키가 작으니 가운데쯤 어정쩡하게 서거나 앉으면 바깥을 내다보지 못합니다. 애써 버스를 탔는데 창밖을 구경할 수 없으면 몹시 서운합니다.




.. 수업이 끝나면 키티는 버스에 타서 두리번거려요. 키티는 언니랑 앉고 싶은데, 언니는 친구들이랑 앉고 싶대요. 키티는 맨 앞자리에 앉고 싶은데, 다른 애가 늘 먼저 앉아 있어요 ..  (4쪽)



  아이들과 시골에서 살며 이레나 보름에 한 차례쯤 버스를 탑니다. 읍내를 다녀올 적에 버스를 탑니다. 그야말로 어쩌다가 한 번 타는 버스요 자동차인 터라, 아이들은 읍내마실을 몹시 기다립니다. 멀리서 버스가 오는 소리를 일찌감치 알아차리고, 늘 똑같이 바라보는 창밖 모습을 언제나 새롭게 마주합니다.


  시골버스가 구불구불힌 길에 흔들리며 달리면 까르르 웃으면서 재미있어 합니다.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는 버스를 마치 놀이기구로 여깁니다. 게다가 어쩌다 한 번 타는 버스인 터라, 내릴 적에 단추를 꼭 누르고 싶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먼저 단추를 누르면 골을 부리기까지 하고, 단추가 손에 안 닿는 곳에 있으면 그야말로 섭섭합니다.




.. “가자.” 언니는 기다란 다리로 성큼성큼 앞서 가요. 키티는 언니를 따라가느라 늘 총총대요 ..  (10∼11쪽)



  제인 고드윈 님이 글을 쓰고, 안나 워커 님이 그림을 그린 《빨간 버스》(파랑새,2009)를 읽습니다. 자동차나 버스를 좋아하는 작은아이는 《빨간 버스》 같은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자주 들추지는 않습니다. 틈틈이 들추기는 하되, 손수 버스를 만들어서 놀기를 훨씬 좋아합니다.


  가만히 헤아려 보면, 나도 어릴 적에 우리 집 작은아이처럼 버스놀이를 곧잘 했다고 떠오릅니다. 장난감이 없어도 맨손으로 버스 모습을 그려서 놀고, 연필이나 나무젓가락을 버스로 삼아서 놉니다. 돌멩이나 나뭇잎을 버스로 삼기도 합니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길고도 거칠며 깊은 곳을 버스가 달린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생각에 폭 빠져서 놀이를 할라치면, 참말 나는 버스를 타고 아주 먼 곳을 신나게 달린다고 느낍니다. 꿈에서 깨어 이곳으로 돌아오면 아쉽습니다.


  버스를 타고 움직일 적에 때때로 이 버스가 하늘을 날거나 바닷속을 누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울퉁불퉁한 길에서 덜컹거린다든지, 구부정한 길을 아슬아슬하게 달릴 적에는 온몸이 짜릿짜릿합니다.




.. 키티가 부스스 눈을 떴을 때, 사방이 아주 깜깜했어요. 키티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두리번거렸어요. 정말 아무도 없었어요 ..  (22쪽)



  그림책 《빨간 버스》는 ‘버스놀이’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버스와 얽힌 애틋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몸이 작고 마음이 여린 아이가 언니 꽁무니를 좇으며 버스를 타지만, 막상 언니와 어울려서 놀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언니 옆에 앉지도 못하고, 맨 앞에 앉지도 못하다가, 어느 날 언니 없이 혼자 버스를 탔는데 그만 버스에서 잠들었다고 해요. 집으로 어떻게 돌아가야 하나 걱정하면서 덜덜 떨 적에, 버스 일꾼이 아이를 알아봅니다.



.. 바로 버스 운전사 아저씨였어요. “아저씨, 저 못 내렸어요.” 키티가 콩알만 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저씨는 조용히 웃음을 짓더니, 빨간 담요를 가져와서 키티를 포근하게 감싸 주었어요 ..  (26쪽)



  그림책 《빨간 버스》에 나오는 아이는 맨 앞에 앉고 싶은 마음도 있고, 언니와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즐거운 마음이 되어 버스를 타고 싶습니다. 날마다 타고 다니는 버스에서 즐겁게 웃고 맑게 노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혼자 동떨어진 채 말 한 마디 섞지 못하고 쓸쓸하게 달리는 버스가 아니라, 창밖도 신나게 구경하면서 동무나 언니하고 도란도란 말을 섞을 수 있는 버스가 되기를 바라요.


  더 빨리 달려야 하지는 않습니다. 더 멀리 달려야 하지도 않습니다. 날마다 똑같은 길을 달리더라도, 이 길에서 즐거움을 실컷 맛보고 싶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알 수 있어요. 모두 얌전히 자리에 앉아서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면 버스는 몹시 따분합니다. 모두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아무 말을 할 수 없다면 버스는 몹시 괴롭습니다.


  웃고 떠들기에 싱그러운 기운이 흐릅니다. 서로 따스하게 마주보면서 마음을 기울이기에 즐거운 바람이 붑니다. 이곳과 저곳 사이를 잇는 버스는 나와 너 사이에서 이야기를 싣고 가볍게 달립니다. 4348.4.30.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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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무와 게로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 벨 이마주 12
시마다 유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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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24



서로 아끼고 보살피기에 어깨동무

― 바무와 게로,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

 시마다 유카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중앙출판사 펴냄, 2001.4.30.



  들풀은 아주 조그마한 땅뙈기에서 함께 돋습니다. 풀을 캐 보면, 여러 가지 풀이 한뿌리로 섞여서 자라기 일쑤입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라오는 풀은 한곳에서 서로 얼크러집니다. 모든 풀은 저마다 다른 때에 꽃을 피우고 씨를 터뜨립니다.


  때때로 한 가지 풀만 잔뜩 우거지기도 하는데, 아무리 한 가지 풀만 잔뜩 우거지더라도 이 풀은 이내 수그러듭니다. 그러고는 다른 풀이 새롭게 우거진 뒤 수그러들고, 또 다른 풀이 새삼스레 우거지면서 수그러듭니다.




.. 언제나 늦잠을 자는 게로가 오늘은 좀 달라 ..  (3쪽)



  온누리에 한 가지 풀만 자란다면 매우 따분하리라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셀 수 없도록 많은 풀이 골고루 자라기에 따분하지 않으면서 재미난 삶이 되리라 느낍니다. 쌀도 먹고 보리도 먹고 귀리도 먹고 서숙도 먹듯이, 돌나물도 먹고 부추도 먹고 냉이도 먹고 고들빼기도 먹고 까마중도 먹습니다. 갯기름나물도 뜯고 유채도 뜯고 살갈퀴도 뜯으며 이 풀 저 풀 골고루 뜯습니다.


  쑥을 뜯으면 쑥내음이 번집니다. 민들레를 뜯으면 민들레내음이 퍼집니다. 새로 돋은 감잎과 모과잎과 매화잎을 톡 따면, 감잎내음과 모과잎내음과 매화잎내음이 부드럽게 흐릅니다. 여름으로 접어들면 나뭇잎이 억세어 먹기 힘들지만, 봄이 무르익은 철에는 찔레잎도 맛나고 느티잎도 먹을 만합니다. 모두 사랑스러운 풀이요 잎이며, 우리 이웃입니다.




.. 오늘은 시장 보기에 딱 좋은, 맑은 날씨 ..  (7쪽)



  시마다 유카 님이 빚은 그림책 《바무와 게로,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중앙출판사,2001)을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우리 집 작은아이가 몹시 좋아합니다. 멍멍이가 자동차를 달리는 그림이 나오기에 몹시 좋아할 만하구나 싶으면서도, 멍멍이와 개구리와 여러 동무들이 신나게 어우러져서 노는 이야기가 흐르니까 참으로 좋아할 만하겠다고 느낍니다.



.. 마지막으로 모두들 아주아주 좋아하는 골동품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하나씩 사고 돌아가자 ..  (25쪽)




  《바무와 게로,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은 책이름 그대로 바무와 게로라는 두 아이가 맑은 날에 저자마실을 다녀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두 아이는 숲이 우거지고 들이 푸른 곳에서 조용히 지냅니다. 두 아이는 자동차를 달려 읍내를 다녀오는 듯합니다. 들바람을 마시고 숲내음을 맡으면서 저자마실을 가요.


  집에서는 집에서대로 놀고, 읍내에서는 읍내에서대로 놉니다. 집에서는 들과 하늘과 나무와 풀과 꽃과 온갖 벌레와 새를 마주하면서 놀 테고, 읍내에서는 재미난 것을 살피고 여러 가게를 두리번거리면서 놉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어느 곳에서나 즐겁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어떤 것이든 모두 소꿉으로 삼습니다. 돌멩이도 소꿉이 되고, 조개껍데기고 소꿉이 됩니다. 비닐조각조차 소꿉이 되며, 플라스틱조각이나 나무토막도 소꿉이 됩니다. 맨손으로도 놀며, 마당에서뿐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놀아요. 골목에서도 놀고, 바다에서든 들에서든 마음껏 뛰어다니면서 놉니다.



.. 이튿날 아침, 게로는 일찍 일어났어. 그리고 새로 산 프라이팬으로 ..  (31쪽)





  서로 아낄 줄 알기에 동무입니다. 서로 보살필 줄 알기에 한집에서 삽니다. 서로 사랑하니 어깨동무를 합니다. 서로 기대고 빙그레 웃으니 너나들이로 지냅니다.


  놀이동무는 일동무입니다. 일동무는 노래동무입니다. 노래동무는 웃음동무이고, 웃음동무는 삶동무입니다. 한집에서 함께 사는 동무이면서, 한마을에서 함께 사는 동무이고, 한나라에서 함께 사는 동무인 한편, 한별, 곧 지구별에서 함께 어깨동무하는 동무입니다.


  서로 아끼면서 반기니 함께 놀 수 있습니다. 서로 보살피면서 빙그레 웃으니 놀이가 기쁩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살림을 함께 가꾸니 날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피어납니다.


  새로운 아침에 새로운 놀이를 가만히 그립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 집 아이들이 서로 아끼고 보살피면서 놀겠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아이들을 아끼고 보살피면서 함께 놀 생각입니다. 4348.4.28.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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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골족 우리시 그림책 9
백석 지음, 홍성찬 그림 / 창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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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23



한집안 사랑노래

― 여우난골족

 백석 글

 홍성찬 그림

 창비 펴냄, 2007.2.9.



  설이나 한가위가 되면 온 나라가 들끓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시골로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이때에 거꾸로 시골에서 도시로 가는 사람이 더러 있으나, 도시를 빠져나가서 시골로 가는 사람들 물결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설이나 한가위에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는 사람들은 ‘오래도록 떨어져 지낸 어버이’를 만나려는 마음입니다. 자가용을 몰건 기차나 버스를 타건 저마다 찻길에서 온 하루를 쏟아부은 끝에 비로소 시골집에 닿습니다.


  여느 때에는 시골이 고요합니다. 여느 때에는 시골마을에 오가는 차가 아주 드뭅니다. 여느 때에는 시골마을에서 찻소리를 들을 일이 없습니다. 군내버스와 택배 짐차가 아니라면, 여느 때에 시골마을 둘레를 지나가는 자동차도 없다고 할 만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골을 떠나서 도시에서 살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잊거나 잃은 채 도시에서 복닥거리면서 살까요?


  고향은 꼭 태어난 곳만 가리킬 수 없습니다. 태어나서 어린 나날을 보냈으나 스무 살부터 쉰 살이나 예순 살까지 도시에서 지냈다면, 이제 도시가 고향이라고 할 만합니다. 더욱이, 아주 젊은 날에 시골을 떠나서 도시에 뿌리를 내린 뒤, 도시에서 짝꿍을 만나 아이를 낳았으면, 아이들한테는 도시가 고향입니다. 시골집은 아이들 어버이한테나 고향입니다.



.. 명절날 나는 어머니 아버지 따라, 우리 집 개는 나를 따라 ..  (2쪽)





  요즈음은 한집안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퍽 어렵습니다. 설이나 한가위에도 얼굴을 못 보기 일쑤입니다. 새마을운동이 일기 앞서는 도시로 떠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으니, 으레 한집안이 가까이에 옹기종기 모여서 지냈을 테지요. 새마을운동이 일어난 뒤부터 시골을 빠져나간 사람들이 아주 많고, 경제개발이 춤추는 가락에 휩쓸려 공장 노동자는 설도 한가위도 잊은 채 쳇바퀴로 굴러야 했습니다. 이무렵부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요즈음은 비정규직과 시간제 노동자가 고향을 못 찾기 일쑤요, 한국으로 찾아온 이주노동자가 고향나라로 못 가기 일쑤입니다.


  따로 나뉘어 사는 형제나 자매 가운데 누군가 아기를 낳으면 한집안 사람들이 모여서 얼굴을 볼 수 있을까요. 집안에서 누군가 숨을 거두어야 비로소 한집안 사람들이 모여서 낯이라도 볼 수 있을까요. 여느 때에는 한 달에 한 번쯤 얼굴조차 못 보며 지내기 일쑤는 아닐까요. 어머니 품에서 함께 사랑을 물려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저마다 고된 하루를 보내지는 않는가요.



.. 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할 때마다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복숭아나무가 많은 마을에 사는, 신리 고모 ..  (8쪽)




  ‘우리 시 그림책’ 아홉째 권으로 나온 《여우난골족》(창비,2007)을 읽습니다. 백석 님이 쓴 글에 맞추어, 홍성찬 님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늘날 같은 문명사회로 접어들기 앞서, 한겨레가 어디에서나 맞이한 설날 언저리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설을 앞두고 누구나 웃음지으면서 어우러지는 삶을 그리고, 설을 맞이해서 서로서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하루를 그립니다. 설을 쇠는 동안 어른과 아이가 무엇을 하며 노는가를 그리고, 큰식구가 한자리에 모인 조그마한 시골집에서 따사로이 피어나는 숨결을 그립니다.


  제금을 나서 살던 살붙이가 하나둘 모입니다. 저마다 제금을 나면서 낳아 돌본 아이를 이끌고 모입니다. 어른도 아이도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어우러집니다. 조그마한 시골집 한 채에 그야말로 다닥다닥 붙어서 일을 하고 놀이를 합니다.



.. 그득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안방에들 모이면, 방 안에서는 새 옷 내음새가 나고 ..  (23쪽)





  설을 맞이해서 설빔을 아이들은 몹시 설레면서 기쁠 테지요. 설을 앞두고 아이들한테 설빔을 마련해 주는 어버이도 바느질을 한 땀 두 땀 할 적마다 설레면서 기뻤을 테고요. 모처럼 한집안 사람들이 모두 모였으니, 늙은 어버이도 한결같이 웃음꽃이 될 테고요.


  그렇지만, 모처럼 만난 한집안 사람들이 곧 모두 헤어져야 합니다. 그야말로 먼걸음을 했을 텐데, 멀리서 찾아온 사람은 더 일찍 고향집을 나서야 합니다. 가까이에서 찾아온 사람도 어느새 고향집을 나서야 합니다. 기쁜 웃음꽃도 어느새 저물면서, 시골마을 고향집은 다시 고요해집니다.



.. 그래서 창문에 처마 그림자가 비치는 아침, 시누이 동서 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에서, 샛문 틈으로 장지문 틈으로 ..  (36쪽)




  우리는 꼭 한집안 사람들끼리만 어울려서 살아야 한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이웃과 동무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이웃이 있고, 사랑스러운 동무가 있습니다. 모두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사람들입니다.


  누구와 살더라도 한결같은 웃음꽃일 수 있으면 됩니다. 어디에서 살더라도 한결같은 사랑노래일 수 있으면 됩니다. 나는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사랑을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줍니다. 아이들은 제 어버이가 물려준 사랑을 고이 받아들여 기쁜 몸짓으로 북돋웁니다.


  노래를 부르는 삶입니다. 늘 얼굴을 마주하든, 설이나 한가위에만 겨우 얼굴을 마주하든,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삶입니다. 시골마을에서는 꿈을 키울 수 없다고 여겨서 도시로 갔으면, 도시에서 꿈을 키우면서 살면 됩니다. 도시에서 키운 꿈을 곱게 갈무리하고 마무리지었으면, 시골로 돌아와서 수수하면서 투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시골마을에서 꿈을 키워서 지을 수 있고, 이제는 굳이 도시로 가지 않더라도 시골에서 새로운 꿈과 이야기와 노래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림책 《여우난골족》을 생각합니다. 꽁꽁 얼어붙고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한겨울이지만, 모두 웃음노래입니다. 웃지 않거나 노래하지 않는 사람은 안 보입니다. 반가우면서 살가운 한집안 사람들이니, 웃음이 끊이거나 노래가 끊일 일이 없습니다. 웃음과 노래가 늘 이어지니, 한겨울에도 추위가 아닌 웃음이랑 노래를 떠올립니다.


  ‘한집안 사랑노래’가 자라고 자라서 ‘한마을 사랑노래’가 됩니다. 한마을 사랑노래는 자라고 자라서 ‘한나라 사랑노래’가 됩니다. 한마을 사랑노래는 다시 자라고 자라서 ‘한별 사랑노래’가 되고, 이윽고 ‘한누리 사랑노래’가 됩니다.


  조그마한 집에서 샘솟은 노래가 마을과 나라를 지나서, 지구별에서 흐르다가 온누리로 넓게 퍼집니다. 오늘 하루도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기쁘게 웃음지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마음에 담습니다. 4348.4.24.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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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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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22



어버이가 함께 놀기를 기다리는 아이

―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장은수 옮김

 비룡소 펴냄, 1998.10.29.



  어느 어버이가 되든 모두 같을 텐데, 회사에 나가야 하는 어버이는 아이와 어울릴 겨를이 없습니다. 아침 일찍 회사에 가려고 짐을 꾸려야 하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일을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곧잘 일이 밀리기도 하고, 회사에서는 밥자리나 술자리가 저녁 늦도록 이어지기도 합니다. 밥자리나 술자리가 따로 없고 밤일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기운이 처지기 마련이에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힘을 쏟아야 하니까요.


  돈을 버는 일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사회에서는 거의 모든 어른들이 회사에서 돈을 버는 일만 하다 보니 아이하고 눈을 마주칠 틈을 내기 어렵습니다. 따로 가게를 내어 장사를 하는 분은 아이하고 말을 섞을 틈조차 내기 어렵기 일쑤입니다. 그나마 회사원이라면 퇴근하는 때가 있지만, 한국에서 가게를 꾸리거나 저잣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은 저녁 아홉 시나 열 시까지 가게 불빛을 밝혀요. 밤새도록 열어야 하는 가게도 있습니다.



.. 한나는 고릴라를 무척 좋아했어. 고릴라 책도 읽고, 고릴라 비디어도 보고, 고릴라 그림도 그렸지, 하지만 진짜 고릴라를 본 적은 없었어. 아빠는 한나랑 동물원에 가서 고릴라를 볼 시간이 없어. 너무 바빠서 시간이 나질 않거든 ..  (2쪽)




  모든 아이는 제 어버이하고 놀고 싶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또래동무도 있어야 할 테지만, 누구보다 어버이가 있어야 합니다. 어버이는 없이 또래동무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한테 또래동무가 어버이보다 더 대수롭다면, 아이는 모두 따로 살 노릇입니다. 아이들이 어버이와 한집에서 살면서 밥상맡에 둘러앉거나 잠자리에 나란히 눕는다면, 아이와 어버이가 서로 아끼고 보살피면서 사랑으로 삶을 짓는 뜻이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 또래동무와 신나게 놀 수 있는 까닭을 헤아려 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래동무와 신나게 놀더라도 저마다 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저희(아이)를 기다리는 어버이 품으로 돌아갑니다. 노느라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된 옷을 벗고 말끔히 씻은 뒤 잠옷으로 갈아입고는 밥도 맛나게 먹지요. 이러고 나서 살가운 자장노래를 들으면서 새근새근 자요.


  그러니까, 어버이로 지내는 모든 어른들은 이 대목을 잘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한테 또래동무가 있어야 함께 놀 텐데, 아이들은 언제나 ‘우리 집’에서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사랑을 받을 때에 비로소 또래동무하고 신나게 놉니다. 아이들이 또래동무와 즐겁게 뛰놀 수 있도록 어버이는 집살림을 잘 가꾸면서 오직 사랑으로 ‘우리 보금자리’를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 그 다음 날에도 아빠는 너무 바빴어. 아빠는 “지금은 안 돼. 토요일 날 어때?” 하곤 했지. 하지만 주말이 되자 아빠는 너무 지쳤어. 아빠와 한나는 아무것도 함께할 수 없었어 ..  (6쪽)




  앤서니 브라운 님이 빚은 그림책 《고릴라》(비룡소,1998)를 읽습니다. 수많은 짐승 가운데 ‘고릴라’에 마음이 사로잡힌 아이는 고릴라 그림책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영화도 봅니다. 그렇지만, 이 아이와 지내는 아버지는 바깥일에 지나치게 바쁩니다. 여느 때에도 바깥일에 마음을 쓰고, 집에 돌아와서도 바깥일만 바라보며, 주말이 되어도 바깥일에서 놓여나지 못합니다.


  아이는 기다립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아이는 기다리고 기다리고 다시 기다리고 끝까지 기다립니다.


  아이 아버지나 어머니는 ‘아이가 기다리는’ 줄 알까요? 아이 아버지나 어머니는 ‘아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어머니와 아버지를 기다리는’ 줄 알아챌까요? 저(아이)를 낳았으면 부디 저(아이)를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고, 손을 맞잡고 나들이를 다니며, 활짝 웃음짓는 밝은 몸짓으로 노래와 춤을 함께 누리기를 바라는 줄 언제쯤 알 만할까요?



.. 한나와 고릴라는 오랑우탄 우리에도 가고, 침팬지 우리에도 갔어. 너무 멋졌지. 하지만 슬퍼 보이기도 했어 ..  (18쪽)




  그림책 《고릴라》가 아니더라도, 나부터 우리 아이들과 처음부터 잘 놀지 못했습니다. 나도 아이들 어버이로서 아이들과 신나게 노는 몸짓이 못 되기 일쑤였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춤춰요!” 하고 까르르 웃으면서 손을 내밀어도 ‘춤을 어떻게 추지?’ 하고 스스로 멋쩍어 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재우면서 자장노래를 부르고, 아이들과 자전거마실을 다니면서 노래를 부르며, 아이들과 노는 동안 노래를 부르다 보니, 이렇게 예닐곱 해를 날마다 노래를 부르면서 지내다 보니, 내 노랫소리를 내가 스스로 제법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제 어버이가 ‘엄청나게 빼어난 노래꾼’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제 어버이가 저와 신나게 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은 제 어버이가 ‘대단한 부자’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제 어버이가 저를 기쁘게 바라보면서 따스히 안고 넉넉히 품어 주기를 바랍니다.



.. 고릴라가 말했어. “한나야, 이제 돌아가야지? 내일 또 보자.” ..  (26쪽)




  사랑하는 마음이 될 때에 웃습니다. 사랑하는 숨결이 될 때에 노래합니다. 사랑하는 삶이 될 때에 아이와 손을 잡고 하루를 짓습니다. 아이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옆구리를 살살 간지럼을 태워도 기쁩니다. 아이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저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기만 해도 웃음보가 터집니다. 아이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엉덩이를 실룩실룩 가볍게 몸을 흔들어도 까르르 노래하고 웃으면서 함께 춤을 춥니다.


  그림책 《고릴라》는 우리 어버이한테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아이하고 눈을 마주치자고 이야기합니다. 그저 아이와 손을 잡자고 이야기합니다. 그저 아이와 날마다 다문 한 시간이라도 말을 섞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자고 합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아이를 바라봐요. 우리를 사랑하는 아이를 따사롭게 껴안아요. 우리와 노래하면서 즐겁게 새 하루를 열고 싶은 아이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나들이를 해요. 4348.4.21.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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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꿈꾸는 천재 고양이 부츠 베틀북 그림책 28
기타무라 사토시 글 그림, 조병준 옮김 / 베틀북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20



생각하고 꿈꿀 때에

― 날마다 꿈꾸는 천재 고양이 부츠

 기타무라 사토시 글·그림

 조병준 옮김

 베틀북 펴냄, 2002.8.15.



  마당이 빗물로 흠뻑 젖었는데 작은아이가 마당에서 뒤로 걸으며 놀다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바지를 적십니다. 엊저녁에 새로 갈아입힌 잠옷 바지이니, 얼른 해가 나서 옷을 말려 주지 않으면 오늘 저녁에는 잠옷 바지를 입을 수 없습니다. 폭삭 젖은 옷을 마당에 널면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이제 비가 그치고 해가 나려나. 아니면 해가 안 나고 찌뿌둥한 하늘이 이어지려나.


  가만히 보니 작은아이는 잠옷을 적셨기 때문에 놀이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잠옷을 적시지 않았다면 낮까지 내내 잠옷으로 지냈으리라 느낍니다. 아이들은 잠옷과 놀이옷을 딱히 가르지 않습니다. 잘 때에 갈아입으라 하니 갈아입고 놀 때에 갈아입으라 하니 갈아입습니다. 아이들은 나이가 차츰 들면서 ‘한창 바깥에서 뛰놀면 옷과 몸에 모래와 흙이 잔뜩 묻으’니 잠옷으로 갈아입어야 하는구나 하고 천천히 알아차립니다.



.. “말도 안 돼. 다들 쿨쿨 자는데 내 자리만 없다니. 내 자리를 다시 찾아야겠어.” ..  (5∼6쪽)




  기타무라 사토시 님이 빚은 그림책 《날마다 꿈꾸는 천재 고양이 부츠》(베틀북,2002)를 읽습니다. 만화 얼거리로 빚은 그림책입니다. 어느 모로 보면 ‘큼직한 만화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큼직한 판짜임으로 만화처럼 보여주는 그림책이기에, 한쪽씩 따로 보면 이야기가 흐르는 얼거리를 쪽마다 살필 수 있고, 작은 칸마다 한 가지 몸짓과 모습을 담으면서 새롭게 나아가는 줄거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날마다 꿈꾸는 천재 고양이 부츠》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요? 크게 살피면 모두 세 가지 이야기입니다. 첫 이야기에서는, 느긋하게 해바라기를 하면서 담벼락에서 낮잠을 자고 싶은데 ‘내(부츠) 자리’만 없는 고양이가 꾀를 내어 다른 고양이가 담벼락에서 사라지도록 합니다. 다음 이야기는, 물에 빠진 고양이(부츠)가 오리 아주머니한테서 헤엄치기를 배우고 날갯짓하기까지 배우려고 합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낮잠만 자면서 따분한 고양이들이 저마다 솜씨자랑을 하면서 노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당신이 날 구했나요? 날 살렸어요?” “신경 쓰지 마.” “난 당신을 잡으려 했는데.” “됐어, 됐다니까.” “이렇게 친절할 수가!” “친절? 바보잣이었어!” “내 자신이 부끄러워요.” “놀고 있네. 그만 갈 거야.” “가지 마세요, 아저씨.” “아줌마야!” ..  (14쪽)




  고양이는 생각합니다. 고양이는 걸음 소리를 내지 않고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어디로 가는지 생각하고, 무엇을 하는지 생각합니다. 이러다가도 졸음이 쏟아져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옹크리고 앉아서 낮잠을 잡니다. 그런데, 아무리 낮잠을 자더라도 누군가 저를 빤히 지켜보는 줄 느끼면서 번쩍 눈을 뜨기도 하고, 번쩍 눈을 뜨다가도 다시 끔뻑끔뻑 졸면서 낮잠에 빠져듭니다.


  우리 시골집에 깃들어 지내는 들고양이를 곰곰이 떠올립니다. 우리 집 들고양이도 소리 없이 걸어다니지만, 돌울타리를 잘못 건드려서 자꾸 돌을 떨어뜨립니다. 밭자락에 떨어진 돌을 다시 주워서 쌓고 또 쌓아도, 이 녀석들이 자꾸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고양이 몸짓을 가만히 보면 여느 들짐승하고 좀 다릅니다. 새하고도 좀 다릅니다. 사람 곁에서 살려고 하는 들짐승은 거의 없기 마련이지만, 들고양이만큼은 사람 둘레에서 먹이를 찾으려고 합니다. 빗자루를 들고 쫓아도 어느새 슬금슬금 처마 밑으로 찾아듭니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아도 풀밭에서 꾸벅꾸벅 졸 뿐입니다. 이 고양이는 아무 생각이 없이 졸거나 낮잠을 자지는 않을 테지요.



.. “심심해 죽겠네.” “자는 것도 지겨워.” “재미난 일 없을까?” “짜릿하고 신나는 일.” “좋은 생각이 있어. 흉내내기 놀이 하자.” “하하, 또 레오 생각이로군.” ..  (19쪽)




  《날마다 꿈꾸는 천재 고양이 부츠》에 나오는 고양이 부츠가 참말 ‘천재’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고양이 부츠는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려는지 생각합니다. 꾀를 내고, 즐겁게 보낼 하루를 생각합니다. 여느 고양이와 다른 길을 생각하고, 스스로 기쁘게 놀거리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똑똑합니다. 놀이를 스스로 찾고, 일을 스스로 찾는 사람이 슬기롭습니다. 남이 어떤 일을 시키기에 일을 하는 사람은 슬기롭지 않습니다. 남이 하자고 하는 놀이를 마냥 따르기만 하는 사람은 똑똑하지 않습니다.



.. “죽었어?” “아냐, 물을 좀 먹은 것뿐이야.” “봐, 아직도 꼬리가 움직여.” “알았다! 스프링쿨러야!” “분수대 아닐까?” “부츠, 정말 멋진 연기야!” “부츠는 천재야.” ..  (25쪽)




  즐겁게 걸어갈 길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길이 찬찬히 보이리라 느껴요. 내 삶은 언제나 내가 스스로 생각하면서 가꿉니다. 내 사랑은 늘 내가 스스로 헤아리면서 북돋웁니다.


  기쁘게 어우러질 사랑을 꿈꾸면 아름다운 삶을 환하게 보겠지요. 꿈꾸는 대로 길을 걷고, 꿈꾸는 대로 사랑을 찾으며, 꿈꾸는 대로 하루를 엽니다. 꿈을 꾸지 않으면 내가 걸어갈 길을 스스로 찾지 못합니다. 꿈을 꾸지 않을 때에는 내가 가꾸고 싶은 삶이나 사랑을 알 수 없습니다.


  생각한 대로 나아가고, 꿈을 꾸는 대로 거듭납니다. 그러니, 생각하는 고양이가 똑똑하고, 꿈꾸는 사람이 슬기롭겠지요. 4348.4.20.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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