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족, 사랑하나요? (리커버)
전이수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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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9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

 전이수

 주니어김영사

 2018.8.14.



  더 지켜보면 더 기다립니다. 더 바라보면 더 생각합니다. 더 살펴보면 더 새롭습니다. 덜 지켜보면 덜 기다리고, 덜 바라보면 덜 생각하며, 덜 살펴보면 덜 새롭고요. ‘더’하고 ‘덜’은 ‘ㄹ’ 글씨 하나 다르지만, 결은 사뭇 달라요. 삶이란 자리를 보면, 언제나 ‘더하다·덜다’ 가운데 하나로 흐릅니다. 더 먹을까? 덜 먹을까? 더 잘까? 덜 잘까? 더 읽을까? 덜 읽을까? 더 걸을까? 덜 걸을까? 더랑 덜 사이에서 어느 길을 가든 우리 삶입니다. 더로 가기에 낫지 않고 덜로 가기에 나쁘지 않아요. 그저 다르게 겪는 길입니다.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를 읽다가 갸우뚱했습니다. 틀림없이 이 그림책에 흐르는 이야기는 그린님 스스로 바라보고 생각한 숨결일 텐데, 어쩐지 ‘다른 책에서 읽은 줄거리’를 옮겼구나 싶더군요. 따지고 보면 숱한 어른들이 짓는 그림책도 ‘다른 사람·사람터’에서 구경하거나 듣거나 배운 줄거리를 곧잘 옮깁니다. 그림책을 이렇게 엮을 수도 있겠지요. 바다를 곁에 두고 살아가더라도 꼭 ‘바다가 들려주는 노래’만 담아내야 하지 않아요. 서울 한복판에서 살더라도 ‘서울에서 보는 모습’을 아예 안 그릴 수 있어요. 어른스럽지도 아이스럽지도 않은, 그저 ‘내가 나로서 보는 길’을 찾기를 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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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단다 마음별 그림책 7
가타야마 켄 지음, 황진희 옮김 / 나는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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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51


《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단다》

 가타야마 켄

 황진희 옮김

 나는별

 2018.10.27.



  나무는 수다쟁이입니다. 사람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새한테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많으며, 풀벌레랑 벌나비한테 속삭이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도 수다쟁이인 터라, 나무가 들려주고 싶은 말은 안 듣고 혼자 떠들곤 합니다. 새도 혼자 지저귀기 일쑤요, 풀벌레나 벌나비도 저희 얘기만 신나게 펴다가 가 버리곤 합니다. 이야기 한 판을 펴고 싶은 나무인데, 다들 저희 이야기만 하고서 고개를 돌리니 서운하기 그지없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나무한테 다가와서 살살 쓰다듬다가 슬금슬금 타고 오릅니다. 쓸쓸하거나 슬픈 사람이 나무한테 찾아와서 가만히 기대면서 눈을 감습니다. 이때마다 나무는 찌릿찌릿 울면서 아이들한테도, 또 힘든 어른들한테 푸른 빛살을 듬뿍 나누어 줘요. 《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단다》를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나무는 수다쟁이인걸요. 아무 말도 안 한다니요? 다만 사람 같은 목소리로 수다를 떨지 않아요. 눈을 감고 마음으로 다가오려 할 적에 비로소 듣는 수다예요. 겉치레 아닌 속마음으로 주고받는 말결입니다. ‘사람말을 놓’을 적에, 섣부른 생각을 안 세울 적에, 나무하고 만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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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11


《표준 한국우표목록》

 편집부 엮음

 대한우표회

 1960.6.30.



  아버지가 국민학교 교사이다 보니, 스승날이 아니어도 ‘스승한테 보내는 글월’이 날마다 몇씩 있었어요. 처음에는 글월에서 우표 붙은 자리를 오리고 물에 불리고 신문종이에 펼쳐 말리며 우표만 얻었습니다만, 나중에 우표가게 일꾼이 말하길 ‘우체국 소인 찍힌 우표’가 값있을 뿐 아니라, 옛자취를 읽는 길이 된다 해서, 그 뒤로는 글월자루째 건사했습니다. 숱한 소인을 살피니 ‘고무 소인’인지 ‘기계 소인’인지 알아볼 만하고, 고장마다 다른 결을 느꼈어요. 지난날에는 모두 사람손으로 우표를 붙이고 소인을 찍은데다가 인쇄솜씨가 떨어져 ‘우표조차 빛깔이며 무늬나 글씨가 다르기’까지 했습니다. 우표모으기를 하느라 해마다 ‘우표목록’을 장만했어요. 《표준 한국우표목록》처럼 오랜 우표목록을 헌책집에서 찾아내면 무척 반가웠습니다. 참 작은 종잇조각인 우표이지만, 이야기를 띄우고 조촐한 살림자취를 남겨요. 2020년으로 접어들어 사라지는 우체국이 생깁니다. 택배한테 밀려 돈이 안 된다는데, 우체국만 우표를 빚을 수 있는 만큼, 모든 우체국이 다 다른 우표를 새롭게 선보여 글월 주고받는 보람을 퍼뜨리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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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23


《소케트군 1》

 김성환 글·그림

 고려가

 1988.3.30.



  국민학교를 다닐 적에 신문을 날마다 들췄습니다. 까맣게 한자로 덮은 신문이라 하더라도 귀퉁이에 네칸만화가 깃들었거든요. 왜 신문에 네칸만화가 깃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글만 빼곡하기보다는 느긋하게 그림으로 이야기를 여미어 보이는 길이란 무척 사랑스럽지 싶어요. 길디길게 늘어뜨리는 말이 아닌, 그림 한 칸으로 오히려 깊으며 너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거든요. 다만 어린이신문은 구경조차 하기 어려웠고, 어른신문을 뒤져서 어디에 네칸만화가 나오는가를 엿보았어요. 어쩌다가 만화가 없는 날이면 “아, 무슨 신문이 이래!” 하면서 골이 났어요. 살림이 넉넉한 몇몇 동무는 어른신문 아닌 어린이신문을 보더군요. 이 동무네에 놀러가고서 알았어요. 이때 어린이신문에 깃든 만화를 하나하나 챙겨 읽으면서 ‘이 재미있는 만화가 가득한 어린이신문을 지겹다고 안 보고 구석에 밀어놓는다고?’ 하고 생각했어요. 1998년에 서울 이문동 헌책집 〈신고서점〉에서 《소케트군 1∼5》 꾸러미를 만났습니다. 어릴 적에 보기 어렵던, 어쩌다 겨우 한두 자락 빌려서 보던, 풋풋한 네칸만화를 한자리에 모은 만화책은 몹시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스라한 예전 살림·어린이·마을·골목·어른이 아기자기하게 얼크러지면서 수수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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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된 씨앗으로 살아가는

책이 되어 준 숲을

고이 품은 곳에는

별이 빛나는 잔치를 이룹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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