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하늘 : 우리가 마시는 숨은 모두 바람이고, 이 바람은 언제나 하늘이다. 우리는 하늘숨을 먹는 사람이다. 우리가 몸이 아프다면 새파랗게 눈부신 하늘숨이 아닌 매캐한 먼지구름을 자꾸 먹기 때문이겠지. 우리 몸이 튼튼하고 싶다면 새파랗게 눈부신 하늘빛을 온몸으로 맞아들이면 되겠지. 우리가 튼튼한 몸이면서 마음일 적에는 어떠한 돌림앓이도 생기지 않고, 아플 일이란 없다. 우리가 하늘빛을 먹지 않고서, 그러니까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하늘을 파랗게 돌보지 않고 하늘을 그저 어지럽히기만 한다면, 우리 몸이나 마음은 튼튼한 길하고는 동떨어지면서, 자꾸자꾸 새로운 돌림앓이에 휘둘리고 만다. 하늘이 깨끗한 곳에서 누가 아플까. 하늘이 지저분한 곳에서 튼튼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엇을 하고 무엇을 그쳐야 할까?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어떤 터전에서 살면서 어떤 하루를 그려야 할까? 2020.2.2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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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6. 꼬치구이


불을 피우려면 불에 잘 타는 살림을 먼저 챙깁니다. 조그마한 불씨를 쏘시개로 옮기지요. 불쏘시개에 붙인 작은 불을 마른 덤불로 옮기고 나면, 어느새 장작으로 불이 옮겨붙어 오래오래 잘 탑니다. 불을 오래도록 건사하는 첫걸음이 되는 ‘불쏘시개’인데, 어떤 일을 처음 하는 자리에서도, 무엇을 비로소 일으키는 곳에서도 이 말을 함께 씁니다. 삼월을 앞두고 날이 매우 포근해요. 겨울을 헤아리면 여름 못지않게 가벼운 차림으로 햇볕을 쬘 만합니다. 깡똥옷을 입고 마당에 섭니다. 겨우내 적게 누린 햇볕을 온몸으로 맞이합니다. 풀밭이며 뒤꼍이며 숲에 잎이 돋고 꽃이 피면 일거리가 멧더미처럼 찾아오겠지요. 씨앗을 건사하고 잎을 훑어 덖고 나물을 할 테니까요. 고기를 꼬치에 꿰어 굽고, 떡이나 능금도 꼬치에 꿰어 구워요. 때로는 꼬치에 꿰어 팔팔 끓이지요. 고깃살을 묵처럼 저며서 누려요. 국수로 하루 밥차림을 해볼까요. 가게에서 파는 국수도 좋고, 집에서 반죽을 해서 미는 국수도 좋아요. 국수집을 찾아나선다면 국수길을 걷는 셈입니다. 마치 지난날 누에천이 퍼진 누에길마냥, 우리는 여러 가지 길을 걸어요. 삶길도 오솔길도 글길도 사랑길도. ㅅㄴㄹ


불쏘시개·쏘시개 ← 인화물, 인화물질, 조건, 기초조건, 필요조건, 주범, 원인, 변명, 계기, 기회, 수단, 기폭제, 촉매, 명분

깡똥옷 ← 핫팬츠

멧더미 ← 산더미, 산적(山積)

꼬치구이 ← 산적(散炙)

꼬치·고기묵 ← 오뎅

국수 ← 면(麵), 누들

국수길 ← 누들로드

누에길 ← 비단길,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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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5. 숲짐승


무엇을 쓰면 좋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모든 글감은 삶자리에서 비롯하거든요. 언제나 이 삶을 씁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살림을 쓰고, 스스로 이루려는 사랑을 씁니다. 누가 시켜서 어느 일을 할 수 있지만, 이보다는 스스로 일감을 찾습니다. 밥감도 노랫감도 스스로 찾습니다. 들에 사는 짐승도 언제나 스스로 찾아요. 숲이며 멧골에 사는 짐승도 그렇습니다. 손수 짓는다면 몰래 사고파는 일이 없어요. 가만히 살펴봐요. 눈을 반짝이면서 헤아리면 우리는 모두 알 만합니다. 얼핏 보기로는 헌것 같지만, 오래되거나 낡아 보이지만, 속은 다르기 마련이에요. 새것이어야 거룩하지 않아요. 우리가 아끼는 거룩한 그림이며 꽃이며 불이라면 기나긴 나날을 꾸준히 포근하면서 넉넉하게 흐른 숨결을 담지 싶습니다. 골을 부릴 일이 없어요. 짜증을 내거나 다그칠 까닭이 없어요. 하나하나 보면 되어요. 바로 우리 삶을 보고, 곁에서 글감이며 일감이며 밥감이며 노랫감을 찾으면 되어요. 누구한테 조르지 않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애를 끓지 않아요. 가만가만 마음눈을 뜨면서 오늘 하루를 새롭게 짓습니다. ㅅㄴㄹ


글감 ← 소재(素材), 재료, 모티브, 제재(題材)

들짐승·숲짐승·멧짐승 ← 야생동물

몰래팔기·몰래사기 ← 밀매, 밀무역, 암거래

알다·알아주다·살피다·헤아리다 ←양지(諒知)

마병·헌것·오랜것·낡은것 ← 고물

거룩그림 ← 성화(聖畵)

거룩꽃 ← 성화(聖花)

거룩불·횃불 ← 성화(聖火)

골부림·짜증·들볶다·닦달·몰다·다그치다·시끄럽다·북적북적·쫑알쫑알·등쌀·조르다·말하다·버럭버럭·떠들다·말많다·애끓다 ← 성화(成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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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도서관


 동시 놀이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2.22.)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마감글을 하나 썼는데, 아래한글에서 글종이로 셈하니 39쪽이 나옵니다. 25쪽을 써 달라는 글을 그만 거의 곱으로 쓰고 말았습니다. 데이타맨프로 편집기를 쓰느라 어림으로 쓰고서 아래한글에 앉히니 이렇군요. 어떻게 토막내야 좋으려나 하고 망설이다가, 집안 치우기를 합니다. 뭔가 막힐 적에는 쓸고 닦고 치우고 갈무리하노라면 어느새 길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늘 하는 집안일이지만, 세간을 놓은 자리를 바꾸고 크게 치웠더니 홀가분한데, 이튿날 마저 더 치우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하루 더 묵히면 토막치기가 되겠지요. 새달에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가 태어납니다. 이 동시꾸러미가 태어나면 열세 살 어린이 연필그림으로 마을책집에서 조촐히 그림잔치를 꾸며 보려고 합니다. 차분하면서 즐거운 마음이 되면 모든 시커먼 기운은 우리 둘레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리라 느껴요.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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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가 - 미나마타.한국.베트남 취재기
구와바라 시세이 지음, 김승곤 옮김 / 눈빛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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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4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

 김승곤 옮김

 눈빛

 2012.7.20.



  구와바라 시세이 님이 서울 청계천을 찍은 오랜 사진을 서울 인사동에서 조촐히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 비매품인 사진책을 같이 팔았고, 저는 그무렵 충북 충주하고 서울 사이를 자전거로 오가는 나날이었는데요, 자전거를 달려 사진잔치를 돌아보고 비매품 사진책을 장만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사진은 아니어도 투박한 손빛이 깃든 사진은 아직 한국 사진님이 보여주지 못하는 눈빛이기도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2012년에 새롭게 나옵니다. 1989년에 《보도사진가》란 이름으로 나온 적 있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님이 걸어온 사진길을 스스로 돌아본 이야기꾸러미인데, 유진 스미스 님하고 토몬 켄 님한테 사진으로 야코죽은 일을 씁쓸하게 털어놓기도 해요. 그런데 왜 야코죽어야 할까요? 모든 사람은 다르기에 똑같은 일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담기 마련입니다. 으뜸가는 사진을 어느 한 사람이 찍을 까닭 없이 다 다른 눈빛으로 다 다른 손빛을 펼쳐서 다 다른 사진빛을 이루면 되어요. 다큐사진은 죽거나 시들 일이 없습니다. ‘삶·살림·사랑’을 포근히 담으면 모두 다큐이거든요. 부디 이 대목을 늦게라도 알아차리시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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