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08 : 꼭 필요한 존재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지

→ 서로서로 이바지하지

→ 서로 꼭 있어야 하지

→ 서로 도우며 함께살지

→ 서로 도우며 살아가지

→ 서로 즐겁게 어울리지

《릴리와 숲의 비밀》(뤼크 포크룰·아니크 마송/박지예 옮김, 봄날의곰, 2023) 6쪽


“꼭 필요한”은 겹말입니다. ‘꼭’을 쓸 적에는 “꼭 있을”로 바로잡습니다. 그런데, 어린이하고 읽는 그림책에 “꼭 필요한 존재지”처럼 적으면 어린이부터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밭과 들숲에서 지렁이랑 흙이랑 풀꽃나무가 함께 지내면서 돕는다는 뜻을 들려주려고 할 적에는, “서로 도우며 살아가지”라든지 “서로 도우며 함께살지”처럼 풀어야 어울립니다. “서로 즐겁게 어울리지”나 “서로 도란도란 어울리지”처럼 풀어낼 만합니다. 수수하게 “서로 꼭 있어야 하지”로 풀 만하고, “서로서로 돕지”나 “서로서로 이바지하지”로 풀어도 되고요. ㅍㄹㄴ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07 : 그 덕분 -게 되 숲속 식물들 거


그 덕분에 땅이 기름지게 되고 숲속 식물들이 쑥쑥 잘 자라는 거야

→ 그래서 땅이 기름지고 숲에서 푸나무가 쑥쑥 자라

→ 그래서 땅은 기름지고 숲에서 풀꽃나무가 잘 자라

《릴리와 숲의 비밀》(뤼크 포크룰·아니크 마송/박지예 옮김, 봄날의곰, 2023) 6쪽


“그렇게 도와서”나 “그렇게 베풀어서”를 뜻한다고 할 만한 일본말씨 “그 덕분에”일 텐데, ‘그래서’로 다듬습니다. 옮김말씨 “기름지게 되고”는 ‘기름지고’로 다듬어요. “숲속 식물들이”는 “숲에서 푸나무가”나 “숲에서 풀과 나무가”가 “숲에서 풀꽃나무가”로 다듬지요. 군말씨 ‘것’은 덜어냅니다. ㅍㄹㄴ


덕분(德分) :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 덕(德)·덕윤·덕택

식물(植物) : [식물] 생물계의 두 갈래 가운데 하나. 대체로 이동력이 없고 체제가 비교적 간단하여 신경과 감각이 없고 셀룰로스를 포함한 세포벽과 세포막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506 : 것 속의 위대 친구


이 지렁이로 말할 것 같으면, 흙 속의 위대한 친구인걸

→ 이 지렁이를 말한다면, 흙에 사는 놀라운 동무인걸

→ 이 지렁이라면, 흙에 깃든 눈부신 동무인걸

《릴리와 숲의 비밀》(뤼크 포크룰·아니크 마송/박지예 옮김, 봄날의곰, 2023) 7쪽


무엇을 말할 적에는 ‘말하자면’이나 ‘말한다면’이나 ‘말하면’이라 하면 됩니다. “이 지렁이로 말할 것 같으면” 같은 보기글이라면 “것 같으면”을 털어냅니다. “이 지렁이라면”이나 “이 지렁이는”처럼 단출히 손질할 수 있습니다. 일본옮김말씨인 “흙 속의 위대한 친구인걸”은 “흙에 사는 + 놀라운 동무인걸”이나 “흙에 깃든 + 눈부신 동무인걸”로 손질할 만합니다. ㅍㄹㄴ


위대하다(偉大-) : 도량이나 능력, 업적 따위가 뛰어나고 훌륭하다 ≒ 괴연하다(傀然-)·위여하다

친구(親舊) : 1.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 친고(親故)·동무·벗·친우(親友) 2.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2.9.

숨은책 1140


《the New Test Ament(新約聖書)》

 편집부 옮김

 日本聖書協會

 1956.



  언제부터 ‘성경(聖經)·성서(聖書)’ 같은 한자말로 ‘바이블(Bible)’이라는 영어를 옮겼으려나요. 중국과 일본과 우리나라에 먼나라 거룩말씀이 처음 들어온 무렵에는 아직 우리말을 우리글로 담는 길을 고루 못 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중국글로 나타냈어요. 일본에서 1956년에 나온 《the New Test Ament(新約聖書)》는 손바닥에 쥘 만큼 조그맣습니다. 우리나라 거룩책은 으레 커다랗습니다. 여느 판도 큰데, 처음부터 큰글씨판으로 내놓곤 합니다. 일본에도 큰판인 온말씀책이 있습니다만, 작은판이 꽤 많아요. 나이들면 잔글씨가 안 보인다고 여기지만, 책을 늘 곁에 둘 적에는 나이들어도 잔글씨를 수수하게 읽게 마련입니다. 어르신을 헤아려 큰글씨판을 내놓을 만하되, 누구나 틈틈이 책읽기와 글쓰기를 누릴 적에는 ‘눈밝은’ 살림을 짓는다고 느낍니다. 그나저나 일본 큰배움터에서 가르치던 분이 1960년 2월 29일에 ‘영어판 온꽃글’을 장만해서 곁에 두었고, 일본으로 배움길을 나선 어느 분이 책끝에 “1983.1.2. 새해인사차 교수님에 갔다가 빌림. 姜容慈”처럼 적바림을 보태었어요. 돌고돌면서 손길을 타는 책입니다. 두 사람 손을 거친 작은책 곁에 “2025.8.9. 부산 남해서점.”처럼 적바림을 새로 보탭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트는 손등



  어제그제 잎샘바람이 쩌렁쩌렁 휘파람마냥 불어온다. 오늘도 꽃샘바람은 큰소리로 몰아친다. 높녘은 꽤 추울 텐데, 첫봄을 앞두면서 골골샅샅 파랗게 틔우는 길이라고 느낀다. 마녘도 제법 얼지만 늦겨울인걸. 이렇게 휭휭 회오리처럼 바람꽃이 피면 어느 누구도 “포근한 겨울”이라고 걱정하지 않으리라. 여름은 덥다가도 시원한 철이고, 겨울은 춥다가도 포근한 철이다. 모든 바람은 언제나 알맞게 갈마든다.


  벼락바람이 감돌지만 소매를 걷고서 걷는다. 책짐을 이고 들며 걷는다. 손가락이 얼어도 왼손에 책을 쥐고서 걷는다. 곧 시외버스를 타면 더워서 언손이 다 녹으리라 본다. 읽고 쓰려고 두 손을 찬바람에 내놓고 다니느라, 손등이 허옇게 트다가 핏망울이 맺는다. 뜨끔뜨끔 찌릿찌릿 받아들인다. 따끔따끔 찌르르르 맞아들인다.


  붓을 더 쥐기 어려우면 책을 보따리에 넣고서 손을 주머니에 찌른다. 이 겨울에 날아다니는 새를 살피고, 길나무는 어떠한지 들여다본다. 바람 따라 하늘이 맑게 트이는 빛살을 지켜보다가 다시 책을 꺼내어 읽는다. 읽고 쉬고 쓴다. 새삼새삼 읽고 쉬고 쓴다. 또 읽고 쉬고 쓴다.


  사상나루 시외버스 둘레로 비둘기가 종종종 걷는다. 나는 제자리걸음을 하며 언손을 녹이다가 ‘부산-완도’ 시외버스를 탄다. 순천서 내려 갈아타야지. 오늘은 부산 마을책집 〈책과아이들〉에서 이웃님 그림판을 천천히 자리잡아 놓았다. 어쩐지 ‘책집 이웃일꾼’이 된 듯하다. 마을책집에 처음 눈뜬 1992해부터 여태 ‘책집손님’으로 오래오래 드나들었는데, 문득 새자리를 누리는구나 싶다. ‘책집단골’은 어느 책집을 서른 해 남짓 드나들며 “그곳에서만 사들인 책이 3000자락”이 넘어야 한다고 여기는데, ‘책집단골’이라는 이름을 지나가면 ‘책집이웃’으로 서는구나 싶다.


  아프기에 스스로 몸을 안고서 고즈넉이 풀고 맺는 숨길을 찾아본다. 앓기에 스스로 마음을 아우르고서 고요히 품고 펴는 숨소리를 돌아본다. 우리 곁에 있는 어른이란, 저마다 아프거나 앓는 곳을 가만히 달래며 부드러이 웃는 분이지 싶다. 우리 둘레에서 뛰노는 아이란, 스스럼없이 자라나며 말꼬를 트고 숨꽃을 틔우는 신바람이지 싶다. 갓 태어나서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고서 눈감은 두 어른, 이오덕·권정생 두 분은 내내 앓고 아픈 삶을 지냈다. 내내 앓느라 스스로 알아가야 했고, 내처 아프느라 스스로 아우르고 달래면서 피어나려고 했다고 느낀다.


  나는 나아간다. 너는 날아간다. 우리는 함께 걷는다. 이제 서로 마주본다. 시외버스가 움직이려고 하니 비둘기가 푸드득 날아오른다. 내도록 얼며 찌릿찌릿 쓰라린 손등과 팔뚝이 조금조금 녹는다. 이제 손가락을 놀릴 만하니 이틀치 밀린 하루글부터 쓰자. 그런데 손가락이 녹으니 슬슬 졸립네. 그래, 졸리면 좀 눈을 감고서 더 쉬어야지. 제대로 졸고, 실컷 자고 나더라도, 부산에서 순천까지 한참 걸리니, 포근히 꿈길을 가고서 다시 일어나자. 2026.2.8.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