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다 재미있다 재미있다 노래할 적에 ‘그런가?’ 하고 고개를 갸웃하고는 들여다보지 않던 만화책 가운데 《서양골동양과자점》이 있다. 아무리 재미있다 하더라도 나한테는 ‘골동’과 ‘양과자’ 두 가지 취미는 도무지 없기 때문이다. 내 취미가 아니더라도 골프 만화를 보기도 하면서 왜 이 만화책은 들여다보지 않았을까. 곰곰이 돌아보면, 내 취미하고 동떨어진 줄거리로 흐르기 때문이 아니라, 나로서는 아직 이 만화책을 받아들일 마음이 아니었기 때문이지 싶다. 즐겁게 살아가고픈 꿈을 키우고, 재미있게 살아가려는 사랑을 가꾸면, 누구나 하루하루 아름답게 가꿀 테지. 회사를 그대로 다닐 수 있으나,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 가벼운 일을 할 수 있고, 케익가게를 열 수 있다. 케익을 구울 수 있고, 케익을 팔 수 있다. 신문기자를 할 수 있으나, 신문배달을 할 수 있다. 우유배달을 하거나 쌀집을 할 수 있다. 스스로 즐거운 자리를 살피면서 환하게 웃을 때에 비로소 아름다운 삶이 된다고 느낀다. 4347.4.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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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골동양과자점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3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2014년 04월 20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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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뒤집어진 뒤

배에 있던 사람들은 
그대로 모두 죽었으리라 느낍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숨기려고
일부러 늑장을 부리고
민간잠수부가 물에 못 들어가게 막고
여러 날 똑같은 화면만 보여주고
물속과 배 안쪽 상황은 찍지 못하게 하고
민간인과 기자는 접근을 못하게 막고
실종자 숫자와 죽은 사람 숫자를
마치 스포츠 중계 하듯이
화면에 척척 붙이고,
여러 날 지나서
도무지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질 때에
비로소 주검을 배에서 꺼내는...
이런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한숨을 쉬면서
일요일 낮을 보내는데,
뜻밖에 오늘
제비가 우리 집 처마 밑으로 찾아옵니다.

지난해에 마을마다 아주 모질고 끔찍하도록
농약바람이었는데
제비가 그예 살아남아
우리 집에 다시 돌아와 주는군요.

한숨만 쉴 노릇은 아니로구나 하고
생각에 잠깁니다.

희망이란 무엇이고
꿈과 사랑을 어떻게 다스릴 때에 아름다운지

곰곰이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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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알아본 뒤에는 (사진책도서관 2014.4.15.)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책은 읽으려고 만든다. 도서관은 책을 건사하려는 곳이다. 우리는 책을 쓰고 만들며 사고팔고 읽으며 갈무리한다. 그러면, 책은 왜 쓰고 왜 읽는가. 책을 쓴 뒤에는 어떻게 살아가고, 책을 읽은 뒤에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책을 쓰는 사람은 책을 쓰면서 스스로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책을 건사하는 도서관을 지키는 사람은 책을 건사하고 도서관을 지키면서 스스로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지난날에는 도서관이 공공도서관뿐이었고, 공공도서관을 지키는 이는 공무원이라 할 만하다. 오늘날에는 공공도서관 아닌 사립도서관이 생기고, 개인도서관이 태어난다. 사립도서관과 개인도서관을 꾸리는 이들은 저마다 삶을 어떻게 가꾼다고 할 수 있을까.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우리들은 왜 사립도서관이나 개인도서관을 스스로 돈과 품을 잔뜩 들여서 열고 가꾸며 꾸리는가.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공공도서관에도 가지만 사립도서관이나 개인도서관에도 간다. 우리 ‘사진책도서관’ 같은 전문도서관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고, 자그마한 동네도서관으로 나들이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 더 많은 책이 더 가지런하게 놓인 곳을 바라면 공공도서관을 가면 될 일인데, 왜 굳이 작은 개인도서관까지 찾아가서 책을 보려고 할까.


  다른 나라는 어떠한지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를 놓고 말한다면, 한국에서는 공공도서관이 책을 버린다. 공공도서관은 책을 오래오래 품지 못한다. 새로 나오는 책을 꾸준히 사들여 갖추는 일은 반가우면서 고맙지만, 애써 사들여 갖추는 책을 두고두고 건사하지 못한다. 사립도서관이나 개인도서관이 생기는 까닭은 ‘공공도서관에 책이 없’고 ‘공공도서관이 책을 버리’기 때문 아닐까 싶다. 공공도서관에 책이 있을 뿐 아니라, 공공도서관이 책을 알뜰살뜰 건사하면서 지키는 몫을 톡톡히 한다면, 굳이 개인도서관을 열 까닭이 있을까.


  동네나 시골에 조그맣게 도서관을 가꾸면서 책쉼터에다가 책배움터를 일구고 싶으면 따로 개인도서관을 열 만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책이 책답게 자리를 못 잡는다. 아무래도 이런저런 안타깝거나 슬픈 까닭이 뒤엉키기에, 곳곳에서 자그맣게 도서관을 여는 책이웃이 늘어나지 싶다.


  책을 알아본 뒤에는 무엇을 해야 아름다울까? 책을 알아본 뒤에는 책에 깃든 이야기를 마음 깊이 아로새겨서 삶을 새롭게 가꿀 때에 아름답겠지.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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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8. 2014.4.15. 등꽃아이



  등꽃이 피었다. 늦여름부터 가으내 등나무 줄기가 얽혀 도서관 창문을 다 가린다 싶더니, 봄에는 등꽃이 찰랑찰랑 빛난다. 등꽃을 보면 등나무 줄기가 휘휘 뻗는 일을 미워하지 못한다. 치렁치렁 고운 등꽃을 한 줄기 따서 큰아이한테 건넨다. 예쁘장한 등꽃줄기를 들고는 좋아서 노래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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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꽃은 눈부시게



  탱자꽃이 눈부시다. 하야말갛게 피어나는 탱자꽃은 이른 봄날 새하얀 꽃잔치를 벌이다가 저무는 봄꽃나무와 사뭇 다르게 눈부시다. 봄꽃나무는 이른봄에 사람들 눈을 환하게 틔우는 꽃송이를 베푼다면, 탱자꽃은 봄이 무르익는 푸른 물결이 우리 숨결을 시원하게 어루만지는 빛이 얼마나 눈부신가를 알려주지 싶다.


  하얀 꽃잎이 팔랑거리는 탱자나무 줄기와 가시는 푸르다. 탱자꽃이 피고 질 무렵 땅바닥에서는 딸기넝쿨이 퍼지면서 딸기꽃이 피고 진다. 탱자꽃이나 딸기꽃을 보려고 마실을 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 텐데, 탱자꽃과 딸기꽃은 새벽빛을 부르고 저녁빛을 밝힌다. 아침저녁으로 봄들에 고운 손길을 흩뿌린다. 4347.4.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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