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얹은 책



  아이가 무릎에 그림책을 얹는다. 밝은 봄꽃 이야기가 흐르는 그림책을 넘긴다. 일곱 살 아이는 옷이든 다른 무엇이든 꽃 무늬가 들어가면 무척 좋아한다.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서 “음, 나 저 새, 꽃새라고 할래.” 하고 말하기도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새는 하늘을 나는 꽃이라고 할 만하구나 싶다.


  무릎에 책을 얹고 이야기를 읽는 아이는 책아이라 할 텐데, 책에서 꽃내음을 맡으니, 책아이는 꽃아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꽃 같은 말을 속삭이면서 꽃말이 피어나고, 꽃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꽃노래가 퍼지며, 꽃 같은 웃음을 지으면서 꽃웃음이 흐드러진다.


  책을 마주하는 꽃다운 넋이 곱다. 책을 만지는 꽃다운 손길이 예쁘다. 책을 읽는 꽃다운 눈빛이 맑다. 4347.4.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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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11. 버스는 이야기터


  하루에 몇 대만 지나가는 군내버스이기에, 볼일을 보는 분들은 다 다른 마을에서 살아도 으레 비슷한 때에 버스를 탄다. 따로 자가용이 없어 서로 오가지 않다가 군내버스에서 만나면 괜히 반갑고, 반가운 나머지 읍내에 닿을 때까지 할매끼리 할배끼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수수하고 작은 이야기터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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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10. 저 먼 모퉁이에서



  저 먼 모퉁이에서 버스가 들어선다. 군내버스는 여러 마을을 구비구비 돌며 우리 마을까지 달려온다. 고개를 넘고 들길을 거쳐 바닷가를 누비면서 한 사람 두 사람 내려 주고 태워 준다. 자동차 몹시 뜸한 시골길을 차근차근 달리면서 살그마니 바람을 일으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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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한테도 넋이 있고 나무한테도 마음이 있다. 벌레한테도 생각이 있고 풀한테도 사랑이 있다. 꽃넋을 읽는 사람은 읽고, 나무마음을 읽는 사람은 읽는다. 벌레가 들려주는 노래를 읽는 사람은 읽고, 풀이 베푸는 숨결을 읽는 사람은 읽는다. 만화책 《귀수의 정원》은 풀과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뜰에서 오랜 나날 살아오면서 사람들과 살가운 사랑을 속삭이던 꽃넋과 나무넋을 보여준다. 꽃넋에 이끌리고 나무넋에 사로잡히면서 함께 살아가는 빛을 꿈꾸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름다움을 생각하기에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고, 즐거움을 생각하기에 즐거운 노래를 부른다. 무엇을 하면서 누구와 어깨동무할 때에 삶이 빛날까. 우리 삶은 어디에서 어떻게 누리면서 곱게 피어날까. 4347.4.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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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수의 정원 1
사노 미오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10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14년 04월 1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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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33. 2014.4.12. 할머니 품에 안겨



  할머니가 무릎에 앉혀 준다. 아이는 할머니하고 한 쪽씩 나누어 그림책을 읽는다. 아이는 할머니한테 책을 읽어 주고, 할머니는 아이한테 책을 읽어 준다. 두 사람은 오순도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두 사람은 즐겁게 책을 마주하면서 사랑을 살그마니 속삭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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