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자!
한지선 지음 / 낮은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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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26.

그림책시렁 1728


《밥 먹자!》

 한지선

 낮은산

 2019.8.20.



  우리는 예부터 “밥먹었니?” 하고 아침말이며 저녁말을 건넨다고 합니다. 먹고사는 일이 몹시 대수롭기 때문이라 합니다만, ‘먹고살다’라는 낱말처럼 ‘먹다’를 너무 앞세울 적에는 ‘살다’를 잊거나 잃기 쉽습니다. 우리는 예부터 “어떻게 지내?”나 “어떻게 살아?” 하고도 말을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나눕니다. “밥먹자!” 하고도 말하지만, “얘기하자!” 하는 말이 먼저요 첫째이면서 바탕일 텐데 싶습니다. 《밥 먹자!》는 시골자락 저잣길에서 할매랑 할배가 밥부터 함께 차려서 누린다고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손큰 할매와 할배를 재미나게 담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뻘겋게 비비는 밥이 얼마나 아이 마음에 닿을 만한지 아리송합니다. 매운밥이나 고추장을 즐기는 아이가 드문드문 있되, 아이는 혀가 아리며 아픈 맛을 섣불리 가까이하지 않아요. 더구나 이 그림책에 나오는 할매할배한테는 “다 다른 얼굴”이 안 보입니다. 또한 “모두 똑같은 갓(모자)에 옷을 입히는 그림”은 마치 ‘새마을바람’으로 온나라 시골을 망가뜨린 박정희 그림자가 비치는구나 싶어요. 모든 푸나무에 암꽃수꽃이 있듯, 모든 시골사람은 워낙 스스로 다르게 꽃입니다. ‘똑같이 시뻘겋게 밀어붙이기(강제통합)’ 같은 비빔질이 아닌, 다 다른 꽃을 조금조금 찬찬히 섞으며 어울릴 적에 ‘시골빛’일 텐데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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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퍼레이드parade



퍼레이드(parade) : 축제나 축하 또는 시위 행사 따위로 많은 사람이 시가를 화려하게 행진하는 일. 또는 그런 행렬. ‘행진’으로 순화

parade : 1. 퍼레이드, 가두 행진 2. 열병식 3. 일련(의 사람들사물들) 4. 부, 지식 등의 과시 5.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가]

パレ-ド(parade) : 1. 퍼레이드 2. 행렬. 행진 3. 사열식. 열병(閱兵)



영어 ‘퍼레이드’는 우리말을 헤아려 ‘가다·걷다·걸어가다’나 ‘뚜벅뚜벅·뚜벅이·뚜벅꽃’으로 손봅니다. ‘줄짓다·줄잇다·줄줄이·줄기차다’나 ‘줄걸음·줄달음·줄줄줄·주르륵·조르륵·졸졸·주룩주룩’으로 손볼 만합니다. ‘뻗다·뻗어나가다·뻗치다’나 ‘앞걸음·앞길·앞날·앞목·앞줄·앞으로’로 손보며, ‘길·길꽃’이나 ‘옮기다·옮아가다·움직이다·움직꽃’으로 손볼 수 있어요. ‘나아가다·내딛다·내디디다’나 ‘잇다·이어가다·이어오다·잇달다·잇닿다·잇대다’로 손보아도 되지요. ‘달려가다·달리다·달음질·달음박질’이나 ‘거리너울·거리물결·길너울·길물결’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여자들은 모두 마녀로, 남자들은 모두 악마로 가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해

→ 가시내는 모두 숲아씨로, 사내는 모두 괄괄이로 꾸미고서 걸어

→ 가시내는 모두 바람아씨로, 사내는 모두 까만이로 꾸미고서 내딛어

→ 가시내는 모두 빛아씨로, 사내는 모두 망나니로 꾸미고서 줄줄이 가

《조조 할머니의 마녀 수업》(가도노 에이코·시모다 도모미/서혜영 옮김, 청어람미디어, 2007) 58쪽


못난 가족 퍼레이드였구나

→ 못난집 나아가기였구나

→ 못난집안이 잇달았구나

→ 줄줄이 못난집이었구나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6》(니노미야 토모코/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8) 62쪽


대대적인 퍼레이드를 준비중이다

→ 크게 걸어가려고 한다

→ 들썩들썩 나아가려고 한다

→ 시끌벅적 가려고 한다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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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지리멸렬



 지리멸렬에 빠지다 → 갈피를 못 잡다 / 어수선하다 / 갈팡질팡하다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할 만큼 지리멸렬 상태였죠 → 딱 하루도 견디지 못할 만큼 어지러웠죠


지리멸렬(支離滅裂) : 이리저리 흩어지고 찢기어 갈피를 잡을 수 없음



  이리저리 흩어진 모습이라면 갈피를 못 잡을 테고, 이때에는 ‘지겹다·지긋지긋·질리다·진저리·졸리다’나 ‘싫다·신물·이골·비리다·재미없다·하품’이나 ‘뻔하다·빤하다·숨막히다·울렁거리다·심심하다’로 고쳐씁니다. ‘귀에 못이 박히다·꼴보기싫다·보기싫다’나 ‘넌더리·넌덜머리·달갑잖다·반갑잖다’나 ‘절레절레·도리도리·시답잖다·징그럽다’로 고쳐쓸 만하고, ‘따분하다·떨떠름하다·똥씹다·손사래·종잡을 길 없다’나 ‘투정·투덜투덜·툴툴거리다·뾰로통·삐지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때로는 ‘떠내려가다·오락가락·콩켜팥켜·나뒹굴다·뒹굴다’나 ‘헤매다·헷갈리다·흐느적·흐무러지다·흐물흐물·흩어지다’나 ‘갈팡질팡·갈피를 못 잡다·어수선하다·어지럽다’나 ‘마구·마구잡이·맛없다·맛적다·멀미·몸서리·못마땅하다·물리다­’로 고쳐씁니다.



여전히 지리멸렬한 일상을 박찰 만한 용기와 조짐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 아직 따분한 삶을 박찰 만한 기운과 낌새가 없었다

→ 여태 어수선한 나날을 박찰 만한 힘과 느낌이 없었다

→ 그대로 어지러운 하루를 박찰 만큼 씩씩하거나 낌새도 없었다

《한길역사기행 1》(한길사, 1986.12) 179쪽


당신, 지리멸렬하잖아

→ 여보, 갈피가 없잖아

→ 여보, 어수선하잖아

→ 여보, 어지럽잖아

→ 여보, 마구잡이잖아

《80세 마리코 1》(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8) 131쪽


쵸코 씨가 하는 말은 지리멸렬하다

→ 쵸코 씨가 하는 말은 어지럽다

→ 쵸코 씨가 하는 말은 어수선하다

→ 쵸코 씨는 마구잡이로 말한다

《80세 마리코 6》(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 55쪽


반복되는 지리멸렬한 일상 속에서

→ 되풀이하는 지겨운 삶에서

→ 똑같아 재미없는 날인데

→ 늘 같아 따분한 삶인데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김성은, 책과이음, 2020) 61쪽


때에 따라 지리멸렬해지면서 불통의 원인이 되고 맙니다

→ 때에 따라 흐물거리면서 막히고 맙니다

→ 때에 따라 흐느적거리면서 막혀버립니다

《제줏말 작은사전》(김학준, 제라헌, 2021) 8쪽


참으로 지리멸렬한 섬 돌기가 되어버렸군

→ 참으로 마구잡이 섬돌기가 되어버렸군

→ 참으로 어지럽게 섬돌기가 되어버렸군

→ 참으로 콩켜팥켜 섬돌기가 되어버렸군

→ 참으로 시답잖게 섬돌기가 되어버렸군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5》(나가오 마루/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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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천년만년



 천년만년 길이 빛날 우리의 조국 → 길이길이 빛날 우리 나라

 천년만년 살고 지고 → 오래오래 살고 지고 / 두고두고 살고 지고

 부모가 천년만년 살아서 → 어버이가 아주 오래 살아서

 사람이 천년만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 사람이 끝없이 살지도 않는데


천년만년(千年萬年) : = 천만년

천만년(千萬年) : 아주 오랜 세월 ≒ 천년만년·천만세(千萬歲)



  ‘천년만년’은 천 년이나 만 년이란 나날이 아닌 ‘오랫동안’을 가리킵니다. 말뜻대로 ‘오랫동안·오래오래·오래도록·오래’나 ‘그토록·그렇게·곱게’로 손봅니다. ‘길이·길이길이·깊다’나 ‘두고두고·보나 마다·마냥·마땅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늘·노상·언제나·언제까지나’나 ‘한결같이·한참·사라지지 않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내내·내리·내처·꼬박꼬박·끝가지 가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아직·안 죽다·이제나 저제나·자나 깨나’로 손볼 만하고, ‘족족·즈믄꽃·즈믄배기·즈믄해’나 ‘짙푸르다·푸르다·탄탄하다·튼튼하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ㅍㄹㄴ



무슨 삶의 의미? 천 년, 만 년, 1억 년이나 죽지 않고 있는다면, 난 그동안 뭘 해야 하는 거야?

→ 무슨 삶뜻? 오래오래, 1억 년이나 죽지 않고 있는다면, 난 그동안 뭘 해야 하지?

→ 삶에 무슨 뜻? 끝없이, 1억 년이나 죽지 않고 있는다면, 난 그동안 뭘 해야 하지?

《불새 3》(테즈카 오사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164쪽


천년만년 꽃다운 얼굴 보여주겠다고

→ 두고두고 꽃다운 얼굴 보여주겠다고

→ 한결같이 꽃다운 얼굴 보여주겠다고

→ 늘 꽃다운 얼굴 보여주겠다고

→ 노상 꽃다운 얼굴 보여주겠다고

《정말》(이정록, 창비, 2010) 15쪽


이 도시는 천년만년 번영할 거예요

→ 이 도시는 두고두고 꽃핍니다

→ 이 도시는 오래도록 피어납니다

→ 이 도시는 한결같이 눈부시지요

→ 이 도시는 길이 아름답지요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이와모토 나오/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 270쪽


이러고 천년만년 살고 싶다

→ 이러고 오래오래 살고 싶다

→ 이러고 언제까지나 살고 싶다

→ 이러고 끝없이 살고 싶다

→ 늘 이러고 살고 싶다

《요코 씨의 말 1》(사노 요코·기타무라 유카/김수현 옮김, 민음사, 2018) 125쪽


천년만년 성장하질 않는 거라구요

→ 아직도 안 자란다구요

→ 언제까지나 안 자란다구요

《란과 잿빛의 세계 7》(이리에 아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8) 253쪽


천년만년 구시렁구시렁. 그만하고 사과나 해

→ 늘 구시렁구시렁. 그만하고 뉘우치기나 해

→ 내내 구시렁구시렁. 그만하고 고개나 숙여

《카나카나 5》(니시모리 히로유키/장지연 옮김, 학산문화사, 2023) 154쪽


너도 바람을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으면, 천년만년 히어로는 될 수 없다

→ 너도 바람을 느낄 수 있지 않으면, 자나 깨나 으뜸꽃은 될 수 없다

→ 너도 바람을 느낄 수 있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별꽃은 될 수 없다

《울어라 펜 4》(시마모토 카즈히코/이정운 옮김, 미우, 2024) 76쪽


말싸움은 천년만년 혀도 결판이 안 나니께

→ 말싸움은 꼬박꼬박 혀도 끝이 안 나니께

→ 말싸움은 족족 혀도 끝장이 안 나니께

→ 말싸움은 오래 혀도 매듭을 못 지응께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5》(나가오 마루/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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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2부 : 책을 위해서라면 무녀가 되겠어 12
스즈카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카즈키 미야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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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25.

책으로 삶읽기 1090


《책벌레의 하극상 2-12》

 카즈키 미야 글

 스즈카 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5.11.30.



《책벌레의 하극상 2부 12》(카즈키 미야·스즈카/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5)을 읽었다. 누구나 사람이면서 다르게 숨결이지만, 높낮이를 가르고 이름값을 매기면서 마치 높은사람·낮은사람을 갈라서 휘두르거나 휘둘러도 되는 줄 잘못 여기고 만다. 이 줄거리에 나오는 나리(신관·귀족)는 높은사람일까? 오늘날 나리(대통령·고위공무원·의원)는 높은사람인가? 벼슬로 금을 긋고, 힘으로 누르거나 밀고, 돈으로 사거나 팔 적에는, 누구나 빛을 잊다가 잃는다. 예나 이제나 아직 사라지지 않는 벼슬팔이·힘팔이·돈팔이라 할 텐데, 우리는 언제쯤 스스로 걷어내려나. 책벌레는 책을 읽으면 된다. 살림꾼은 살림을 하면 된다. 누구나 보금자리를 일구며 즐거운 오늘을 누리면서 나누면 된다. 살림길을 잊기에 말썽을 일으키고, 살림길을 안 배우기에 마구 빼앗거나 발밑에 깔려고 한다.


 ㅍㄹㄴ


“전에 신관장님도 말씀하셨잖아? 다른 영지의 귀족이 널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13쪽)


“네가 각오를 다졌다면 그걸로 됐다. 이 반지를 끼어라. 마인. 바람에 기도해서 지켜라. 너의 소중한 자들을. 나의 마력으로부터.” (138쪽)


“모처럼 손에 넣은 대의명분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하지.” (139쪽)


“지금까지의 행동을 용서한 건 아니에요. 그건 잊지 말아 주세요.” (14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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