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78 : 대대적 퍼레이드 준비중


대대적인 퍼레이드를 준비중이다

→ 크게 걸어가려고 한다

→ 들썩들썩 나아가려고 한다

→ 시끌벅적 가려고 한다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24쪽


꾸미는 말은 워낙 재미없습니다. 재미없기에 큼지막하게 보이려고 하는 짓을 ‘꾸미다’라 합니다. 겉치레는 참으로 따분합니다. 알맹이가 없으니 들썩들썩 떠들썩하게 발라요. 시끌벅적하게 겉만 들씌울 적에는 속살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빈털터리라서 시끄럽습니다. 빈수레가 시끄럽다고 하지요. 시원스레 걸어가는 길과 떠벌이며 왁자지껄한 몸짓은 다릅니다. 왁왁대면서 우람하게 보이려는 겉짓으로 나아간다면 오히려 초라합니다. 떠들지 말고 이야기를 해봐요. 몸집만 키우지 말고 속말을 사근사근 나눠요. ㅍㄹㄴ


대대적(大大的) : 일의 범위나 규모가 매우 큰

퍼레이드(parade) : 축제나 축하 또는 시위 행사 따위로 많은 사람이 시가를 화려하게 행진하는 일. 또는 그런 행렬. ‘행진’으로 순화

준비(準備) : 미리 마련하여 갖춤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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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77 : 악한들의 동맹 불안한 평온 속


악한들의 동맹처럼 우리는 불안한 평온 속에 살아가겠지만

→ 우리는 못된 무리처럼 아슬아슬 조용히 살아가겠지만

→ 우리는 사납두레처럼 걱정하며 얌전히 살아가겠지만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47쪽


나쁜 무리가 못된 무리가 저쪽에 있다고 여길 적에는, 그만 우리도 나란히 휩쓸려요. 우리가 저쪽을 사납두레로 바라보는 만큼, 저쪽도 우리를 끔찍늪으로 쳐다봅니다. 어느 한 쪽만 못나거나 모질거나 매몰차지 않아요. 어느 누구만 추레하거나 거칠거나 마구잡이로 날뛰지 않습니다. 서로 결이 맞기에 어느새 둘이 똑같이 뒹굴면서 싸우고 다퉈요. 우리가 걱정하듯 그들도 근심합니다. 우리가 어둡게 잠기듯 그들도 캄캄하게 감겨요. 일본옮김말씨인 “불안한 평온 + 속에서”입니다. ‘속’이런 이 자리에 안 씁니다. “아슬아슬 조용히”나 “걱정스레 가만히”나 “근심하며 그럭저럭”이나 “떨면서 차분히” 즈음으로 손봅니다. ㅍㄹㄴ


악한(惡漢) : 악독한 짓을 하는 사람

동맹(同盟) : 둘 이상의 개인이나 단체, 또는 국가가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하여 동일하게 행동하기로 맹세하여 맺는 약속이나 조직체. 또는 그런 관계를 맺음

불안(不安) :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4. 마음에 미안함

평온(平穩) : 조용하고 평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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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76 : 데 대가 필요


살아남는 덴 대가가 필요하니까

→ 살아남자면 값을 치르니까

→ 살아남으려면 피를 바치니까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50쪽


일본옮김말씨인 “-는 데 + 대가 필요”인 얼개입니다. ‘데’는 우리말입니다만, “-는 데”를 잘못 쓰면 옮김말씨예요. 이 자리라면 ‘살아남자면’이나 ‘살아남으려면’이나 ‘살아남자니’처럼 말끝을 바꾸면서 결을 살리면 됩니다. “살아남고 싶어서”나 “살아남을 마음으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일본말씨인 “대가가 필요하니까”는 우리말로 옮기면 “값을 치러야 하니까”이고, 단출히 “값을 치르니까”나 “몸을 바치니까”나 “피를 흘리니까”로 손보면 됩니다. ㅍㄹㄴ


대가(代價) : 1. 물건의 값으로 치르는 돈 = 대금 2. 일을 하고 그에 대한 값으로 받는 보수 3. 노력이나 희생을 통하여 얻게 되는 결과. 또는 일정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하는 노력이나 희생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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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75 : 낮의 길이 -지고 있


낮의 길이는 조금씩 길어지고 있어요

→ 낮은 조금씩 길어요

→ 낮이 조금씩 길어요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권민경, 문학동네, 2018) 106쪽


잘못 쓰는 말씨인 “낮의 길이”나 “밤의 길이”입니다. 우리는 “아침의 길이”나 “저녁의 길이“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일본말씨 “-의 길이”를 안 붙여요. “낮이 조금씩 길어요”나 “밤이 차츰 길어요”처럼 말합니다. “저녁이 어느덧 길어요”너 “아침이 이제 길어요”라 말하지요. 밤이나 낮은 ‘길어지’지 않습니다. 길면 그저 길고, 짧으면 그저 짧습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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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물어본 너는



안다면 물어볼까? 넌 어때? 이미 알면 물어보니? 이미 알기에 아무한테도 안 묻고, 스스로 안 묻고, 하늘한테 안 묻고, 어디에도 안 묻니? 이미 알지만 ‘안다’고 할 적에는 옛일이니까, 예전부터 오늘에 이르는 사이에 무엇이든 바뀔 만하니 새로 묻니? “이미 알다”는 지나간 일이라고 여겨서 새롭게 묻니? 벌써 다지고 새기고 거듭 익힌 일이라지만, 새삼스레 다가와서 다소곳이 묻고서 이제부터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듣고서 배우려 하니? 안 물어보는 너는 굳어가면서 죽어가. 물어보면서 새로 다스리고 쌓고 가꾸는 너는 틔우면서 살아가. 나무는 이미 지난해에도 뿌리를 뻗고 가지를 내고 줄기를 올리고 잎이 돋고 꽃이 피고 씨가 굵고 열매를 맺었지만, 새해에 마치 처음이라는 듯이 뿌리·가지·줄기·잎·꽃·씨·열매를 차근차근 새로 내면서 새길을 배우고 익힌단다. 나비도 풀벌레도 새도 같아. 해마다 똑같이 다시 하지 않아. 해마다 철마다 달마다 날마다 때마다 늘 새롭게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지. 늘 일곱무지개 너머에서 반짝 빛나고서 기쁘게 곤두박을 치며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바다를 이룬 물방울은 소금알을 내려놓고서 하늘로 오르고는 가볍게 바람타기로 놀다가 마음에 드는 새터에서 쏜살같이 땅을 바라보며 날아내리지. 그래서 바다를 이루는 물이 온누리 들숲메를 새로 이루면서 살려. 이윽고 물방울은 목숨붙이 몸에서 빠져나오고는 즐겁게 바다로 가지. 늘 물어볼 노릇이야. 묻고 묻고 물으면서 한 발짝씩 가니, 늘 별씨로 설 수 있어. 2026.1.14.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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