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29.

숨은책 1123


《아마게돈 7》

 이현세 글·그림

 팀매니아

 1994.2.16.



  푸른배움터를 다니며 불늪(입시지옥)을 바라봐야 하던 무렵(1988∼93)에는 그림꽃을 구경하기 어려웠지만, 틈을 내어 조금조금 읽어갔습니다. 둘레에서는 “책볼 틈 있으면 시험문제 하나라도 더 풀어야지!” 하고 나무랐어요. 그렇지만 책을 들출 틈이 없는 나날이라면 오히려 갇히고 바쁘고 막혀서 “시험문제를 찬찬히 푸는 길”을 놓치리라 느꼈습니다. 우리 언니는 이현세 그림꽃을 즐겼습니다. 언니 심부름으로 마을책집에 하나씩 여쭈면, 지난날 마을책집은 늦도록 열어놓았기에 22∼23시에도 그림꽃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푸른배움터를 마치며 서울로 건너가서 살아가니, 언니는 심부름을 맡길 수 없어 스스로 이현세 그림꽃을 장만합니다. 이즈음 낱책으로 나온 《아마게돈》이요, 1995년에는 그림얘기(애니메이션)도 나옵니다. 우리 손끝으로 이런 줄거리를 짜거나 내놓는다는 뜻은 대단할는지 모르지만, 이미 어린이와 푸름이 모두 “그림꽃은커녕 글책을 펼 틈”조차 없애던 판에 목돈을 들여 짠하게 내놓는들, 반갑게 볼 발길은 적을밖에 없어요. 게다가 이웃나라 붓끝에 대면 우리 붓끝은 한참 모자랐습니다. 돈을 더 들여야 붓끝이 살지 않습니다. 글이건 그림이건 그림꽃이건 모두 빛(문화예술)인 줄 헤아리는 눈부터 틔울 노릇입니다. 무엇보다도 불늪을 걷어치우고서 ‘푸르게 나누는 배움자리’로 바꿔야지요. 그나저나 2023년 한봄에 서울 용산 헌책집에서 《아마게돈》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 贈呈 이현세화실 이현세. 서울특별시 송파구 가락동 99-2(705호)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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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X에게 행복 있으라 3
키시카와 미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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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29.

책으로 삶읽기 1092


《나쁜 X에게 행복 있으라 3》

 키시카와 미즈키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4.25.



《나쁜 X에게 행복 있으라 3》(키시카와 미즈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을 읽는다. “나쁜 X”으로 옮긴 “クソ女”인데, 가시내이든 사내이든 어느 길을 어떻게 가기에 ‘비렁뱅이’ 같거나 ‘추레하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어려서는 어리기에 철이 덜 들 수 있고, 스무 살 무렵에는 한창 젊기에 갈팡질팡할 수 있고, 서른이며 마흔이며 쉰을 넘어갈 무렵에는 그때대로 다 다르게 헤매고 부딪히면서 천천히 이 삶을 알아갈 수 있다. 그저 다 다른 나이에 따라서 오늘을 바라보고서 품을 길이지 싶다. 훌륭하고 아름답고 멋스럽고 참한 저 사람이 꼭 “나를 좋아해”야 하지 않다. 이이도 훌륭하고 저이도 아름답고 그이도 멋스러운 나머지 “누구를 골라야 할지 모를” 수 있다. 누구한테 마음과 몸을 내밀어야 한빛을 이루지 않는 줄 알면 된다. 모자란 곳은 서로 돌보고 채우면서 가꾸면 된다. 알뜰한 곳은 서로 북돋우고 나누면서 노래하면 된다.


ㅍㄹㄴ


‘그 녀석이 그런 생각을 했다니 … 이 상태로 괜찮은 거야? 아니, 그럼 이번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못 받으면 위험한 것 아냐? 그 녀석은 그렇다고는 한 마디도. 혹시나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시험 점수를 잘 받아야 하니까, 내가 힘들까 봐 말을 안 한 거야?’ (20, 21쪽)


‘그런 자잘한 걸 금방 캐치하고, 세심하고 살뜰한 건 어릴 때랑 전혀 변하지 않았잖아! 옛날 일까지 이렇게 기억해 주는 게 너무 좋아.’ (44쪽)


“왠지 요즘 편의점이나 전철 안이나 집 앞 등 여기저기서 가는 곳마다 나타나고, 그때마다 적극적으로 어필을 한다…….” “그래, 그래서 섣불리 밖에 나가기도 지금은 겁나 죽겠어.” (143쪽)


#岸川みずき #クソ女に幸あれ


+


이 상태로 괜찮은 거야? 아니, 그럼 이번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못 받으면 위험한 것 아냐?

→ 이대로 돼? 아니, 그럼 이 자리에서 좋게 못 받으면 아슬하지 않아?

→ 이래도 돼? 아니, 그럼 이 판에서 좋게 못 얻으면 간당하지 않아?

21쪽


모처럼 왔으니 전부 다 제패하자―!

→ 모처럼 왔으니 다 물리치자!

→ 모처럼 왔으니 모두 해내자!

30쪽


안전바를 내리니까 갑자기 막 두근거려

→ 어깨대를 내리니까 갑자기 두근거려

→ 빗장을 내리니까 막 두근거려

31쪽


이거 도중하차 같은 건 못 하겠지

→ 사이에 멈추면 안 되겠지

→ 하다가 서면 안 되겠지

→ 사이에 빠지면 안 되겠지

→ 하다가 접으면 안 되겠지

32쪽


다 같이 손을 잡고 공포심을 4등분 하는 거야

→ 다같이 손을 잡고 무서움을 넷으로 나누자

→ 다같이 손을 잡고 넷이서 똑같이 두렵자

33쪽


혹시 유령의 집 같은 거 약해?

→ 설마 깨비집 무서워?

→ 저기 도깨비집 힘들어?

38쪽


그런 자잘한 걸 금방 캐치하고, 세심하고 살뜰한 건 어릴 때랑 전혀 변하지 않았잖아

→ 그런 자잘한 일 곧 알아채고, 찬찬하고 살뜰하니 어릴 때랑 안 바뀌었잖아

→ 그런 자잘한 곳 곧 느끼채고, 꼼꼼하고 살뜰하니 어릴 때랑 그대로잖아

4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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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도중하차



 결국 도중하차로 끝나고 말았다 → 끝내 그만두고 말았다 / 끝내 떨어지고 말았다

 도중하차의 아쉬움 → 그만둔 아쉬움 / 손떼어 아쉬움 / 손놓은 아쉬움


도중하차(途中下車) : 1. 목적지에 닿기 전에 차에서 내림 2. 시작한 일을 끝내지 않고 중간에서 그만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스스로 그만두기도 하고, 둘레에서 그만두도록 시키기도 합니다. 그만두거나 그만할 적에는 ‘그만하다·그만두다·그치다’라 해요. 누가 시켜서 그만두고 마니 ‘자르다·잘리다’를 씁니다. ‘손놓다·손떼다·손털다·두손들다’나 ‘마음을 접다·물러서다·빠지다’도 알맞게 쓸 만합니다. ‘떠나다·떠나오다·떨려나가다·떨어지다·떨어뜨리다’나 ‘멈추다·멈춰서다·멈칫하다’라 할 만해요. ‘서다·접다·차다’나 ‘내팽개쳐다·팽개치다·될 대로 되라·뒤로하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저번 연재가 말이지, 도중하차했으니까, 충격이 클 테니 잘 다독여 줘

→ 지난 이음글이 말이지, 잘렸으니까, 크게 놀랐을 테니 잘 다독여 줘

→ 지난 이음꾸러미를, 잘랐으니까, 몹시 놀랐을 테니 잘 다독여 줘

《중쇄를 찍자! 2》(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옮김, 애니북스, 2015) 116쪽


이거 도중하차 같은 건 못 하겠지

→ 사이에 멈추면 안 되겠지

→ 하다가 서면 안 되겠지

→ 사이에 빠지면 안 되겠지

→ 하다가 접으면 안 되겠지

《나쁜 X에게 행복 있으라 3》(키시카와 미즈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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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72 : 연거푸 해대지



연거푸 하품을 해대지 뭐야

→ 거푸 하품을 하지 뭐야

→ 하품을 해대지 뭐야


연거푸(連-) : 잇따라 여러 번 되풀이하여

-대다 : ‘그런 상태가 잇따라 계속됨’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 -거리다



  잇따라 무엇을 할 적에 ‘-대다’나 ‘-거리다’를 붙입니다. 혼잣말을 나즈막이 잇달아 할 적에는 ‘중얼대다·중얼거리다’라고 하거나 ‘중얼중얼·중얼중얼하다’처럼 씁니다. “연거푸 하품을 해대지” 같은 보기글은 ‘연거푸’하고 ‘-대다’가 겹칩니다. 더구나 ‘연거푸’는 ‘거푸’에 ‘연(連-)’을 군더더기로 붙인 겹말입니다. “거푸 하품을 하지”나 “하품을 해대지”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지루한 연설을 하니까 연거푸 하품을 해대지 뭐야

→ 지겹게 말을 하니까 거푸 하품을 하지 뭐야

→ 따분히 말씀하니까 하품을 해대지 뭐야

《거인들이 사는 나라》(신형건, 진선출판사, 1990)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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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73 : 바탕에 깔려



바탕에 깔려 있다고

→ 바탕에 있다고

→ 깐다고


바탕 : 1. 물체의 뼈대나 틀을 이루는 부분 2.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을 이루는 것 3. 타고난 성질이나 재질. 또는 체질 4. 그림, 글씨, 수(繡), 무늬 따위를 놓는 물체의 바닥

깔다 : 1. 바닥에 펴 놓다 2. 돈이나 물건 따위를 여기저기 빌려주거나 팔려고 내놓다 3. 무엇을 밑에 두고 누르다 4. 꼼짝 못 하게 남을 억누르다 5. 낮은 목소리로 엄숙하게 말하다 6. 어떤 생각이나 현상의 바탕이 되게 하다 7. 눈을 아래로 내리뜨다



  무엇을 ‘바탕’으로 놓거나 삼을 적에 ‘깔다’라 합니다. 어떤 길이나 결이나 뜻이나 마음을 ‘깔다’로 나타낼 적에는 ‘바탕’으로 여기거나 있다는 셈이에요. “바탕에 깔려 있다”가 겹말인 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만, 이와 같은 무늬한글을 차분히 짚어내면서 말빛과 말바탕을 알맞게 다스리기를 바라요. ㅍㄹㄴ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의미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에 있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을 깐다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바탕이라고

→ 높이 여길 만한 분이라는 뜻이 있다고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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