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순이 47. 리카인형 꽃치마 (2016.8.24.)



  살림순이한테 꽃치마가 있다. 이 꽃치마는 이제 깡똥해서 반바지를 따로 입으며 웃도리처럼 삼는다. 이 꽃치마를 살림순이한테 선물하신 이웃님이 있는데 그때에 꽃무늬 고운 옷감을 함께 주셨다. 살림순이는 저한테 있는 꽃치마처럼 리카인형한테 꽃치마를 바느질로 지어 주기로 한다. 한 땀씩 알뜰히 깁고, 뒤쪽은 어머니한테서 똑딱단추를 받아서 붙인다. 인형치마는 똑딱단추를 닫고 열면서 입히고 벗길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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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60. 물뿜기 (2016.8.14.)



  무더위를 씻으려고 마을 어귀 빨래터에서 논다. 온몸을 물에 적시고, 입에 가득 물을 머금다가 길게 쏜다. 뒷산에서 흘러내려오면서 빨래터를 이루는 시원한 골짝물은 여름 내내 아이들한테 놀이터요 놀이동무요 놀잇감이 되어 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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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59. 작은 나비야 (2016.8.24.)



  나비를 손에 잡고 싶은 아이는 나비한테 다가선다. 나비를 손에 잡고서 날개 숨결을 느끼고 싶은 아이는 끝내 나비를 잡는다. 작은 나비는 시골아이 손가락을 타고 긴다. 이제 나비를 꽃밭에 놓아 주려 한다. 작은 나비야 부디 씩씩하게 이곳에서 지내다가 알을 낳으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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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58. 제비 깃털 (2016.8.25.)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가는 길에 제비 주검을 보았다. 농약 때문이거나 자동차에 치여서 죽었으리라. 죽은 제비는 자동차에 여러 차례 밟혀서 길바닥에 납작하게 달라붙었다. 겨우 길바닥에서 떼낸 뒤 풀섶에 누이며 마음속으로 말을 걸었다. 부디 아름다운 곳으로 날아가서 새롭게 춤추고 노래하렴. 제비 주검은 아침에 길바닥에 깔린 듯한데 벌써 개미가 달라붙었다. 살점도 뼈도 흙으로 돌아가기를 빌면서 깃털을 넷 뽑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시골순이하고 시골돌이한테 제비 깃털을 건네었다. 바다를 가로질러 날지 못한 깃털이 훨훨 하늘을 나는 숨결이 되도록 건사하면서 소꿉놀이를 시켜 주라고 이야기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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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57. 나무에 앉기 (2016.8.22.)



  시골돌이는 여섯 살을 갓 넘기던 올봄까지 혼자 나무타기를 못한다면서 엉덩이를 밀어 달라고 다리를 받쳐 달라고 했다. 여섯 살이 무르익는 요즈음 시골돌이는 혼자서 나무를 타고 웃는다. 즐겁지? 아무렴 얼마나 즐겁니.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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