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3. 바닷사람


시골에 살아 시골사람입니다. 서울에 살아 서울사람입니다. 집에 있기에 집사람이요, 마을에는 마을사람이, 고을에는 고을사람이, 고장에는 고장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삶터를 별로 바라본다면 별사람을 헤아릴 만하지요. 겨레나 나라란 울타리로 바라보면 겨레사람이나 나라사람이 되겠지요. 숲을 사랑하여 숲사람이요, 바다를 품으며 바닷사람입니다. 들에서는 들사람이고, 꽃다워 꽃사람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오늘 이곳에 있고 싶을까요? 씩씩하게 살아도 좋고, 시름시름 앓아도 좋습니다. 다부진 몸짓이 될 수 있지만, 여리거나 망설일 수 있어요. 아직 의젓하지 않다면, 우렁차게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머뭇머뭇하거나 나즈막한 목소리를 조금씩 키워도 돼요. 쭈뼛대거나 더듬는 목소리로도 우리 뜻을 찬찬히 펴도 될 테지요. 언제나 마음으로 짓는 숨결이기에, 푸르게 우거진 숲에 깃들 때에만 깨끗한 몸이지 않습니다. 큰고장 한복판에서도 싱그러이 바람을 먹고 해를 안으면서 티없는 눈망울이 될 만해요. 스스로 푸르게 파랗게 마음을 다스리며 온돌을 살아내면 어떨까요? 한꺼번에 나아가는 온돌이 아닌, 첫돌 두돌을 차근차근 이어 온돌입니다. ㅅㄴㄹ


뱃사람·바닷사람 ← 어부, 어민, 어업인, 수부(水夫), 사공(沙工), 선원(船員), 마도로스(matroos), 세일러(sailor)

씩씩하다·거침없다·걸걸하다·다부지다·당차다·야무지다·야물다·시원하다· 우렁차다·헌걸차다·찰지다·의젓하다·기운차다·힘차다 ← 호방(豪放)

깨끗하다·맑다·정갈하다·티없다·푸르다 ← 청빈, 청렴

온돌 ← 백년(100년), 백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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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2. 홑눈


말이 어려워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살림이나 집일이 어려워야 할 까닭이 없어요. 이야기나 꿈짓기도 어려워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할 만하기에 말이며 살림이고 집일이며 이야기에 꿈짓기라고 여겨요. 아프기에 스스로 몸을 살펴서 스스로 돌봅니다. 먼곳에 가기보다는 집에서 고이 어루만지면서 보살핍니다. 대단히 잘 알지 않으면 손수 돌보지 못할까요? 우리 스스로 우리 몸이며 마음에 시큰둥한 나머지, 솜씨꾼인 남한테 기댄 터라, 우리 손길이 눈부시게 피어나지 못하도록 막지는 않았을까요. 하루 일하고 하루삯을 받습니다. 한 해를 일하면 해삯을 받겠지요. 겨울바람은 차갑다고 하지만, 이 차가운 바람을 옴팡 맞이하기에 새봄에 한결 푸르게 깨어납니다. 싹이 나는 눈은 홑일 수 있습니다. 홑눈이어도 의젓합니다. 겹으로 싹이 나는 겹눈일 수 있어요. 나란히 있으면서 서로 기댑니다. 하루를 곱게 열면서 차분히 가꿉니다. 살림을 참하게 다스리면서 정갈히 빛냅니다. 무던히 낮을 보내고 보기좋게 저녁을 맞이하더니, 이 밤은 함초롬히 환한 별빛을 가득 받으면서 함함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합니다. ㅅㄴㄹ


집돌봄·집보살핌·손수돌봄·스스로돌봄 ← 자가치료

시큰둥하다·대수롭지 않다·싸늘하다·서늘하다·차갑다·시답잖다 ← 시니컬

하루삯꾼·하루일꾼 ← 일용직, 일용 노동자

홑눈 ← 단아(單芽)

겹눈 ← 복아(複芽)

곧바르다·똑바르다·고이·곱게·곱다시·곱다·참하다·차분하다·칠칠하다·정갈하다·얌전하다·무던하다·다소곳하다·음전하다·바르다·보기좋다·반듯하다·번듯하다·새뜻하다·산뜻하다·함초롬하다·함함하다·예쁘다 ← 단아(端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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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1. 꼴값


우리가 쓰는 말은 높지도 않지만 낮지도 않습니다. 말에는 높낮이가 없습니다. 때로는 거칠거나 부드러워 보이기도 하는 말입니다만, 이 말을 쓰기에 높거나 저 말을 쓰기에 낮지 않아요. 그런데 나라지기나 임금이나 벼슬아치나 글꾼이나 먹물은 꽤 오랫동안 ‘한자로 글씨를 그리고 한자말을 말에 섞어야 높다’고 여겼지요. 이런 생각을 사람들한테 퍼뜨리거나 밀어붙이기까지 했고요. 수수한 사람들이 수수한 자리에서 쓰는 수수한 사투리가 더 높지 않습니다만, 굳이 낮다고 할 까닭이 없어요. 한자말은 더 높다란 말이 아닐 뿐더러 딱히 낮은 말이 아니에요. 그저 우리 생각을 담아내어 나타낼 말일 뿐입니다. 다만 한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어요.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사랑이라면, 흙을 만지고 숲을 보살피는 손길이라면, 동무를 아끼고 이웃을 보듬는 눈빛이라면, 이때에 이 땅 이 마을 이 보금자리에서 어떤 낱말을 고르고 어떤 말씨를 가다듬을 만할까요? 갓난아기도 어린이한테 아무 말이나 쓰지 않겠지요. 푸름이한테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을 테고요. 우리는 스스로 ‘주제’하고 ‘꼴값’을 찾아야지 싶습니다. 사람값을 찾고 사랑빛을 생각해야지 싶어요. ㅅㄴㄹ


꼴값 ← 분수(分數) 1, 인물값, 위신, 위상, 위엄, 평판, 가오(かお)

꼴값하다 ← 무분별, 분별없다, 분수 없다, 맹목, 맹(盲), 맹목적, 비이성적, 판단 미스, 무도, 무례, 무뢰, 예의 없다, 오만(傲慢), 오만불손, 불손, 오만방자, 방자(放恣), 교만, 무차별, 신중하지 않다, 전횡, 남발, 난발, 난사, 비정상, 비정상적, 자의적, 패악질, 방약무인, 직권남용, 사정없이, 견강부회, 아전인수, 필요이상, 무법천지, 무법지대, 풍기문란, 사치, 방탕, 낭비, 허비, 과소비, 과장, 과대, 탕진, 소진,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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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0. 상대


멧자락을 곁에 두고 살다가 큰고장으로 바깥일을 보러 나오면, 나무를 마주하기가 퍽 어렵습니다. 높다랗거나 빽빽한 집에 나무가 밀려요. 자동차를 세우거나 씽씽 달리니 나무는 더 밀려요. 푸른 숨결을 만나면서 마음을 돌볼 길이 참으로 먼 큰고장입니다. 숲이 아름다운 곳에서는 사람들이 포근하면서 푸르게 살아요. 아이도 어른도, 이쪽 사람도 저쪽 사람도, 살가운 짝지도 미운 녀석도, 숲이란 곳에서는 다투거나 싸울 일이 없이 고이 어우러지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숲이라는 마음을 잃거나 잊기에 자꾸 부딪힐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숲이랑 같이하는 삶을 등지는 탓에 자꾸자꾸 어긋나거나 엇갈릴는지 몰라요. 곁에 두어 다루기에는 좋겠지만, 텔레비전이나 셈틀을 먹지 못해요. 숲에서 푸르게 일렁이는 바람을 마시면 배고픈 줄 잊고 신나게 놀 뿐 아니라, 마음이 환하게 트이기 마련입니다. 나무가 그냥 서지 않거든요. 나무는 언제나 사람이며 짐승이며 벌레이며 새한테 이바지하면서 이 별에서 함께하려는 빛줄기 같아요. 아픈 사람이 자꾸 나오는 이즈막에 나무하고 벗하면 좋겠어요. 어린이도 어른도 숲을 동무삼아서 아름답게 얼크러지면 좋겠어요. ㅅㄴㄹ


마주하다·마주보다·곁에 두다·만나다·보다·돌보다 ← 상대 ㄱ

그쪽·저쪽·짝·짝꿍·짝지·사람·아이 ← 상대 ㄴ

놈·놈팡이·녀석·동무·벗 ← 상대 ㄷ

겨루다·다투다·싸우다 ← 상대 ㄹ

놀다·부대끼다·부딪히다·같이하다·함께하다 ← 상대 ㅁ

어울리다·어우러지다·얼크러지다 ← 상대 ㅂ

견주다·맞대다·어긋나다·엇갈리다·다르다 ← 상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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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19. 거꿀이


언제 처음 들은 말인지 가물가물하지만 “네 주제 좀 알아?”를 꽤 어린 날 들었는데, 막상 이 말을 듣고도 무슨 소리인지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응? ‘주제’가 뭔데?“ 하고 되물었거든요. 참 같잖다는 얼굴로 “‘주제’도 모르냐? 네 ‘꼴’을 보라고.” “꼴? 꼴은 또 뭐지?” “그 꼬락서니를 보라고.” 마치 말장난처럼 이어진 말은 끝이 없어서, ‘주제’를 따지던 아이는 손사래를 치고 휙 돌아섰습니다. 그나저나 저한테 ‘주제’를 따진 그 아이는 이 말을 어디에서 듣고 알았을까요. 처음 ‘분수(分數)’를 배울 적에 ‘분수’가 뭔지 모르면서 외웠습니다. 예전 어른들은 왜 밑뜻을 찬찬히 짚는다거나 쉬운말을 쓴다거나 하지 않았는지 아리송하지만, 요즘 어른은 좀 달라졌으려나 궁금해요. 나누는 값이면 ‘나눔값’이라 할 만해요. 이런 얼개를 헤아려, 거꾸로 가는 값이면 ‘거꿀값’이라 할 만하지요.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를 써야 학문이나 전문이 되지 않아요. 누구나 알아차리면서 함께 즐길 길을 여는 말을 가슴에 얹을 적에 비로소 배움길이면서 깊은 솜씨가 되지 싶습니다. 가만 보니 여름날 개구리는 ‘거꿀거꿀’ 소리로 노래하려나요. ㅅㄴㄹ


분수(分數) 1 → 그릇, 깜냥, 꼴, 꼬라지, 꼬락서니, 살림, 삶, 자리 1, 주머니, 주제

분수(分數) 2 → 나눔값, 나눔치

거꿀값·거꿀치 ← 역수(逆數)

거꿀이 ← 가분수(假分數), 반대자,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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