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8. 가로다


  우리가 오늘 들려주는 말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살아온 날이 밑거름이 되어 태어난 이야기를 담은 생각입니다. 우리가 오늘 듣는 말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곁에서 하루를 지은 이웃이 스스로 즐겁게 생각하면서 건네는 마음입니다. 바라는 길이 있어도 좋고, 꿈꾸는 사랑이 있어도 됩니다. 말 한 자락이 오가는 자리에는 생각을 북돋우고 마음을 키우는 고운 빛이 흐르지 싶어요. 어른이 하는 말만 들어야 하지 않습니다. 스승이 가라사대 밝히는 말에만 마음을 쓸 일은 아닙니다. 나무가 들려주는 말을 들어 봐요. 개구리가 노래하는 말에 귀기울여요. 새는 어떤 하루를 속삭일까요. 바람은 다른 나라나 고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품고 우리한테 올까요. 새벽이 밝고 해가 뜨고 잎이 벌어집니다. 하늘이 환하고 땅이 기름지고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어떤 품새로 나무를 쓰다듬으며 말을 섞을는지 생각해요. 어떤 품으로 구름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들을는지 헤아려요. 그리고 아이 곁에서 어떤 품새가 되는 어버이인가를 돌아보고, 언제나 푸르게 피어나는 우리 몸이며 마음인가 하는 대목을, 너르면서 포근한 품이 될 만한 내 모습인가를 살펴봐요. ㅅㄴㄹ


가라사대·가로다 ← 발언, 발표, 언급, 언질, 운운, 토로, 피력, 술회, 진술, 평가, 요청, 요망(要望), 요구, 요구사항, 주문(注文), 주문사항, 부탁, 지시, 지시사항, 지적, 대답, 답변, 의사표시, 의사표현, 공지, 공표, 공개, 공개적, 공언, 소개(紹介), 본인소개, 자기소개, 예고, 예언, 당부, 결론, 결론적, 결과, 결과적, 단정(斷定), 호령, 형용, 왈가왈부, 왈(曰), 규정, 평하다

품·품새 ← 행동, 행위, 태도, 동작, 자세(姿勢), 감수성, 언행, 행동거지, 행동양식, 행동형태, 거지, 형태, 형태적, 동태(動態), 동향, 습관, 거동, 퍼포먼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7. 바로뚫다


  어릴 적부터 못 알아들은 말이 참 많아요. 이 가운데 ‘종묘상’이 있어요. 어른으로 자란 오늘날에는 뜻을 어림하지만, 어릴 적 저처럼 이 가게를 못 알아볼 어린이가 많다고 여겨요. 어른들은 가게이름을 어떻게 붙이려나요? 그냥그냥 하던 대로 가려나요? 나무를 묻으니 ‘묻는다’고 해요. 꺾어서 꽂으니 ‘꺾꽂이’랍니다. 살아가고 살림하는 대로 말을 하면 서로 즐겁습니다. 어렵구나 싶은 이웃을 마주하니 즐거이 손길을 내밀어요. 딱하거나 가엾게 보지 않아도 되어요. 이웃나눔을 하고 싶으니 다가섭니다. 고단한 길에 조금이나마 이바지를 하는 동무가 되고 싶어서 어깨동무를 하지요. 힘겹다 싶지만 빙 돌아가기보다는 바로뚫으려고 달려들기도 해요. 미루거나 머뭇거리자면 끝이 없거든요. 바로바로 합니다. 그자리에서 합니다. 오늘 하지요. 손수 하고요. 일을 했기에 품삯을 바랄 만한데, 품삯은 꼭 돈이어야 하지 않아요. 아이들한테 밥을 차려 주면서 품삯을 바라지 않아요. 아이들하고 노래하고 뛰놀면서, 또 아이들 이부자리를 다독이면서 일삯을 달라 하지 않습니다. 빙긋 짓는 웃음이 품삯이거든요. 참새처럼 조잘대는 아이들 수다가 일삯이에요. ㅅㄴㄹ


씨앗가게·씨앗집 ← 종묘상

꺾꽂이·묻다 ← 삽목

딱하다·가엾다·불쌍하다·안쓰럽다·안타깝다·슬프다·구슬프다·힘겹다·힘들다·눈물겹다·벅차다·어렵다·버겁다·고달프다·고단하다·괴롭다·굶다·굶주리다·가난하다·빠듯하다·쪼들리다 ← 불우

바로뚫다 ← 정면대응, 정면돌파, 단도직입, 단도직입적, 직선, 직선적, 직설, 직설적, 일사천리

품삯 ← 임금, 급여, 월급, 수당, 용임, 공임, 노임, 녹(祿), 녹봉, 급료, 보수(報酬), 대금, 사례(謝禮), 수고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6. 주검토막


  죽어서 땅에 묻었는데 마구 파내어 주검을 다시 토막을 내는 짓을 일삼기도 했다지요. 끔찍한 일을 저질렀기에 한 판 죽였어도 봐주지 못하겠다는 마음이라서 ‘주검토막’을 낼는지 모르고, ‘송장토막’을 내면서 뭇사람한테 무시무시한 보기를 알릴는지 모릅니다. 옛잘못을 뉘우치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을 굳이 끌어내어 되죽이는 일도 있지요. 잘못은 몇 해쯤 뉘우치거나 빌어야 아물 만할까요. 얼마나 깊고 오래오래 무릎을 꿇어야 멍울이 걷힐 만할까요. 지체가 높은 사람이 있다고 여기면, 이름이 낮은 사람이 있겠지요. 콧대를 높이는 사람이 있다면 얼굴이 못났다며 놀릴 사람이 있어요. 우리는 언제나 다른 숨결이니 높고낮은 결이란 없을 테지만, 나라·터전·마을에서 굴레를 쓰면, 눈에 들보를 씌우면, 그만 줄세우기를 합니다. 이 바보스러운 줄세우기는 언제쯤 저물려나요. 모든 궂은 일이 저물면서 고요히 잠들면 좋겠어요. 허울만 있는 나라사랑이 아닌, 서로서로 다른 ‘나사랑’을 하면서 새롭게 깨어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즐겁게 손을 잡고 기쁘게 어깨동무를 하려고 이 별에 찾아온 나그네이지 않을까요? ㅅㄴㄹ


주검토막·주검베기·거듭죽임·거듭찌르기·되죽이다·송장토막·송장베기·칼꽂기 ← 부관참시

지체·얼굴·얼굴값·이름·이름값·콧대 ← 체통, 체면

저물다 ← 암흑, 칠흑, 경과, 송년, 세모(歲暮), 연말, 연말연시, 소멸, 사멸, 절멸, 멸종, 도태, 사장(死藏), 공중분해, 희미, 약해지다, 쇠퇴, 쇠하다(衰-), 쇠락, 쇠약, 멸하다, 퇴화, 자연소멸, 자연도태, 삼디(3D), 쓰리디, 3D 업종, 사양산업

나라사랑 ← 애국, 국위선양, 국뽕(國家philopo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5. 시답다


  옛이야기를 오늘에 맞춰 이모저모 가다듬어 새로 엮을 적에는 ‘오늘판’이 됩니다. 옛이야기를 옛살림 그대로 헤아리면서 누린다면 ‘옛판’을 마주하는 셈이겠지요. 옛길을 옛이야기로 읽으면서 오늘을 되새깁니다. 오늘 꾸리는 살림을 가다듬으면 오늘이야기가 될 테고, 오늘판 이야기꾸러미는 두고두고 싱그러이 흐르다가 어느 날 새삼스레 옛이야기로 거듭나겠지요. 때에 따라 다르고 사람 따라 다르니, 누구는 옛이야기가 시답잖고, 누구는 옛이야기가 시답습니다. 달갑잖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달가이 여기는 사람이 있어요. 반갑잖은 일이 벌어진다고 볼 만하면서, 반갑지 않은 일이 있겠느냐고 볼 만하기도 합니다. 눈길은 언제나 둘입니다. 이쪽이냐 저쪽이냐로 가르는 눈썰미라기보다는, 이렇게 보니 이리 되고, 저렇게 보니 저리 되는 눈빛이지 싶어요. 칠칠맞지 않으면 반갑지 않으니 칠칠맞은 길로 반갑게 가고픈 마음이듯, 시답지 않으면 즐겁지 않기에 시다운 살림으로 신바람을 내면서 나아가려고 해요. 살며시 웃어요. 우리는 시다운 손길이 되고, 시다운 발걸음이 되어, 언제나 포근히 만나면서 노래를 불러요. ㅅㄴㄹ


오늘판 ← 현대판

시답다 ← 만족, 만족감, 흡족, 쾌적, 괜찮다, 공연찮다, 편리, 편안, 안락, 양질(良質), 양질의

시답잖다(시답지 않다) ← 불만, 불만족, 불편, 불쾌, 질색, 질색팔색, 민폐, 편찮다, 별로, 불평, 불평불만, 식상(食傷), 사절(謝絶), 사양, 절대사절, 학을 떼다, 반대, 반기, 기겁, 식겁, 권태, 매정, 무정, 몰인정, 정없다, 인정사정 없다, 무자비, 박하다, 박정, 냉정, 냉소, 냉소적, 냉기, 냉랭, 야박, 시니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24. 가리가리


해마다 나이테를 키우는 나무는 갈수록 묵직합니다. 아직 어리구나 싶은 나무라면 어린이도 줄기를 손에 쥐겠지만, 이 나무가 무럭무럭 크면서 어른이 아름으로 안지 못할 만큼 두꺼운 줄기를 뽐내지요. 집에 나무를 심어 돌본다면 무엇보다 맑은 바람을 얻습니다. 푸른그늘을 받습니다. 온갖 새가 찾아들어 노래를 남깁니다. 꽃이며 열매로 이바지합니다. 사람들은 더 빨리 오가야 한다면서 자꾸 숲을 밀어 찻길만 늘리고 공장을 키우는데, 무엇을 잃고 무엇이 길미가 되는가를 잊어버린 셈이지 싶습니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길에 어버이는 호강을 누립니다. 넉넉히 모셔서 호강일 수 있고, 다부진 눈빛에 몸짓에 말씨로 곁에서 튼튼하게 꿈을 키우는 모습이 호강일 수 있어요. 비가 잔뜩 뿌리고 나면 구름이 흩어집니다. 하늘을 까맣게 덮던 구름이 이리저리 사라지는데, 마치 가리가리 스러지는 아지랑이 같아요. 우람한 나무 곁은 아름자리입니다. 환하게 노래하는 아이 손을 잡고 가는 길에는 어디에서나 아름손님이 됩니다. 아이로 태어나 어른이 되기에 꽃사랑을 나누는 발걸음이 되지 싶어요. 아이다움이 흐르는 어른이요, 어른다움을 머금는 아이입니다. ㅅㄴㄹ


묵직하다·무겁다·두껍다·두툼하다·두둑하다 ← 중량감

얻다·받다·누리다·남기다·낫다·도움·이바지·챙기다·차지·돈·길미·날찍·보람·열매 ← 소득, 이익, 이득

모시다·섬기다·어버이사랑·치사랑·호강 ← 효, 효도, 효성

가리가리·갈가리 ← 산산이, 산산조각, 와해, 공중분해, 해체, 분산, 분리, 븐열, 풍비박산, 능지처참, 무참히

꽃손·꽃손님·꼭두손·꼭두손님·으뜸손·으뜸손님·좋은손·아름손·아름손님 ← 주빈

꽃자리·꼭두자리·좋은자리·아름자리 ← 주빈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