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22. 고봉


예부터 아이들한테 밥을 수북히 담아 주는 어른이요 어버이입니다. 어른이나 어버이는 굶거나 덜 먹더라도 아이한테는 먹을거리를 가득가득 베풀어요.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도록 하면서, 또 신바람으로 뛰어놀 기운이 샘솟도록 듬뿍듬뿍 주전부리를 챙겨 주되, 어른이나 어버이는 곁에서 빙그레 웃음지으면서 끼니를 곧잘 건너뛰곤 합니다. 오늘날 이 나라를 돌아보면 어린이나 푸름이가 뛰어놀 만한 빈터라든지 느긋하게 어우러질 쉼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온갖 가게는 가득하고 찻길은 넘치지만, 탁 트인 놀이터나 숲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이들한테 푸지게 밥 한 그릇 건네는 손길처럼, 이제부터 우리 삶터를 통째로 갈아엎을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아이들한테 사랑을 담아 아름으로 주듯, 바야흐로 우리 보금자리나 마을은 어린이 눈높이하고 푸름이 마음결로 가다듬어야지 싶어요. 높다란 봉우리만 쳐다보지 않기를 바라요. 돈살림만 바라보지 않으면 좋겠어요. 서로 북채를 쥐고서 둥둥둥 노래판을 벌이고, 넘실넘실 허벌나게 나누는 꽃살림으로 가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고봉(高捧) → 가득, 가득가득, 가득차다, 가득하다, 가멸다, 가멸차다, 넉넉하다, 넘실거리다, 넘실대다, 넘실넘실, 넘치다, 듬뿍, 듬뿍듬뿍, 담뿍, 담뿍담뿍, 수북하다, 소복하다, 아름, 잔뜩, 잔뜩잔뜩, 푸지다, 푸짐하다, 한가득, 한아름, 허벌나다

고봉(孤峯) → 높다, 높다랗다, 외봉우리

고봉(高峯) → 갓 2, 갓골, 높다, 높다랗다, 멧꼭대기, 멧갓, 멧부리, 봉우리

고봉(鼓棒) → 북자루, 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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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21. 망울


ㅏ하고 ㅓ가 다를 뿐이지만 ‘망울’이랑 ‘멍울’은 결이나 쓰임새가 다릅니다. ㅗ하고 ㅜ가 다른 ‘봉오리’하고 ‘봉우리’도 그렇지요. 그런데 ‘망울·멍울’하고 ‘봉오리·봉우리’는 결이랑 쓰임새가 다르지만, 여러모로 닮기도 합니다. 어릴 적에 이러한 말결을 제대로 배운 일은 없어요. 집이나 마을이나 배움터는 우리 말결이나 말씨를 안 가르치고 늘 시험점수를 닦달할 뿐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 흐름은 매한가지예요. 이 땅에서 나고 자라는 어린이랑 푸름이는 새롭게 싹트는 말씨라든지 푸르게 빛나는 말결을 듣거나 배우거나 읽거나 쓸 틈이 없다시피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자라나서 피어날 꽃봉오리가 되기를 바라는 어른일까요? 무엇을 믿거나 맡기면서 즐거이 펼칠 다짐 한 마디를 헤아리는 어른인가요? 꿈을 걸고서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신나는 노래를 내걸면서 어깨동무하기를 바라요. 풀꽃나무에 망울이 맺으면서 온누리가 싱그럽게 거듭나듯, 이 땅은 아이들이 꿈을 가슴에 씨앗으로 품고서 활짝 날개를 펴야 비로소 아름답게 어우러질 터전이 됩니다. 멍울을 지우는 길이 아닌 꽃망울을 맺도록 북돋우는 길이어야지 싶어요. ㅅㄴㄹ


꽃망울·꽃봉오리·봉오리 ← 화뢰, 시초, 근원, 미래, 유망주, 기대주, 영건(young gun), 가능성, 성장 가능성, 희망, 청년, 청소년

망울 ← 화뢰, 시초, 근원, 미래, 유망주, 기대주, 영건(young gun), 가능성, 성장 가능성, 희망, 청년, 청소년, 안주(眼珠), 점(點), 고형물, 고체, 고체화

봉우리 ← 봉(峯), 고봉(高峯), 산봉(山峯)

걸다·내걸다·맡다·믿다·다짐하다·반드시·꼭·몸값·볼모·잡히다·빚동무 ← 담보(擔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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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20. 무릎맞춤


“멈췄기에 망정이지, 그냥 달렸더라면 큰일이 날 뻔했다”는 말을 들으며 생각합니다. 말끝에 붙는 ‘망정’이란 한 마디가 꽤 깊어요. 숨을 돌린다는,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마음을 토닥인다는, 바야흐로 근심걱정이 사라진다는 결이 흐릅니다. 사람들은 만날 적에 서서 만나기도 하고 앉아서 만나기도 합니다. 좀 떨어지기도 하지만 가까이 있기도 해요. 이런 여러 자리 가운데 ‘무릎맞춤’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릎을 대고 마주하니까 서로 똑바로 쳐다볼 테지요. 두 쪽에서 하는 말을 낱낱이 들으려고, 또는 두 쪽이 어떤 마음인가를 환히 밝히려고, 무릎을 맞추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두 쪽은 어떤 눈으로 볼까요. 우리는 어떤 눈길로 마주할까요. 우리가 선 자리에 따라 생각도 셈도 마음도 다를 텐데, 무엇을 보면서 어떤 길을 살피려 하는가요. 꼭 지켜야 할 길이 있다면, 단단히 버텨야겠다는 자리가 있다면, 붙잡고서 놓치기 싫다는 때가 있다면, 어떠한 매무새로 마주하는가요. 밀어붙이거나 얽매이거나 매달리기도 하겠지만, 그대로 나아가기도 해요. 고이 이으면서 스스로 마음을 잡으려고도 할 테지요. 차분차분 다스립니다. ㅅㄴㄹ


망정 ← 괜찮다, 다행, 천만다행, 안도, 안도의, 안심, 불행 중 다행

무릎맞춤 ← 대질, 대면(對面), 삼자대면(三者對面), 중매(仲媒), 소개(紹介), 연계

눈, 눈길, 생각, 자리, 틀, 틀거리, 얼개, 얼거리, 보다, 바라보다, 생각, 생각하다, 마음, 따지다, 헤아리다, 살피다 ← 견지(見地)

지키다, 버티다, 내버티다, 따르다, 붙잡다, 잡다, 펴다, 나아가다, 가다, 밀다, 밀어붙이다, 매달리다, 얽매이다, 굳다, 같다, 똑같다, 그대로, 잇다, 이어가다 ← 견지(堅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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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19. 그들나라


가꾸려는 손끝에서 곱게 태어납니다. 가다듬는 손길에서 새롭게 자랍니다. 갈고닦는 손빛에서 눈부시게 거듭나고, 어루만지는 손에서 즐겁게 샘솟습니다. 나무를 깎아 세간을 얻듯 차근차근 다듬습니다. 살림을 다루어 보금자리를 건사하듯 사랑을 되새기며 반가이 만납니다. 말 한 마디를 여미고 글 한 줄을 엮습니다. 이야기 한 자락을 추스르고 수다 한 판을 곱씹습니다. 혼자 움켜쥔다면 재미없어요. 몇몇만 휘어잡으면 따분합니다. 내로라하는 사람만 말해야 하지 않아요. 조용조용한 사람도 한 마디를 할 노릇이에요. 잘하는 사람만 도차지한다면 지겨워요. 못하는 사람도 자꾸 해보면서 솜씨를 키우면 좋겠어요. 이곳은 그들나라가 아닙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입니다. 여기는 그들잔치가 아니에요. 여기는 함께 지어서 누리는 잔치판입니다. 끼리끼리 주무르는 짓은 그들한테도 이바지하지 못해요. 얼크러져서 다듬고, 어우러지면서 손보고, 어깨동무로 만지작거리기에 비로소 모두한테 이바지합니다. 혼차지 아닌 함나눔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깔고앉아서 윽박지르는 몇몇이 아닌, 스스럼없이 나누면서 노래하는 모두가 되기를 바라요. ㅅㄴㄹ


가꾸다, 가다듬다, 갈고닦다, 갈닦다, 곱새기다 2, 곱씹다, 깎다, 다듬다, 다루다, 다스리다, 되새기다, 되씹다, 만지다, 만지작거리다, 만지작대다, 매만지다, 부리다 1, 새기다, 새김, 새김질, 손보다, 손질, 손질하다, 쓰다 3, 어루만지다, 여미다, 엮다, 짓다, 지어내다, 짓기, 짓는일, 추스르다 ← 조탁(彫琢)

쓸다·휩쓸다·움켜잡다·움켜쥐다·휘어잡다·잡다·거머잡다·거머쥐다·검잡다·검쥐다·주무르다·깔고앉다·해먹다·도차지·차지하다·혼자하다·혼차지·홀로차지·그들잔치·그들판·그들나라 ← 독점, 독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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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18. 푼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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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하는 곳이기에 빨래터입니다. 그런데 마을 빨래터는 빨래만 하는 곳이 아니더군요. 빨래터는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늘 물이 맑게 흘러요. 샘터이지요. 샘터이기에 빨래터가 되어요. 처음에는 샘터여서 물을 길었다면, 이 샘터에서 솟는 물을 넓게 쓰도록 자리를 마련해서 빨래도 했구나 싶어요. 샘터란 몸을 살리는 물이 싱그러이 흐르는 곳인데, 이러한 얼개를 빗대어 여러모로 즐겁게 솟는 마음을 나타낸다든지, 시원하게 쉴 만한 자리를 가리킬 만해요. 아기를 아기그네에 눕혀 살랑살랑 흔들면 좋아합니다. 아늑한 자리를 반기는 아기예요. 포근한 곳에서 자라고 싶은 아기입니다. 곰곰이 보면, 모든 새로운 넋이며 숨결이며 사랑은 아늑하거나 포근한 곳에서 비롯합니다. 새로 태어나거나 씩씩하게 자라나는 곳이란 ‘아기가 쉬는 곳’이면서 ‘생각이 크는 곳’인 셈이에요. 아기는 어버이 일삯이 쥐꼬리만하대서 싫어하지 않아요. 아기는 오롯이 사랑을 바라봅니다. 아기한테는 푼삯도 푼돈도 없어요. 오직 따스한 사랑빛을 바라봅니다. 아기사랑이란 눈빛이라면, 우리는 사랑책이며 아름책을 내놓겠지요. 사랑이 없기에 몰래책을 내놓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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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샘터 ← 세탁장(洗濯場)

샘터·샘물터 ← 약수터, 세탁장(洗濯場), 요람(搖籃)

아기그네·아늑터·아늑자리·포근터·포근자리·바탕·비롯하다·터·터전·샘·샘터·낳다·내놓다·태어나다·자라다·자라나다·크다 ← 요람(搖籃)

쥐꼬리·쥐꼬리만 하다·쥐꼬리삯·쥐꼬리돈·푼삯·푼값·푼돈·돈푼·돈닢 ← 박하다, 박봉

몰래판·몰래책 ← 해적판, 불법출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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