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8. 너울가지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고도 하지만, 마음을 열면 누구하고라도 마음이 맞기 마련이라고 할 만해요. 마음이 맞는 사람을 좀처럼 못 만난다면, 우리 스스로 아직 어떤 마음인가를 모르기 때문이지 싶어요. 스스로 마음눈을 뜨고, 마음길을 가꾸며, 마음빛을 나눈다면, 사람뿐 아니라 풀벌레에 나무에 새에 숲짐승이 모두 마음으로 다가와서 ‘너나들이’가 되고, 오래오래 동무가 될 만하지 싶습니다. 마음은 어떤 모습도 아니지만 어떤 모습도 되는구나 싶어요. 몸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마음결인 터라, 겉모습이나 얼굴이나 몸매를 따지려 들면 아무 마음도 못 느낄밖에 없어요. 서울에 살거나 까만 자가용을 몰거나 주머니에서 돈이 줄줄줄 흘러나온다고 해서 대단하지 않아요. 걸어다니거나 홀로 숲에 깃들거나 주머니 없이 바람을 싱그러이 마시기에 안 대단하지 않아요. 너울거리는 바다는 참으로 많은 목숨을 품어요. 너울거리는 숲은 더없이 많은 숨결을 보듬어요. 너랑 나 사이에 담이 없기에 홀가분하게 오가는 너나들이라면, 가없이 춤추면서 포근하게 안는 넉넉한 몸짓인 너울가지로구나 싶습니다. 이 마음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일어섭니다. ㅅㄴㄹ


너나들이·너나돌이·너나순이·오래들이·오래동무·오래벗 ← 죽마고우, 지우, 지음(知音), 망년지우, 망년지교, 절친, 베스트프렌드, 베프, 신뢰관계

너울가지·너울숲·너울순이·너울돌이 ← 붙임성, 사교적, 친화, 친화력, 친화적, 포용, 포용적, 유연, 유연성, 융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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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7. 과일물


사람한테 흐르며 몸을 따뜻하면서 튼튼히 지켜주는 물을 ‘피’라고 합니다. 나무랑 풀도 나무랑 풀을 따뜻하면서 튼튼히 지켜주는 물이 흘러요. 우리는 이 나무물이나 풀물을 얻어서 몸을 보살피곤 합니다. 나무나 풀이 맺은 열매는 바로 이 물이 가득 깃들어요. 때로는 달콤한 물로, 때로는 시거나 알싸한 물로 가득해요. 따로 과일물을 짜서 누리고, 열매를 덥석덥석 깨물면서 흐르는 열매물로 목덜미를 적셔요. 빗물이 거미줄에 걸립니다. 거미줄에 대롱대롱 달린 물방울이 맑게 빛납니다. 먹이를 찾으려고 친 거미줄이면서, 새벽이슬이나 빗물을 주렁주렁 달아 풀밭을 밝히는 무늬를 베푸는 거미줄이에요. 물 한 방울을 머금으면서 물이 들려주는 어떤 말을 듣나요?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이 춤추는 소리를 들어 볼까요? 겉으로 보는 이름이나 얼굴이 아닌, 속으로 흐르는 마음을 살펴요. 한봄에 이르면 풀밭에 개미가 와글와글 바글바글 오갑니다. 땅밑에 판 개미집을 더 깊고 크게 지었는지 몰라요. 숱한 개미는 어쩜 개미집에서 북새판이 아닌 가지런한 길을 다니는지 놀랍습니다. 곧잘 길잃는 개미가 있어서, 동무 개미가 “거기 아냐. 이리 오렴.” 하고 불러요. ㅅㄴㄹ


과일물·열매물·단물·물 ← 즙(汁)

물·물방울·방울 ← 액체, 액(液)

말·이야기·소리·가리다·따지다·살피다·이름·얼굴 ← 평판

길막힘·막히다·바글바글·북적판·북적길·북새통·북새판·붐비다·수선거리다·와글와글 ← 교통난, 혼잡, 체증, 러시아워

길잃다·길을 잃다 ← 조난, 배회, 방황, 표류, 곤경, 시련, 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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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6. 함지땅


돌보는 손길이 빛납니다. 아파서 울먹이는 이를 가만히 돌보고, 앓으며 힘겨운 이를 살뜰히 돌보며, 갈팡질팡하면서 좀처럼 길을 찾지 못하는 이를 넌지시 돌봅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돌보는 몫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받은 사랑으로 누구보다 어버이를 따스히 돌보는 소꿉살림을 즐거이 맞이합니다. 서로 돌봄이입니다. 함께 돌봄지기예요. 어디에서나 돌봄일꾼입니다. 넉넉하면서 포근히 어루만지는 손길이 아름다우니 돌봄빛이 되어요. 사근사근 부드러이 보듬는 눈빛이 고와서 돌봄님이 되지요. 지난날에는 함지에 먹을거리나 살림을 담아서 마을이며 고을을 돌며 장사하는 분이 있었어요. 오늘날에는 함지를 이거나 들기보다는 짐차로 부릉부릉 달려서 나르는 일꾼이 있어요. 과일함지가 있고 떡함지가 있어요. 책함지가 있으며 바늘함지가 있습니다. 담는 살림을 알뜰히 품는 함지마냥, 높다란 자리를 판판하게 두르는 땅이 있어요. ‘함지땅’이랍니다. 가만히 보면 땅이름이며 풀이름이며 알뜰살뜰 지켜보던 눈으로 지었어요. 버즘이 핀 듯하다며 버즘나무이기도 하다지만, 꽤 예전부터 ‘방울나무’란 이름을 붙여 마을길에 심었어요. ㅅㄴㄹ


돌봄이·돌봄지기·돌봄일꾼·돌봄빛·돌봄님 ← 간호사

함지 ← 궤(櫃), 함(函), 상자, 박스, 통(桶), 파일, 세트, 세트 메뉴, 아카이브, -집(集), -부(簿), 목록, 전집, 일습(一襲)

함지땅 ← 분지(盆地)

방울나무·버즘나무 ← 플라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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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말 2020.4.25. 사근사근


사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서로 좋은 사이가 되고픈 사람입니다. 마음에 들기에 섞이고 싶어요. 마음에 안 든다면 어울리기 싫지요. 잘 지내고 싶기에 다가섭니다. 잘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가요. 서글서글 만나다 보면, 사근사근 말을 섞다 보면, 둘은 어느새 살갑게 웃음을 지을 만합니다. 어느덧 붙어서 다닙니다. 굽신질이 아닌 싹싹하게 마주합니다. 눈빛이 상냥하지요. 너울너울 아름다운 가지 같아요. 어린이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자라날 새싹이라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어린이가 살아갈 이 터전은 얼마나 아름답게 가꾸어서 물려주려 하나요? 참말로 아이들은 새빛이며 꿈나무일까요? 뭇어른은 어린이가 꿈별로 자라도록 사랑으로 북돋우나요? 어른을 깎으려고 묻는 말이 아닙니다. 어른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에요. 어른이 틀렸다는 뜻도, 어른이 어긋나거나 떨어진다는 생각도 아닙니다. 오늘 이 터전이 얼마나 사이좋게 지낼 만한 마을이거나 나라인가를 곰곰이 보면 좋겠어요. 어려운 말은 접어두고서 살피기로 해요. 아이 곁에서 함께 쓸 말을 갈무리해 봐요. 자랑하거나 뽐내거나 뻐기거나 우쭐대는 말이 아닌, 곱게 노래할 사랑말을 갈무리해요. ㅅㄴㄹ


사귀다·사이좋다·섞이다·어울리다·잘 지내다·잘 있다·서글서글·사근사근·살갑다·붙임·싹싹하다·상냥하다·너울가지 ← 친화, 친화력, 친화적

빛싹·새싹·새빛·꿈나무·꿈별·꿈아이 ← 유망주, 기대주, 성장 가능성, 가능성, 미래

깎다·나쁘다·틀리다·어긋나다·떨어지다·덜다·자르다 ← 감점

말갈무리 ← 용어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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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4.24. 오래님


거친말을 하는 사람이 둘레에 있으면 예부터 어른들은 아이 귀를 막곤 했습니다. 구정말이 아이 귀를 거쳐서 스미지 않도록 보듬었어요. 거친짓이며 막짓이 판칠 적에는 어른들이 아이 눈을 가리곤 했어요. 어른이란 사람이 비록 바보짓에 바보말을 일삼지만, 부디 앞으로 자라나며 이 삶터를 가꿀 아이들은 참길에 사랑길을 다스리기를 바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으레 두 갈래이지 싶어요. 하나는 구지레하다면, 다른 하나는 아름답습니다. 한쪽은 쓰레말 같다면, 다른쪽은 아름말 같겠지요. 늘 두 갈래 가운데 한켠에 서는구나 싶습니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아름다웁냐 아니냐’요, ‘사랑스럽느냐 아니냐’로 살필 노릇이지 싶어요. 슬기롭게 헤아려서 이 길을 간다면, 오래오래 마음을 가다듬거나 갈고닦는다면, 우리는 누구나 훌륭하게 살림꾼 노릇을 합니다. 꽃솜씨를 펼치면서 삶을 환하게 보는, 꿰뚫을 줄 아는, 그냥 잘 아는 틀을 넘어 오래님으로 빙그레 웃음짓는 어른이 되겠지요. 벼락치기로는 어른이 되지 않아요. 오래도록 다스리기에 척척님이 됩니다. 들치기로 어떻게 어른이 되나요. 두고두고 추스르며 갈무리하기에 오랜솜씨를 이뤄요. ㅅㄴㄹ


거친말·막말·구정말·구지레말·더럼말·똥말·쓰레말 ← 육두문자

익숙하다·잘하다·잘 알다·꿰다·꿰뚫다·환하다·훤하다·뛰어나다·용하다·훌륭하다·꽃솜씨·꽃재주·살림꽃·살림꾼·재주꾼·오래님·오랜내기·오랜솜씨·척척님·척척이·아름꽃·훌륭님·아름솜씨 ← 백전노장, 베테랑

날치기·들치기·벼락치기 ← 기습, 기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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