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8. 내림멋


아슬아슬하게 앞서다가, 엇비슷하게 뒤섭니다. 살얼음판처럼 나아가다가 이길 때가 있고 질 때가 있어요. 비슷비슷하게 맞붙으니 불꽃이 튀는구나 싶습니다. 불꽃튀듯 겨룰 적에는 손에 땀이 난다지요. 아마 손뿐 아니라 발에도 이마에도 땀이 날 테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해요. 온힘을 내지만 얼추 비슷하게 흐르는 판이라 한다면, 더욱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잔손길 하나에도 온마음을 기울여요. 여태까지 선보인 솜씨에서 한 걸음을 더 나아가기도 하고요. 그냥그냥 흐르는 곳이라면 솜씨를 키울 일이 없기 마련이라, 손맛도 제대로 안 날 수 있어요. 진땀을 내며 애쓰는 자리이기에 더욱 손맛을 키우고, 이 손맛은 어느새 아이나 이웃이나 동무한테 물려주는 내림맛이 되곤 합니다. 집집마다 다른 손맛인 집맛이라면, 집집마다 아이를 돌보고 살림을 건사하는 땀흘린 사랑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불꽃이 튀듯 솟아나는 사랑스러운 마음이 있기에 맛이며 멋이 태어난달까요. 저는 어제 저를 낳아 돌본 어버이 손끝에서 피어난 사랑을 물려받습니다. 이러면서 오늘 제가 낳아 보살피는 아이 손끝에 새롭게 자랄 사랑을 물려줍니다. ㅅㄴㄹ


살얼음·살얼음판·비슷비슷·엇비슷·아슬아슬·불꽃튀다 ← 박빙, 근소(僅少)

손맛 ← 정성, 개성, 개성적, 감각, 감촉, 수기(手技), 수재(手才), 손재간, 재간, 수완

집맛 ← 정성, 개성, 개성적, 전통 기법, 전통 비법, 전래 기법, 전래 비법, 전승 비법, 전승 기법

내림맛·내림멋 ← 전통 기법, 전통 비법, 전래 기법, 전래 비법, 전승 비법, 전승 기법, 전통문화, 전통방식, 전통, 전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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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7. 애잔하다


모든 말은 빛이로구나 싶습니다. 어떤 말이든 우리 마음에 생각으로 심어서 입에서 터져나올 적에는 씨앗이 되고 꽃이 될 뿐 아니라, 빛으로도 퍼져나가지 싶습니다. 이 빛말이란, 때로는 어둠빛이 되고 때로는 낮빛이 되며 때로는 밤빛이 되다가 때로는 새벽빛이 될 테지요. 빛이 되는 모든 말은 애잔하면서도 애틋하고, 아리따우면서 아스라합니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고 하지만, 쓰니까 삼키고 다니까 뱉기도 해요. 시큼한 괭이밥을 굳이 오래오래 씹고서 삼키지요. 우리 몸을 살리고 싶으니까요. 어느 나라·사람·무리는 이웃이나 동무를 헤아리지 않고 쳐들어가서 꿀꺽 삼키려고 합니다. 집어삼키는 짓이 아닌, 밥을 같이 나누고 이야기도 함께 누리면 아름다우련만, 침을 질질 흘리면서 엉큼하게 삼키려고 하면 더없이 애잔해 보입니다. 날마다 글을 조금씩 여미어 한 해를 되새기면 어느새 ‘책쓰기’가 됩니다. 처음부터 책쓰기를 할 생각은 아니었어도, 우리 하루가 한 해치로 모이니 꾸러미 하나가 돼요.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이야기를 갈무리하고 가다듬고 꾸며서 묶어내는 사람이 있어요. 책마을 일꾼은 ‘책짓기’를 합니다. ㅅㄴㄹ


애잔하다 ← 가련, 동정(同情), 측은, 처량, 구차, 약하다, 연약, 유약, 불행, 한심, 비참, 비통, 애석, 애통

삼키다 ← 소화(消化), 섭취, 섭식, 식사, 음복, 음용, 복용, 호흡, 인내, 감내, 착복, 횡령, 갈취, 뇌물수수, 점령, 점거, 취득, 식민화, 식민지화, 식민, 식민지, 강제 합병, 병합, 잠식, 장악, 탐하다, 탐욕, 탐욕적, 탐나다, 탐내다

책쓰기 ← 저서 집필, 집필, 저술, 출간 작업

책짓기 ← 출간 작업, 출판, 출판 활동, 출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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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말 2020.5.6. 내도록


“내내 그랬는걸” 하고 말할 적이면 ‘내내’란 어떤 결인가 하고 생각합니다. “내도록 그랬지” 하는 말을 들을 때면 ‘내도록’이란 어떤 숨인가 하고 돌아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일 만하고, 엊그제부터 오늘까지일 만합니다. 처음 알던 무렵부터 이제까지일 만하고, 아스라이 먼 그때부터 이날까지일 만해요. 철철이 그랬구나 싶고, 한결같이 그러하네 싶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러했네 싶고, 오래오래 이렇게 나아가네 싶습니다. 들숲을 살찌우는 냇물 같은 ‘내내·내도록’일까요. 바로 우리를 가리키는 ‘내’를 자꾸자꾸 되새기면서 스스로 사랑하고 살피는 눈빛일까요. 힘겹게 짓는 말도 없지만, 그저 쓰는 말도 없다고 느껴요. 우리가 두루 쓰는 말이라면 두고두고 깊으면서 넉넉한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는구나 싶습니다. 쉬지 않고 흐르는 물결 같은 ‘내내’입니다. 찰랑찰랑 넘실넘실 졸졸졸 노래하는구나 싶은 ‘내도록’입니다. 두루 아끼고 싶은, 두루 이야기하고 싶은, 두루 품고 싶은 이름을 가슴에 담습니다. 내내 보살피는 손길이고자 합니다. 내도록 보듬는 눈길이 되려 합니다. 냇물 같은 내가 되고, 냇빛 같은 나로 살아가려 합니다. ㅅㄴㄹ


내내·내도록 ← 계속, 연달아, 연이어, 연속, 연속적, 주야, 주구장창, 주야장천, 주야장창, 시종, 시종일관, 연타(連打), 연방, 평생, 일생, 영영, 영원, 영구, 영구적, 영구보존, 불철주야, 지속, 지속적, 일관, 일관적, 일관성, 사시사철, 사시장철, 한사코, 기어이, 기어코, 기필코, 연중, 연중무휴, 종래, 종래의, 간단없다(間斷-), 영원불멸, 영원불변, 영원무궁

두루이름 ← 총칭, 통칭(統稱), 통칭(通稱), 속명(俗名), 속칭, 예명(藝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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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5. 한들


미덥지 못하다면 말을 섞기도 힘듭니다. 믿는 사이로 지내기에 비로소 말을 섞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어떤 길을 가는지 모른다면, 섣불리 말을 하지 못해요. 나이가 비슷하다 해서 동무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배움터를 다니기에 벗이라 하지 않아요. 사이좋게 지내려면 서로 마음을 열어서 만날 노릇이고, 도란도란 어울리려면 함께 마음을 활짝 틔우는 길을 가겠지요. 누가 믿음을 저버릴까요. 처음부터 마음을 열지 않는 이라면 으레 핑계를 대고 빌미를 찾아서 나쁘게 가지 싶어요. 너나들이로 지내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막짓도 불거지지 않지요. 어깨동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뭔가 자꾸 들먹이거나 앞세우면서 딴짓을 하겠지요. 봄에 봄바람을, 가을에 가을바람을, 철마다 다른 새로운 바람을 마시면서 생각합니다. 다같이 마시는 이 바람처럼 가볍고 싱그러이 마음을 품는다면, 너른 들판을 같이 달리는 몸짓이 된다면, 한벌을 가로지르는 냇물을 맨손으로 떠서 마시는 살림길이라면, 저절로 상냥하면서 듬직한 사이가 될 만하지 싶습니다. 아름보기가 되기를 바라요. 아무 모습이나 보여주는 길이 아닌, 꽃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믿는 사이·믿음길·믿음·동무·벗·너나들이·어깨동무·사이좋다·도란도란·오순도순 ← 신뢰관계

저버리다·빌미·핑계·내세우다·들다·들먹이다·앞세우다·노리다·나쁘다·휘두르다·막쓰다·막짓 ← 악용

한들·한벌 ←평야, 평원, 대평원, 초원, 광야, 자연

거울·나타나다·드러나다·보여주다·보기·꽃보기·아름보기 ←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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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4. 오랜걸음


‘한겨레’란 말이 있는데 굳이 ‘한민족’이라 하는 분이 있고, ‘한’이라는 오랜말을 애써 ‘韓’이라는 한자로 나타내려는 분도 있습니다. 서울 한복판을 흐르는 물줄기는 그저 ‘한가람’이고, ‘한’을 한자로 옮길 까닭이 없어요. 이 ‘한’은 ‘하나’이며 ‘하늘’을 가리키는 낱말이거든요. 따지고 보면 ‘하느님·하늘님·한울님·하나님’은 그냥 같은 이름이에요. 이름을 둘러싸고 다툴 일이 없어요. 힘이 안 되니 벅찰 만하고, 기운이 모자라니 버거워서 손을 들 만해요. 아무래도 달리면 그만해도 됩니다. 안 되니까 넘겨주면 돼요. 우리가 다 해내야 하지 않습니다. 오래오래 걸어온 길을 돌아볼까요. 하나이자 하늘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차근차근 살림을 지었어요. 자랑하지 않고 내세우지 않되, 깎아내리거나 주눅들지 않습니다. 위나 아래가 없이 사이좋은 숨결을 이었어요. 숲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허튼짓을 안 해요. 망가뜨리지도 무너뜨리지도 더럽히지도 않지요. 말 그대로 ‘살림’을 하는 숲이라, ‘숲살림’으로 함께 나누고 서로 즐기거든요. ‘한나라’에서 살아가는 숨빛으로 숲사람 노래를 부르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한님·하나·하늘·하느님·하늘님·온님·님 ← 절대자

달리다·딸리다·모자라다·안 되다·되지 않다·힘들다·힘겹다·벅차다·버겁다·빠듯하다 ← 역부족

오랜걸음 ← 아날로그, 고전방식, 구기술, 전통, 전통적, 전통문화, 전통방식, 고전문화, 재래, 자래의, 재래식, 베테랑, 백전노장, 장기 활동, 장기간 활동

숲살림·숲살이·들살림·들살이 ← 수렵채집

숲사람·들사람 ← 백성, 민중, 민초, 백인(百人), 만백성, 만인, 국민, 자연인, 원시인, 수렵채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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