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온 마음 - 꽃말이 담긴 30가지 이야기
조민경 지음 / 인디펍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3.5.9.

읽었습니다 225



  풀꽃나무는 흙이 있는 곳에서 해바람비를 머금으면서 살아갑니다. 흙이 없거나 해바람비가 막힌 곳에서라면 풀빛도 꽃빛도 나무빛도 싱그럽지 않습니다. 꽃가게에서는 꽃그릇에 담아서 풀꽃나무를 사고팝니다. 꽃그릇에도 흙은 있고, 사람이 따로 물이며 거름을 주기도 하지만, 길들여서 가둔 풀꽃나무는 제대로 기운을 내지 못 해요. 짐승우리는 짐승한테 이바지하는 터전이 아니듯, 꽃그릇도 풀꽃나무한테 이바지하는 터전일 수 없어요. 우리는 언제쯤 ‘꽃그릇’을 걷어치우고서 마당과 뜨락과 숲으로 보금자리를 돌보는 길로 거듭날까요? 《꽃이 온 마음》을 읽었습니다. 꽃 곁에서 꽃마음을 읽으려는 눈망울이 반갑습니다. 다만, ‘집꽃’이 아닌 ‘들꽃’과 ‘들풀’과 ‘들나무’를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요. 풀꽃나무처럼 사람도 흙을 만지고 디디면서, 해바람비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살림살이로 하루를 가꾼다면, 우리가 펴는 말과 글은 눈부시게 깨어나리라 봅니다.


《꽃이 온 마음》(조민경, 커넥티드코리아, 2022.4.1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응칠 역사 - 비판정본 독도 길을 읽다 2
안중근 지음 / 독도도서관친구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숲책 / 숲노래 환경책 2023.4.5.

읽었습니다 201



  굵짧게 한삶을 보낸 안중근(안응칠) 님입니다. 서른 안팎인 나이에 더는 삶을 펼 수 없었으니, 스스로 더 배우면서 새롭게 깨달아 언제나 빛나는 숨결로 다시 태어나는 길을 잃은 셈입니다. 옛사람 나이를 오늘사람 나이랑 섣불리 댈 수 없습니다만, 요새는 서른 언저리에 이르러도 아직 ‘대학교 울타리’에 기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돈·이름·힘이 없는 사내는 싸움터(군대)에 끌려가야 하는 터라, 삶그림을 짓기 앞서 근심걱정부터 키웁니다. 《비판정본 안응칠 역사》를 새겨읽었습니다. 떠난 분을 먼발치에서 우러르기보다는 이분이 늘 우리 곁에서 ‘새롭게 되새길 말’을 들려주는 벗이나 어른이나 이웃이라고 여긴다면, 우리 터전이 사뭇 바뀔 만하리라 생각해요.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빛나는 별님입니다. 그래서 조선도 일본도 이 별빛을 억누르려 했습니다. 옆나라는 총칼로, 이 나라 우두머리와 먹물꾼은 위아래(위계질서·신분)로 억눌렀어요. 우린 이 모두를 걷어낼 수 있습니다.


《비판정본 안응칠 역사》(안중근, 독도도서관친구들, 2020.12.30.)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방의 사색 - 시골교사 이계삼의 교실과 세상이야기
이계삼 지음 / 꾸리에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숲책 / 숲노래 환경책 2023.4.5.

읽었습니다 216



  푸름이 곁에서 길잡이로 일하다가 밀양에 깃들고, 이윽고 녹색당 일꾼으로 지내고서 어느새 자취를 감춘 이계삼 님입니다. 이녁 책도 하나둘 책집에서 사라져 갑니다. 《변방의 사색》을 찾아내어 천천히 읽어 보는데, 글이 썩 안 쉽습니다. 외치는 마음은 ‘좋을’ 수 있으나, ‘누가 어떻게’ 듣고서 ‘무엇을 어떻게’ 함께하면서 스스로 움직이는 실마리나 밑길로 삼는 징검다리인지는 퍽 흐리다고 느낍니다. 바른나라가 아니라서 바른나라로 뜯어고쳐야 한다면, ‘바른말’이 아닌 말씨부터 뜯어고쳐서 ‘바른글’로 풀어내려는 ‘나보기(나부터 나를 스스로 바라보기)’를 하기를 바랍니다. 《변방의 사색》이란 무엇일까요? 책 좀 읽은 분이라면 이만 한 이름이 대수롭지 않겠으나, 책이나 글이 낯선 이웃한테는 너무나 동떨어집니다. 부디 ‘귀퉁이’에서 그야말로 ‘가난’하게 살아내기를 바라요. ‘구석’에서 천천히 ‘생각’하기를 바라요. 조약돌이 되어 생각하면 이 별을 바꿀 수 있어요.


《변방의 사색》(이계삼, 꾸리에, 2011.8.20.)


ㅅㄴㄹ


나의 사회적 경험으로, 또 지적 경험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74쪽)

→ 나는 살아오면서, 또 배워 오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나는 살면서, 또 익히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나는 살아가면서, 또 눈뜨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의 삶을, 학교교육 전체를 질곡으로 빠뜨리는 가장 커다란 사안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조직에는 희망이 없다. (115쪽)

→ 아이들 삶을, 배움터를 통째로 가두는 가장 커다란 짓에 입다무는 무리에는 빛이 없다

→ 아이들과 배움터를 송두리째 옭매는 가장 커다란 짓에 모르쇠인 곳에는 꿈이 없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자 이야기
앤드류 로빈슨 지음, 박재욱 옮김 / 사계절 / 200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숲책 / 숲노래 환경책 2023.4.5.

읽었습니다 211



  ‘문자(文字)’는 “1. [언어] 인간의 언어를 적는 데 사용하는 시각적인 기호 체계 2. 학식이나 학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글’입니다. 그런데 글깨나 쓰는 분들치고 글을 ‘글’이라 일컫는 이가 드뭅니다. 말을 ‘말’이라 이르는 이도 드물어요. 아무래도 ‘글·말’이 무엇인지 모르기도 할 테고, 뭇사람이 ‘글·말’을 환하게 알아보기를 안 바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이루면서 마음을 닦고 다스리는 기운이 ‘말’입니다. 마음을 이루고 다스리는 기운을 그려내는 모습이 ‘글’입니다. 예부터 사납빼기가 우두머리에 들어앉아서 책을 불사르고 배움길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엉터리로 가르쳐서 길들이는 까닭이 있어요. 믿음길(종교)을 세워서 돌멩이를 섬기도록 몰아붙인 뒷뜻이 있습니다. 《문자 이야기》는 온누리 여러 나라 ‘글씨’를 놓고서 몇 가지를 짚되 겉훑기로 그칩니다. ‘훈민정음·한글’ 이야기는 아예 없습니다.


《문자 이야기》(앤드류 로빈슨/박재욱 옮김, 사계절, 2003.10.29.)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센스 B국어사전
프로파간다 편집부 지음, 황상준 그림 / 프로파간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3.4.1.

읽었습니다 223



  2019년에 나온 《에센스 B국어사전》은 언제까지 쓸모가 있을까요. 아마 펴낸해 2019년을 끝으로 더 쓸모가 없을 듯싶습니다. ‘요새 어린이·젊은이’가 쓰는 새말(신조어)을 담은 꾸러미라고 하지만, ‘요새’라기보다는 ‘학교에 다니거나 다닌 서울내기’라고 해야 걸맞다고 느낍니다. 시골 어린이나 젊은이도 이 꾸러미에 깃든 말씨를 쓰기도 하지만, ‘시골에서 조용히 살아가려는 어린이나 젊은이’는 이런 말을 안 쓰고, ‘서울에서 살더라도 푸른숲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어린이나 젊은이’도 이런 말을 안 써요. 이른바 ‘변말(은어·업계용어)’일 텐데, 번뜩이는 마음을 담은 낱말이 더러 있고, 이웃을 갉거나 깎고픈 마음을 옮긴 낱말이 꽤 있습니다. 어느 낱말이든 이 낱말을 쓰는 우리 마음을 드러냅니다. 좋은말·나쁜말은 없습니다. 오늘날에는 차츰 ‘삶말’이 줄고 ‘살림말’은 드물고 ‘사랑말’은 짓밟힐 뿐 아니라 ‘숲말’은 잊히는 채 ‘끼리말·서울말’이 너무 판칠 뿐입니다.


《에센스 B국어사전》(편집부, 프로파간다, 2019.2.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