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즈카 오사무의 붓다 - 깨달음의 이야기
데즈카 오사무 지음, 정상교 옮김, 하타 슈헤이 해설 / 바다출판사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0.28.

읽었습니다 259



  어린이하고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어린이하고 어른이 함께 배울 만하다고 느낍니다. 어린이하고 함께 못 읽는 책이라면, 또는 어린배움터(초등학교)에서 길잡이책(교재)으로 삼기만 하는 책이라면, 어린이한테부터 부질없다고 느낍니다. 테즈카 오사무 님이 빚은 《붓다》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서 생각을 빛낼 아름책입니다. 믿음(종교)이 아닌 삶·살림·사랑이 무엇인지 찬찬히 밝히는 붓끝이요 줄거리입니다.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는 테즈카 오사무 님이 남긴 《붓다》에서 몇 칸을 따오면서 하타 슈헤이라는 글바치가 몇 마디 보태는 얼거리입니다. 이렇게 조금 따와서 몇 마디를 보태는 책을 엮을 수도 있을 테지만, 너무 엉성하고 얄팍합니다. 테즈카 오사무 님은 ‘어린이도 바로 알아듣도록’ 그림꽃을 여미었어요. 그냥 《붓다》를 읽고 새기면서 되읽고 곱읽으면서 마음에 씨앗 한 톨을 심으면 됩니다. 간추린 판조차 안 되는 장사질을 하지는 맙시다.


《데즈카 오사무의 붓다》(데즈카 오사무 그림·하타 슈헤이 글/정상교 옮김, 바다출판사, 2020.7.30.)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려진 페트병의 놀라운 변신 - 에코 소셜 액션 생각이 커지는 생각
시그문드 브라우어 지음, 이경희 옮김, 박민희 그림 / 책속물고기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 읽었습니다 2023.10.2.

읽었습니다 233


  꽃잔치(결혼식)를 가든 보냄길(장례식)을 가든, 이제는 페트병이 넘칩니다. 샘물이나 냇물을 맑게 누리는 시골에서조차 마실물을 여느 그릇이 아닌 페트병이 담기 일쑤입니다. ‘페트병 물’은 하나같이 땅밑에서 뽑아올립니다. 다들 돈을 벌려고 그렇게 땅을 파서 물을 뽑아올리는데, 정작 이 물을 크고작은 플라스틱에 담아서 쏟아내는 얼거리예요. 먹는샘물(생수)을 장사하는 이들은 그저 앉아서 떼돈을 법니다. 이러면서 쓰레기가 쏟아져요. 그러나 물이란, 누구나 냇물에 샘물을 넉넉히 누리면서 ‘돈을 아랑곳하지 않는 푸른빛’일 노릇 아닐까요? 《버려진 페트병의 놀라운 변신》은 뜻깊은 줄거리이지만, ‘페트병 되쓰기’에 앞서 ‘페트병이 아예 없는 살림길’을 어린이한테 들려주면서, 바로 물부터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누리도록 온누리를 갈아엎는 얼거리를 밝혀야 했을 텐데 싶어요. ‘쓰레기 줄이기’는 안 나쁘되 ‘처음부터 쓰레기 없는 푸른살림’을 보여줄 노릇입니다.

ㅅㄴㄹ

《버려진 페트병의 놀라운 변신》(시그문드 브라우어 글·박민희 그림/이경희 옮김, 책속물고기, 2014.4.30.)


아저씨가 도착하기 전에 친환경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아저씨가 오기 앞서 푸른길을 마치면 좋을 듯해요
→ 아저씨가 다다르기 앞서 푸른일을 끝내면 좋겠어요
7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온작품으로 만나는 생태환경수업 - 생태시민으로 함께 살아가는 생태환경수업 안내서 삶말 교육도서 9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우리말가르침이 지음 / 삶말 / 202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책읽기 / 읽었습니다 2023.10.2.

읽었습니다 234



  어린배움터에 고얀것(유해물질)이 많다지요. 가만히 생각해 봐요. 고얀것은 어린배움터에만 있을까요? 푸른배움터나 집이나 마을이나 나라에는 없을까요? 우리나라에 고얀것이 있으니, 어린배움터에도 있습니다. 온나라가 ‘아름빛’이라면 ‘고얀것’은 언제 어디에나 끼어들지 못 해요. 어린배움터만 깨끗하게 바꾼들, 푸른배움터하고 집하고 마을하고 나라는 엉터리라면, 어린이는 더 자라지 말아야 합니다. 《온작품으로 만나는 생태환경수업》을 읽었습니다. 어린배움터를 들볶는 모든 고얀것은 ‘어른나라(어른이 만든 나라)’에 가득합니다. 어린배움터에만 고약하거나 사납거나 나쁘거나 끔찍한 것이 있지 않아요. 우리는 ‘생태시민’이란 이름이기보다는 ‘사람’다운 사람일 노릇입니다. 어렵게 여기니 어렵습니다. 푸른길을 헤아리면서 푸른말을 쓰고, 푸른넋을 돌보면서 푸른살림을 느긋이 짓는 길을 나누면, 모두 푸른눈빛으로 거듭납니다. ‘자동차’만 해도 어린이한테 사납습니다.


ㅅㄴㄹ


《온작품으로 만나는 생태환경수업》(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우리말가르침이 엮음, 삶말, 2023.3.1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3.9.17.
읽었습니다 257



  우리 집 네 사람은 고기를 안 먹지도 챙겨먹지도 않습니다. 구태여 고기밥을 먹으려고 나서지 않아요. 고기를 먹는 자리가 있으면 조금 집되, 많이 먹지도 않습니다. 고기를 안 먹고 무엇을 먹느냐고 되묻는 분이 많습니다만, 물을 넉넉히 먹고 바람을 싱그러이 마셔요. 나무하고 풀 곁에서 푸른숨을 듬뿍 받아들입니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가 나쁘거나 모자란 책은 아닐 테지만, 이리 읽고 저리 되읽어도 《우리 안에 돼지》하고 《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가 자꾸 떠오를 뿐입니다. ‘가두고 길들이고 괴롭히’면 돼지도 나락도 수박도 딸기도 ‘맛’이 없어요. 가두고 길들이고 괴롭히면 숨빛이 죽거든요. 들딸기 한 알이면 얼마든지 배부를 만합니다. 싱그러이 빛나는 사랑숨을 맞아들일 줄 알면 ‘푸짐한 잔칫밥’이 아닌 ‘사랑으로 푸르게 돌본 살림밥’일 적에 누구나 참살림에 눈뜨겠지요. 고기밥이냐 풀밥이냐 가르려 드니 자꾸 싸우는 말글을 쏟아냅니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이동호, 창비, 2021.6.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하일기 - 괴짜 선비 연암이 보여 주는 진짜 여행 처음 만나는 고전
손주현 지음, 홍선주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3.9.14.

읽었습니다 253



  1780년에 청나라를 다녀온 이야기를 어린이도 헤아릴 만하도록 풀어낸 《열하일기, 괴짜 선비 연암이 보여 주는 진짜 여행》입니다. 어느 모로 보면 박지원이란 옛사람은 ‘뜬금없’을 수 있습니다. 임금님만 우러르며 벼슬을 차지하고 돈·이름·힘을 누리던 숱한 먹물이나 나리하고 대면, 박지원 같은 사람은 ‘터무니없’을 만합니다. 그러나 이녁도 한문으로 글을 지었을 뿐입니다. 누구나 읽을 글이 아닌, ‘읽을 놈만 읽을’ 글에서 안 벗어났어요. ‘열하일기’가 “진짜 여행”일 수 있을까요? 돈·이름·힘이 아닌, 수수한 사람들 살림살이로 거닐고, 숲을 품고, 마을살림을 가꾸는 마실길이 아닌, 임금님 꽁무니를 좇는 길은 얼마나 “진짜 여행”일까요?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이만큼 애쓴 땀방울도 대단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홍대용 님은 《을병연행록》을 ‘암글(훈민정음)’로 썼습니다. ‘수글(한문)’을 벗어날 줄 알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바라볼 적에 비로소 새롭습니다.


《열하일기, 괴짜 선비 연암이 보여 주는 진짜 여행》(손주현 글·홍선주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19.9.10.)


ㅅㄴㄹ


+


아주 비중이 작은 조연들조차 사건을 재밌고 풍부하게 만들지요

→ 아주 작은 자리조차 이야기를 재밌고 푸짐하게 꾸미지요

5쪽


그런데 시작부터 어려움이 닥쳤어

→ 그런데 처음부터 어려웠어

21쪽


사행단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어

→ 나라일꾼한테 벼락 같은 말이 들려왔어

→ 모심길에 날벼락 같은 얘기가 들렸어

11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