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 - 시골 마을을 바꾼 작은 가게
마츠바 토미 지음, 김민정 옮김 / 단추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3.1.29.

읽었습니다 199



  일본 한켠 두멧마을 ‘군겐도(群言堂)’를 다시 일으키는 길에 밑돌이 된 이야기를 담은 《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를 읽었습니다. 저 스스로 두멧시골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터라 눈여겨볼 이야기가 있겠거니 싶어서 장만했습니다. 찬찬히 읽어 가면서 어쩐지 ‘글쓴이 스스로 군겐도를 살리는 일터를 꾸리느라 얼마나 훌륭한가’ 하는 자랑빛이 자꾸 불거진다고 느꼈어요. 틀림없이 글쓴이가 일터를 세우고 시골스레 옷을 짓는 길을 이웃하고 함께하면서 살려낸 얼거리가 있을 테지만, 이런 자랑빛은 머리말에 몇 줄로만 담고서, 몸통으로 삼을 이야기는 군겐도란 시골빛이며 오래빛이며 숲빛을 하나하나 살피고 새겨서 이웃하고 나누는 줄거리로 여미면 한결 나았을 텐데 싶더군요. 뜻깊게 쓴 책이지만 ‘글쓴이 일터 자랑’에 파묻혀 버렸다고 할까요. 일본 펴냄터나 우리나라 펴냄터에서 붙였을 “쇠락해 가는 폐광마을을 되살린 작은가게” 같은 꾸밈말도 시골빛하고 엇나가기에 거북합니다.


《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마츠바 토미 글/김민정 옮김, 단추, 2019.3.2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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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헤르만 헤세 지음, 홍경호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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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25.

읽었습니다 208



  어릴 적부터 어쩐지 나비한테 끌렸어요. 돌이란 몸을 입고 태어났어도 나비나 꽃이나 나무를 가까이하니 어릴 적부터 둘레에서 으레 “너 고추 안 달렸니?” 하고 놀립니다. 자라면서, 살아오면서, 두 아이를 낳아 돌보면서, 우리말꽃을 쓰고 엮으면서, 큰고장을 떠나 시골에서 지내면서, 부릉이 없이 걷거나 자전거를 달리면서, 골짜기랑 바다랑 들을 곁에 품는 몸짓으로 하루를 그리면서, ‘나비 한살이’를 멀리한다면, 돌이도 순이도 사람다움을 잊다가 잃겠다고 느낍니다. 《나비》라는 책이 진작에 나온 줄 몰랐습니다. 1989년에 우리말로 나온 책을 2022년에 비로소 만났고, 천천히 읽었습니다. 헤르만 헤세 님은 어릴 적부터 나비를 그렇게 좋아하면서 모았다더군요. 나비를 살피던 분은 애벌라랑 고치를 고스란히 지켜보고 배웠을 테지요. 문득 돌아보면, 우리나라에서 나비나 애벌레나 모기나 사마귀 같은 작은 숨결을 품거나 가까이하며 글살림을 짓는 이는 아주 드문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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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헤르만 헤세 글/홍경호 옮김, 범우사, 1989.12.1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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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일연 스님이 전해 준 역사 속 옛이야기 처음 만나는 고전
이진이 지음, 장경혜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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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25.

읽었습니다 210



  어떤 분은 한자말도 우리말이라고 얘기하지만, 틀린 말씀입니다. “우리말은 우리말”일 뿐입니다. 영어는 영어이고 한자말은 한자말입니다. 무엇보다 한자말은 예부터 “중국 한자말”이거나 “중국 섬기기(사대주의)에 빠진 임금·벼슬아치가 쓰던 말”이었고, “일본 한자말”이었으며 “일본바라기(친일파)가 쓰던 말”이었습니다. 영어에서 오거나 한자에서 온 말도 있되, ‘우리말’이라고 할 적에는 한자나 영어를 아예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연 스님이 전해 준 역사 속 옛이야기, 삼국유사》를 가만히 읽었습니다. 새롭게 엮은 분이 첫머리에 밝히기도 했듯, 우두머리·글바치는 우리 이야기·옛이야기·오늘이야기에는 마음을 안 썼습니다. 지난날 우두머리·글바치뿐 아니라 오늘날 나라지기·글바치도 매한가지입니다. 어린이한테 ‘옛조선·여러나라(삼국뿐 아니라 가야·부여·발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은 뜻깊습니다. 다만 ‘삼국유사’도 사람들(백성) 이야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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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 스님이 전해 준 역사 속 옛이야기, 삼국유사》(이진이 글, 장경혜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22.11.28.)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라 중국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고려 유학자들 시선에는 중요해 보이지 않았던 거야. (14쪽)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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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살고 싶은 그대에게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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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4.

읽었습니다 200



  꽃가마(성공)는 꽃가마일 뿐입니다. 꽃가마를 타기에 훌륭하거나 대단하거나 좋지 않습니다. 꽃가마를 못 타기에 바보스럽거나 어리석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오늘’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배우는 기쁜 하루를 누리기에 ‘사람’이로구나 싶어요.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는 ‘자기계발’을 하면서 ‘성공’으로 나아가는 길을 들려준 글님이 곁에 있는 여러 사람한테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이 티끌을 씻고 매무새를 가다듬어 솜씨를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을 엿볼 만하고, 자칫 삐끗하거나 흔들릴까 걱정하는 마음을 읽을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동화·만화’를 읽기에 스스로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철학동화·학습만화’를 읽어야 하지 않습니다. ‘뜻을 이룰 길’보다는 ‘꿈꾸는 하루를 즐겁게 걷는 길’이면 넉넉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해내는 길’은 따로 없습니다. ‘배우는 길’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고이 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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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마지막 편지》(구본형 글, 휴머니스트, 2013.7.15.)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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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는 10대를 위한 우리말 문법 이야기 - 주시경 선생님의 국어 문법 16강
최경봉 지음 / 이론과실천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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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4.

읽었습니다 204



  가르치고 기른다는 뜻인 한자말 ‘교양’이고, ‘문화를 아는 품위’를 빗댄다는 ‘교양’이라지만, ‘교양’은 ‘삶·살림·사랑’하고 동떨어진 채 위아래(신분·계급)로 가르는 틀이라고 느낍니다. 우두머리·벼슬아치·글바치가 내세우는 허울이 ‘교양’이요, 서울살림(도시문화)이 ‘교양’이거든요. 《교양 있는 10대를 위한 우리말 문법 이야기》를 읽을까 말까 한참 망설이다가 ‘주시경 말글넋’을 풀어낸다는 줄거리를 돌아보고자 읽었으나, 처음부터 못박은 ‘교양’에 갇힐 뿐, ‘훈민정음을 한글로 가다듬어서 편 숨결’로는 가닿지 못 하기에 아쉽습니다. 한힌샘 님은 사람들이 ‘교양’을 알아야 하기에 말틀(문법)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펴고 넋을 북돋우며 스스로 일어서는 사랑을 다스리는 길잡이인 ‘말빛’을 살려내는 ‘글빛’을 바라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말 이야기”라지만, 우리말씨가 아닌 옮김말씨하고 일본말씨가 너무 춤춰요. 그저 아쉽습니다.


ㅅㄴㄹ


《교양 있는 10대를 위한 우리말 문법 이야기》(최경봉, 이론과실천, 2013.9.12.)


왜 그럴까 생각해 보게 되었지요

→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지요


우리말을 통해 세상을 보고, 우리말을 통해 세상을 배우니

→ 우리말로 온누리를 보고, 우리말로 온누리를 배우니

→ 우리말로 삶을 보고, 우리말로 삶을 배우니


내가 주시경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문법 강의를

→ 내가 주시경 어른한테서 들은 글길 이야기를

→ 내가 주시경 님한테서 들은 말씨 이야기를


큰아버지의 양자로 입적되어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 큰아버지네 아이로 들어가서 서울에 갔습니다

→ 큰아버지가 새아이로 받아서 서울에 갔습니다


‘한글’이란 이름을 만든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 ‘한글’이란 이름을 지은 사람으로 널리 알지

→ ‘한글’이란 이름을 처음 썼다고 알려졌지


그래서 표기의 기준을 세우려고 우리말 문법을 생각했던 거야

→ 그래서 적는 틀을 세우려고 우리 말길을 생각했어

→ 그래서 적는 잣대를 세우려고 우리 말틀을 생각했어


이처럼 정확한 글쓰기를 위해서는 문법을 따로 공부할 필요가 있어

→ 이처럼 글을 올바로 쓰려면 글길을 따로 배워야 해

→ 이처럼 글을 바르게 쓰려면 글틀을 따로 익혀야 해


나에 대해 의외로 많이 알고 있어 놀라기도 했지만

→ 나를 뜻밖에 많이 알아 놀라기도 했지만


기초어휘는 대부분 여러 개의 뜻으로 쓰이는데

→ 밑말은 으레 여러 뜻으로 쓰는데

→ 씨앗말은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 바탕말은 흔히 여러 곳에 쓰는데


여러 분들이 요즘 배우는 교과서를 모두 독파했어

→ 여러분이 요즘 배우는 책을 모두 읽었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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