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2022.11.26.

읽었습니다 189



  풀꽃나무나 씨앗을 들려주는 글을 써서 책으로 여미는 이웃이 조금씩 늘어나는 듯합니다. 여러모로 반갑습니다. 《일상의 씨앗들》은 서울(도시)을 떠나고서 풀꽃나무하고 씨앗을 온몸으로 마주하는 하루를 담으려고 합니다. 한 해가 흐르는 결을 상냥하게 마주하면서 차근차근 받아들이려는구나 하고 느끼지만, ‘그동안 익숙한 틀’을 걷어내지는 않는 대목이 자꾸 나옵니다. “재래종 목화(120쪽)”가, “목화의 여정이 시작되었다”가, “다양한 품종의 작물들을”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오랜 솜”이고, “솜살이를 연다”이고, “여러 씨앗”이나 “여러 남새”입니다. 우리말 ‘솜’은 ‘속(안쪽)’하고 말밑이 같아요. ‘씨앗’은 ‘심·심다’하고 말밑을 잇습니다. ‘나물·남새’는 ‘나·너·나무’하고 얽힙니다. 흙을 배우려면, 흙에서 깨어나고 숲에서 태어난 오랜 우리말, 그러니까 수수하고 쉬운 우리말을 늘 쓸 노릇입니다. 흙말도 숲말도 등진다면 삶말도 살림말도 등지고 맙니다.


《일상의 씨앗들》(강나무, 크레아티스트매니지먼트, 2020.12.13.)


재래종 목화에서 얻은 씨앗을 심었는데 나비를 닮은 새싹이 돋았다. 목화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 다양한 품종의 작물들을 조금씩 골고루 심은 텃밭을 일구다 보면 날마다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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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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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쁨 채집 생활 - 평범한 일상이 좋아지는 나만의 작은 규칙들
김혜원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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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26.

읽었습니다 193



  예전 어린배움터(국민학교)는 ‘식물채집·곤충채집’을 여름마다 시켰습니다. 어릴 적에는 어른들이 쓰는 말을 그저 따라서 썼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식물채집·곤충채집’은 일본말이더군요. 《작은 기쁨 채집 생활》은 수수한 오늘 이곳에서 기쁜 일거리나 놀잇감을 찾아나서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삶에는 크기나 높낮이가 없기에 “작은 기쁨·큰 기쁨”이 없어요. 기쁨은 다 기쁨입니다. 일본 글바치가 ‘소확행’이란 한자말을 여민 뒤 “작은 기쁨”처럼 옮기는 말씨가 부쩍 퍼지는데, 즐겁거나 기쁜 삶을 ‘작게’ 그리고 싶다면 “작게 웃으며 모은다”라 할 만할 테지요. “작게 노래하며 담는다”고 해도 어울려요. 우리는 그저 기쁘고 반갑고 즐거우면 넉넉해요. 굳이 크기를 가르지 마요. 돈을 얼마 들였느냐로 따지지 마요. 누가 알아보느냐 마느냐에 휘둘리지 마요. 아침을 웃으며 열고, 저녁을 노래하며 고요히 꿈나라로 날아가요. 모든 하루는 새날이자 새빛이고 새길입니다.


《작은 기쁨 채집 생활》(김혜원, 인디고, 202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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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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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균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 - 시골빵집 타루마리와 이우학교 대담집
와타나베 이타루 외 지음, 정문주 옮김 / 우주소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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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194



  인도 라다크에서 배운 이야기를 담은 《Ancient Futures: Learning from Ladakh》에 나오는 “Ancient Futures”를 “오래된 미래”로 옮긴 뒤부터 이 말이 퍼졌습니다. 마치 “헌 새책”이라 말한 셈인데, “헌책으로 새책을 배운다”라 말하듯 “오랜길에서 새길을 배운다”라 할 만합니다. 어린이를 헤아리는 눈망울이라면 “오랜 새길”이나 “오랜 앞길”쯤으로 옮겼으리라 봅니다. 《천연균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는 푸름이가 돌아볼 만한 대목을 차근차근 짚으려 했구나 싶어 뜻있습니다. 그러나 ‘어른들’이 주고받는 말이나, 일본 어른이 편 말을 우리말로 옮길 적에 그다지 “오랜 새빛”스럽지는 않습니다. “옛 장인들은 그러한 사고의 도약으로 명확한 답을 찾아 자신의 작업에 반영했습니다(34쪽)” 같은 글자락이 처음부터 끝까지 춤춥니다. ‘뜻은 훌륭할’는지 모르나 “오랜 새말”이 아닌 “낡은 일본 식민지 말씨”이지 않을까요? 말부터 “오랜 우리말”을 새롭게 찾기를 바라요.


《천연균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우경윤·김철원 이야기, 우주소년, 202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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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별초 항쟁 가까이 우리역사 가까이 2
서찬석 지음, 가아루.박종관 그림 / 어린른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2.11.22.
읽었습니다 190


  고려 무렵 있던 ‘삼별초’를 둘러싸고서 배움터에서 그리 낱낱이 안 가르쳤다고 문득 떠오릅니다. 《삼별초 항쟁》을 장만해서 읽어 보는데, 어린이·푸름이로서 배움터에 다닐 적에 듣고 배운 얼거리에서 거의 안 벗어납니다. 꽤 오랜 일로 여길 만하니, 오늘에 와서 낱낱이 짚거나 꼼꼼히 밝히기는 어려울 만합니다. 어린이책이라면 ‘역사 상식’이나 ‘초등 역사교육’이란 틀로 다가설 수 있겠지요. 그러나 어느 발자취(역사)를 다루더라도 ‘지나간 어느 일을 바라보는 눈길’을 짚고서 ‘어제하고 오늘을 잇는 마음길’을 밝혀 줄 노릇입니다. 이 두 가지가 빠진 채, 자국(유적지)만 돌아본다든지 몇몇 사람들 이름만 적어 놓아서는, 삼별초뿐 아니라 조선이건 고려이건 옛조선(고조선)이건, 그무렵 사람들이 누린 삶이며 살림을 읽어낼 수 없어요. 발자취는 ‘떠올리는 자국(기억·기록)’으로 그칠 수 없어요. 글이나 책으로 남지 않은 삶결을 헤아리면서 작은사람 이야기를 담을 노릇입니다.

《삼별초 항쟁》(서천석 글, 가아루·박종관 그림, 어린른이, 200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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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나무 2 - 신체 기관에서 파생된 한자 지도 한자나무 2
랴오원하오 지음, 김락준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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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22.
읽었습니다 191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는 사람이 《한자나무 2》 같은 책을 읽으면 둘레에서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자네는 우리말 사전을 엮는다면서 왜 한자 책을 읽나?” “한자 책도, 일본말 책도, 영어 책이나 네덜란드말 책도 읽습니다. 모든 말은 뿌리가 같아요. 저마다 다른 나라에서 저마다 어떤 살림을 어떠한 말결을 살려서 짓고 누리는가를 읽으면서, 우리말을 우리말대로 읽는 길을 엿봅니다.” 우리네 책마을을 보면 한자 책이나 영어 책이 엄청 쏟아지고 허벌나게 팔립니다. ‘한자 나무’처럼 ‘우리말 나무’도 엮을 노릇이고, 이 일을 한 분이 여럿 있습니다만, 몽땅 파묻혔어요. 우리는 정작 우리말을 우리말결로 살펴서 배우는 길을 까맣게 잊거나 등졌습니다. 남 핑계를 댈 까닭은 없되, 배움수렁(입시지옥) 탓이 크고, 다들 배움수렁을 나무라면서 이녁 아이들을 수렁에서 안 건지더군요. 아무튼, 한자 책이더라도 굳이 우리말 아닌 한자말로 풀이하지 않아도 될 텐데 싶어 아쉽습니다.

《한자나무 2》(랴오원하오 글/김락준 옮김, 교유서가, 2021.9.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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